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빛나는 중견기업…‘크로바하이텍’

립 이후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있습니다. 예측 경영으로 불황의 격랑을 헤치며 성장하는 우리 회사에 투자하세요.”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는 한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신용 위기는 올 들어 실물경제로 번져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하면서 기업 실적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그러나 이 와중에 최고의 실적을 올리며 투자자의 눈길을 끄는 기업이 있다. 정보기술(IT) 부품 전문 생산 업체이자 신성장 동력인 그린 에너지 산업으로 무장한 크로바하이텍이다. = 송한준 크로바하이텍 대표이사는 1월 초 증권선물거래소(KRX) 코스닥시장본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저탄소 녹색 성장을 표방하는 그린 에너지 산업을 회사의 미래 비전으로 삼아 하이브리드카 부품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이 같은 예측 경영으로 지난해 창립 이후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그는 “회사를 믿고 투자해 준 주주들을 위해 실적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세워 2010년에는 20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크로바하이텍은 2008년 3분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3분기 269억 원의 매출을 포함해 누적 매출액은 721억 원을 기록했다. 2008년 매출액은 글로벌 기준으로 1100억 원(회계 기준 약 9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1974년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3분기 누적으로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와 1463%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66% 늘어났다. = 크로바하이텍은 전자 제품에 꼭 필요한 전원 공급 변환 장치(트랜스포머, Transformer)를 생산하는 전원사업부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생산하는 제품은 디지털 평판 패널 디스플레이(FPD)다. 납품 거래처는 국내 대기업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SDI 및 LG그룹이다.캐시카우인 전원사업부는 작년 한 해 600억 원의 매출을 달성, 회사 총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동종 업계 내에서도 매출액 기준으로는 최고 수준이다.또 다른 주력사업부는 FPD의 필수부품인 드라이버 구동칩(Driver IC Packaging)을 제조하는 반도체사업부다. 이 사업부도 시장점유율을 넓혀 3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반도체 설계의 임무를 맡고 있는 LSI사업부와 하드디스크의 재생 수리를 담당하는 HDD사업부도 회사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정보저장장치(HDD)의 핵심 부품인 초정밀 고난도 정보입출력장치(HSA) 등의 재생 수리 분야 매출 규모도 150억 원에 달하고 있다. = 크로바하이텍은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반도체 설계 사업에 진출했다. 선명한 화질과 얇은 두께를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송 대표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비롯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 공세적으로 진출해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굳혀 나갈 계획”이라며 “신시장 개척은 물론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기르겠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지난해 8월 LSI사업부를 신설하고 AM 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양산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LSI사업부의 조기 사업 안정화를 위해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 20명을 선발, 현장에 배치했다.반도체 설계 사업 진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LSI사업부는 최근 모바일용 WVGA(480X800) AM OLED 패널 구동칩을 개발,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두번째 모델인 디지털카메라(DSC), 울트라모바일PC(Ultra Mobile PC),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PMP)용 WVGA(800X480) AMOLED 패널용 구동칩 샘플도 개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을 완료했다.하이브리드 자동차용 트랜스 단독 공급 = 크로바하이텍은 또 하이브리드자동차에 쓰일 부품인 트랜스를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로 선정됐다. 올 상반기에 생산 예정인 하이브리드차 A 모델의 모터 제어 시스템용(MCU) 트랜스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와 독일계 유한회사인 로버트보쉬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법인 케피코에 하이브리드차용 트랜스포머를 납품할 예정이다.이 회사 관계자는 “이 트랜스포머는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모터 제어 시스템 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이라며 “우선 LPG용 하이브리드차 모델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하이브리드카 부품 사업의 진출은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환경 사업에 대한 커다란 관심이 한국 증시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며 하이브리드 테마를 형성했기 때문이다.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선임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10년간 하이브리드, 재생에너지, 바이오연료 등 분야에 1500억 달러를 투자, 이를 통해 500만 개의 그린 잡(Green job)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선거 공약 사항으로 내건 바 있다”며 “이들 관련 분야의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신시장 개척은 물론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기르겠다.”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