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세대의 핫한 재테크로는 ‘조각 투자’가 대표적이다. 조각 투자란 혼자 투자하기 어려운 자산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 함께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조각 투자 플랫폼은 공동구매한 자산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투자자들에게 조각 수에 비례해 수익을 나눠준다.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었던 ‘미술품’은 MZ세대의 주목을 받는 투자처다. 2018년부터 미술품 공동구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속속 생겨나면서 마우스 클릭 한 번에 미술품 일부를 구매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미술품 온라인 공동구매 플랫폼 서울옥션블루 고객의 95%가 기존 서울옥션 경매에 참여한 적 없는 MZ세대 신규 고객이다. MZ세대 투자자들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소유할 수 있는 아트테크미술과 재테크의 합성어에 열광한다. 남들과 함께 구매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림을 자신의 집에 걸어두고 즐기긴 어렵지만, 디지털 인증서를 받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MZ세대는 기존에 기관투자자만 관심을 가졌던 빌딩·한우 투자도 서슴지 않는다.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한우 자산 플랫폼 뱅카우 투자자의 81%가 20~30 세대다. 뱅카우는 내가 투자한 송아지의 성장부터 출하, 경매되는 과정까지 모두 보여주고 투자의 시세차익을 제공한다.
강남 빌딩에 투자해 임대수익을 배당하고, 시세차익을 나누는 플랫폼 카사도 고객 상당수가 MZ세대다.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열린 40억~100억원 규모의 투자 건이 모두 청약 당일 완판될 정도로 조각 투자 열풍이 거셌다.
희소성의 가치도 재테크 수단으로MZ세대는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입해 웃돈을 받고 되파는 ‘리셀테크’에도 적극적이다. 리셀테크는 리셀Resell, 재판매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희소성이 있거나 인기 제품을 사서 웃돈을 얹어 되파는 거래 행위를 말한다.

샤넬의 빈티지 2.55 클래식 미디엄 가방은 2007년 300만원대였지만, 올해 900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초록색 모델은 신상품 가격이 1,100만원대지만, 리셀가는 1,900~4,000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새벽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길게 서 있다가 개점 시간에 맞춰 달리는 ‘오픈런’을 여러 차례 시도해야 상품을 구할 수 있을까 말까다.

특히 운동화 리셀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까지 60억 달러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KT, 번개장터 등이 운동화 중고 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나선 이유다.
MZ세대,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이끌다

MZ세대는 공동구매와 중고 거래에 매우 익숙하고,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데에도 자연스럽다. 또 디지털 발전에 따른 핀테크FinTech,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열풍도 재테크 붐에 불을 붙였다. 다양한 핀테크업체가 잇따라 등장해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소액으로도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뉴욕의 대체투자 스타트업 랠리Rally는 클래식 자동차, 스포츠 카드 등 한정판 수집품에 1달러씩 투자할 수 있는 조각 투자 플랫폼을 선보였다. 랠리는 2017년 설립 후 지금까지 1억91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랠리는 ‘더 많은 이에게 원하는 희귀품에 투자할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물론 MZ세대의 재테크가 무조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른 투자법과 마찬가지로 자산 가격이 내릴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투자금을 올인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신진 작가의 그림을 샀다가 작가가 미술을 그만두면 판매 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볼 수 있고, 명품 시계나 가방·운동화 등도 비인기 모델을 샀다가 다시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종식으로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다면 명품 리셀 시장도 지금처럼 인기를 끌지 못할 수 있다. 대체투자도 주식이나 암호화폐처럼 시장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술품의 경우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나 미국의 자산 매입 축소 속도에 따라 가격 변화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재테크에 투자하는 것처럼 자신의 원칙을 세우고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투자 전 공부를 하고 안전한 플랫폼을 찾아 소액만 투자한다면 수익도 내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석이조’ 투자법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 투명하게 자금을 공급해 예술, 농업, 산업 등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발 빠른 MZ세대와 함께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공부하고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글. 안소영(<이코노미조선> 기자) | 사진. 한경DB
출처. 미래에셋증권 매거진(바로가기_click)
박혜원 기자 phw06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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