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yeong benest golf club
지난 8월말 열린 제1회 삼성베네스트오픈은 가평베네스트GC의 진가를 가감없이 보여줬다. 전날 폭우에 이어 대회 당일 비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린은 평소와 다름없이 빨랐다며 최상호 프로는 혀를 내둘렀다. 국내 최고의 명문이랄 수 있는 안양베네스트GC의 노하우와 품격을 그대로 옮겨놓은 가평베네스트GC는 갈수록 명문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어느 홀에서든 관찰이 가능한 빼어난 주변 풍광은 ‘골프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겸허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가평베네스트GC는 총 27홀로 구성돼 있다. 버찌 메이플 파인 등 3개 코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코스는 자작나무란 뜻을 가진 ‘버찌’코스다. 버찌코스는 특이하게 파3홀이 3개, 파5홀이 3개로 구성돼 있다. 골프스카이닷컴의 고영분 골프칼럼니스트는 이 코스를 “코스마다 흰 옷을 입은 버찌나무들이 코스에서 발레를 추고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27홀 중 가장 어려운 홀은 버찌코스의 9번홀(파5)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 홀이 사실상 승부홀인 18번홀이 됐어야 했다. 그러나 그린 주변에 카메라를 설치하기 어려운 여건 때문에 메이플 9번홀이 18번홀이 됐다. 버찌코스 9번홀은 핸디캡 3번 홀로 돼 있지만 사실상 핸디캡 1번 홀이다. 길이는 화이트티에서도 530∼540야드일 정도로 길다. 특히 맞바람이 불 경우 장타자도 ‘3온’이 쉽지 않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에 벙커가 즐비하고 왼쪽에 페어웨이가 있다. 티샷은 오른쪽으로 가야 세컨드 샷 하기가 좋다. 그러나 벙커가 도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벙커 앞에 떨어져도 러프다.일단 왼쪽 페어웨이에 볼을 떨궈야 한다. 오른쪽 벙커를 넘기려면 ‘캐리’(날아가는 거리)로 220야드를 날려야 하지만 조금만 우측으로 빗나가도 벙커에 들어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컨드 샷이다. 여기서 골퍼들이 OB를 제일 많이 낸다고 한다. 세컨드 샷을 우측으로 보내야 하는데 왼쪽 OB지역으로 자주 간다.서드 샷은 심리적인 부담감이 매우 크다. 그린 왼쪽은 공간이 전혀 없고 바로 절벽이다. 무조건 오른쪽으로 볼을 쳐야만 한다. ‘3온’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샷을 해서 파를 세이브 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보기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욕심내지 말고 공략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3번홀(파4)은 우측에 커다란 호수가 있다. 오른쪽에 특이한 나무가 있는데 나뭇가지가 호수를 향하고 있다. 그래서 황진이와 춘향이가 머리를 감고 있다고 해서 ‘황진이 나무, 춘향이 나무’라고 부른다. 3번홀은 우측 물도 부담스럽지만 그린이 땅콩 모양이다. 조금만 길어도 그린을 오버해 버린다. 그린 뒤쪽 러프의 라이가 어려워 방심하면 스코어 몰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 6번홀(444야드)은 거리가 긴 파4홀로 핸디캡 1번홀이다. 7번홀은 500야드 이내의 파5이지만 그린이 매우 까다롭다. 캐디들은 일명 ‘악마의 그린’이라고 부른다. 어프로치샷이 짧을 경우 그린에 올라갔다가 다시 굴러 내려오기 일쑤다. 캐디에게 거리를 정확히 물어보고 길게 공략해야 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