“메가톤 급 대책이야, 정부가 세다는 걸 새삼 느낄 수밖에.” ‘8·31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직후 수 백억원 대의 뭉칫돈을 굴리는 한 거액 자산가가 기자에게 이 같은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가진 자가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데는 이의가 없지만 ‘가진 자=부도덕한 자’라고 생각하는 권부를 떠올릴라치면 소름이 끼친다는 것입니다. 이 분은 요즘 이민을 적극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물론 8·31 대책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겁니다. 정책이라는 게 항시 표와 직결되는 것인 만큼 호불호(好不好)는 존재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부자 되세요’라는 덕담을 쓸 정도로 대부분 시민들이 ‘부자 되기’ 에 열을 올리는 한국에서 부자들을 타도 대상으로 삼는 듯한 정책은 이율배반적이죠. 이런 정책이 부자를 가난뱅이로 만들지도 않을 테지만.TV드라마로 재조명된 충무공 이순신이 새삼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그의 어록은 되새겨 볼수록 여운을 남깁니다. “좋은 직위가 아니라고 불평하지 말라. 나는 14년 동안 변방 오지의 말단 수비 장교로 돌았다.” “윗사람의 지시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불의한 직속상관들과의 불화로 몇 차례나 파면과 불이익을 받았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라. 나는 적군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태로워진 후 마흔 일곱에 제독이 됐다.”시장 참가자들도 재테크 패러다임이 새로 바뀌고 있는 지금 ‘이순신 식’으로 발상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선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그의 가르침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뇌동매매는 망하는 지름길입니다.‘강남부동산’에 노이로제 걸린 노무현 정부를 상대하려면 맷집을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참에 단타보다는 장기 투자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십시오. 성장의 시대에는 민첩한 행동이 큰 돈을 벌어줬지만 저성장 저금리 시대엔 인내심이 효자노릇을 할 겁니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중요시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선 이런 투자풍토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르다고 ‘삐딱선’을 탈 필요는 없습니다.이번 호에는 원칙과 노련미가 오피니언 리더의 성공 코드라는 점을 은연중에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 박용석 DMS 대표, 에반 해일 피델리티 한국 사장, 탤런트 박정수 씨 등을 만나보면 왜 원칙이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