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각종 지표가 개선되면서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 기조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희망 섞인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신규 주택판매는 지난 2월에 4.7% 증가하였고, 미국부동산중개협회(NAR)가 발표하는 잠정주택판매지수도 전달보다 2.1% 상승하였다. 잠정주택판매지수는 계약이 체결되었지만 거래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로 기존주택 매매의 선행지표 성격을 갖는다. 또한 주택착공호수도 22.2% 급증하는 등 거래량이나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그렇지만 이러한 거래 증가 조짐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가격지수인 S&P의 케이스쉴러 주택지수는 지난 1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의 18.6% 하락보다 더욱 확대된 것이고, 2007년 1월 이후 2년째 하락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시장 가격이 거래량보다 후행하기 때문에 연초에 바닥을 쳤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금융 및 실물경기 상황과 연관해 볼 때는 여전히 추가 하락의 가능성이 높다.더욱이 주택시장 중심으로 나타난 부실 문제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 전체의 불황이 심화됨에 따라 공실 증가, 가격 하락과 맞물려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부실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또한 지난해 가을 페니매와 프레디맥의 국유화를 통해 위기를 넘긴 모기지시장도 추가적인 모기지 부실이 증가함에 따라 재차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 두 기관은 미국 전체 모기지의 절반을 보유하거나 지급보증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주택금융시스템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이 두 기관의 정상화가 가장 중요하다.그런데 국유화 이후에도 지속적인 주택가격 하락이 나타나면서 당시 구제 금융으로 집행된 4000억 달러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이들 기관이 주로 보증해온 프라임이나 알트에이 모기지마저 부실화되기 시작한 것이다.이렇게 되자 미 재무부는 기존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 남은 750억~1000억 달러의 자금을 출연해 민간자금과 함께 공공민간투자프로그램(PPIP)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PPIP에 참여하는 민간기관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펀드 자본금의 6배에 해당되는 부채를 조달할 수 있으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여기에 지급보증을 해준다. 미 재무부는 이러한 민관합동펀드로 최소 50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에 이르는 은행권의 부실자산을 인수해서 처리한다는 것이다.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자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등 정책 기대감이 시장에 나타났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정부가 결국 은행권의 부실자산만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기관이 불량자산을 우선적으로 매각하는 역선택이 나타나서 적정한 매입가격을 유지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는 점과 실패했을 때 PPIP 구조상 손실의 90% 이상을 정부가 떠안게 된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그렇지만 이번 글로벌 위기의 핵심이 현재 미국의 부동산시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주택금융시스템에서 발생했고, 해결의 실마리도 이 부분의 부실을 얼마나 빨리 해소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PPIP의 성공 여부는 올해 미국경제 회생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주어 국내경기나 부동산시장 회생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부동산114 대표서울대 경제학 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