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사교클럽 반얀트리 서울

사상 가장 큰 제국을 세운 칭기즈칸은 자기를 부를 때 칭기즈칸이라고 하지 말고 본명인 ‘테무친’을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상명하복보다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더 강조했다는 뜻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는 일평생 검소하게 살았고, 부하들과 똑같이 먹고 입으며 희로애락을 같이했다. 요즘 말로 치면 소통을 몸소 결행한 셈이다. 후대 역사가들은 칭기즈칸의 성공 요인 중에서도 ‘스스로를 낮춰 조직을 결속시키는 리더십’, ‘조직 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우수 인재 발굴’을 높이 평가한다.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 이영일(62) 사장은 대표적인 ‘인재 제일주의’ 최고경영자(CEO)다. 지난 35년간의 직장 생활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면 주저없이 박노해 시인의 시 제목처럼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말한다. 1973년 당시 신축 중이던 신라호텔 전기 공사를 맡으면서 시작한 호텔과의 인연을 35년째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인터뷰 내내 사람과 조화를 강조한다.“사실 호텔은 무형의 가치를 따지는 곳입니다. 결국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관건이죠. 호텔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재를 키우는 일은 회사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 때문이죠.”그의 경영 멘토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다.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소신을 갖게 된 것도 이 전 회장의 영향을 받아서다.“1973년 삼성그룹 공채 면접을 보는데 이 회장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회장님은 면접 테이블 중앙에 앉으셨는데 한 말씀도 안하시고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시기만 하더라고요. 일부에선 초창기 삼성 입사 시험에선 관상을 중요시했다는 말도 하는데 제가 보기엔 이 전 회장님은 ‘반 관상쟁이’였던 것 같습니다. 이 전 회장님의 인재 사랑은 그 후에도 계속돼 제가 막 입사할 때만 해도 만약 신입사원이 1년 내 사표를 내면 바로 위 상사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곤 했습니다. 제대로 된 인재를 키워야 한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이 전 회장님의 이런 선견지명이 오늘날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그는 지금의 자신은 이 전 회장이 했던 것을 따라 할 뿐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 전 회장처럼 그는 신입사원 면접 시 지원자의 눈을 가장 먼저 본다. 눈이 맑고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는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것 역시 오랜 직장 생활의 소산이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 호텔 산업과 함께 한 1세대 호텔리어다. 2004년까지 호텔신라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지난 1월까지는 부산파라다이스 호텔 사장으로 재직했다. 2001년에는 미 유력 경제 전문지 ‘리더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호텔 경영인 39인 중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뽑혔다.그런 그가 최근 국내 최초의 도심형 리조트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 사장에 취임했다. 취임 일성으로 내건 것 역시 ‘휴먼+소프트’다.“처음 사장으로 와달라는 제의를 받고는 굉장히 망설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현직에서 물러나 후배들에게 길을 터줘야 하는 입장에서 또다시 한 호텔을 대표하는 사장에 오른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죠. 아마 단순히 호텔 규모만 생각했다면 고사했을 겁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이 내건 클럽하우스 문화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언제든지 와 편안하게 쉬며 커뮤니티를 자연스럽게 형성해 나간다는 건 아직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거든요.”최근 대한민국 상류층 사이에서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의 인기는 상한가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반얀트리 회원권은 필수 품목처럼 여겨지고 있다. 6월 말 현재 회원 수 2000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이에 대해 그는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가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구매 고객들을 살펴보면 30~40대 비중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도심 내에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그동안 없었거든요.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이 이를 잘 파악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입지 여건인데, 도심 내에서 휴양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여기뿐입니다. 사시사철 변하는 남산의 모습을 보며 여유를 찾을 수 있어 매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7만㎡의 부지에 들어설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은 호텔동과 클럽동으로 나누어 운영된다. 타워호텔 객실동을 리모델링하는 호텔동은 기존 218개의 객실을 50여 개로 바꿀 계획이다. 호텔동에는 화상 회의 시설을 갖춘 비즈니스 센터와 연회장,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다. 클럽동에는 반얀트리 스파가 들어서고 이 밖에 세계적 골프매니지먼트 사인 미 트룬 골프가 관련 시설을 전담 운영한다.“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은 단순한 리조트나 호텔이 아닙니다. 우리는 최우대 고객(VVIP)만을 위한 커뮤니티를 지향합니다. 이 때문에 철저히 회원제로 운영될 예정이며 그래서 건축 중인 시설의 60% 이상을 회원 전용 공간으로 편성했습니다.”호텔 운영 방침 역시 ‘철저한 사람 중심주의’다. 도심형 리조트의 특성상 고객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직원들에게도 이를 가장 강조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그는 가족과 같은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이 결국 고객 서비스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사장의 직원 관리법은 참 독특하다. 우선 그는 웬만하면 직원을 부를 때 호칭보다는 ‘~씨’라고 부른다. 고향, 입사 연도, 가족 사항을 외우는 것은 기본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종업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직원들과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는 매주 직원들과 산행을 하며 조직 융화에 힘썼다. 산행 후에는 허름한 식당에서 돼지국밥에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켜며 벽을 낮췄다. 그 결과 지난 2007년 파라다이스 부산호텔은 부산 지역 호텔로는 최초로 한국표준협회가 수여하는 ‘한국서비스대상 호텔부문 고객만족대상’을 수상했다. 직원들을 만족시키면 고객 감동은 절로 따라온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것이다.대주주인 부동산 개발 업체 어반 오아시스가 과연 호텔 운영 사업을 계속할 것인가에 대한 일부 우려에 대해 이 사장은 “지속적인 호텔 운영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전문경영인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35년 호텔리어의 정열을 불태워 대한민국 최고의 고급 휴양지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최근 대한민국 상류층 사이에서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의 인기는 상한가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반얀트리 회원권은 필수 품목처럼 여겨지고 있다. 6월 말 현재 회원 수 2000명을 넘어섰다.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 대표이사 사장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독일 뮌헨대 호텔경영자 과정 수료미국 코넬대 호텔경영자 과정 수료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역임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대표이사 역임금탑산업훈장 수상(2000)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