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상권의 천지개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년간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핵심 소비층의 무게중심이 30대에서 40대 이상 중년층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상권 분석]
사진=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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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년간 서울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던 상권을 꼽으라면 단연 마곡을 꼽을 수 있다. 마곡 상권은 마곡지구가 처음 선정된 후 지하철역이 들어설 때까지만 하더라도 여전히 논밭이 즐비한 곳이었다.

이후 끊임없이 개발이 이뤄지며 ‘천지개벽’이 됐지만 코로나19 시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높은 공실률로 악명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8년 입주한 LG사이언스 파크를 필두로 코오롱, 이랜드, 롯데, 대우조선해양, 넥센타이어 등 대기업들이 입주해 활기를 되찾으며 강서구를 대표하는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마곡 상권의 천지개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면서 상가 공실도 빠르게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시점 마곡 상권의 특성을 핀다 AI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통해 분석해보자.
사진=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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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줄고 중년층 증가…나이 드는 마곡 상권
마곡 상권의 대표적인 장소는 LG사이언스파크와 서울 식물원이다. 정확히는 공항철도와 9호선이 지나는 마곡나루역과 5호선 마곡역·발산역이 위치한 마곡지구 일대로 한정했다. 오픈업 데이터를 통해 지난 6년간(2019~2024년) 마곡 상권의 연도별 상반기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마곡 상권의 매출 규모는 2019년 상반기 약 3682억 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7921억 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는 2.2% 소폭 증가한 수준이지만 이렇다 할 매출 타격 없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2030 줄고 중년층 증가…나이 드는 마곡 상권

‘30대·점심’ 마곡나루역…‘40대·저녁’ 마곡·발산역

마곡 상권은 크게 9호선, 공항철도가 교차하는 마곡나루역 부근과 5호선 마곡역·발산역 부근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오픈업의 결제 히트맵을 통해서 두 상권의 연령대별·시간대별 분포를 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나타난다. 마곡나루역 인근에서는 30대 매출이 강세를 나타내는 반면, 마곡역과 발산역 인근 지역에서는 40대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시간대별로 보면 두 상권 모두 점심시간대 결제 비중이 높지만 마곡역과 발산역 인근 상권은 점심·저녁 간 결제 편차가 마곡나루역에 비해 작은 편이다.
2030 줄고 중년층 증가…나이 드는 마곡 상권
2030 줄고 중년층 증가…나이 드는 마곡 상권

핵심 소비층, 30대에서 40대로

올해 상반기 마곡 상권의 성별·연령대별 결제 비중을 살펴보면 30대 비중(30.4%)이 가장 높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30대 남성(16.2%)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40대 남성(14.7%)과 30대 여성(14.2%), 40대 여성(10.9%), 50대 남성(10.3%)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 비중이 높은 상권 특성상 20대 비중은 13.2%로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51.4%)이 여성(48.6%)보다 약간 더 앞섰다.

하지만 마곡 상권의 무게중심은 30대에서 40대 이상 중년층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비중이 높은 30대 결제 비중은 2년 전에 비해 줄어든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전 성별, 연령대에서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유의할 점이 있다면 상권의 트렌드를 이끄는 2030세대 여성의 영향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오피스 지구가 다수 위치한 여의도 상권과 달리 마곡 상권에는 MZ(밀레니얼+Z) 세대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매력적인 핫플레이스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마곡 상권의 매출 증가세가 올해 상반기 들어 둔화된 것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추정된다.
2030 줄고 중년층 증가…나이 드는 마곡 상권
마곡 상권의 최근 1년간(2023년 7월~2024년 6월) 업종별 월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마곡 상권의 핵심은 단연 외식업(54%)이다. 주목할 점은 소매 비중보다도 의료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다. 발산역 인근에 위치한 NC백화점을 포함한다면 소매 비중은 올라가겠지만 마곡지구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렇다 할 쇼핑센터가 없어 소매 비중이 낮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마곡 상권의 업종별 매출 증감 데이터를 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외식업·소매·오락 업종이 소폭 감소한 반면, 서비스와 의료·교육·숙박 업종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 중 의료 업종(11.9%)과 교육 업종(11.3%)의 가파른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업 매출이 감소세로 전환했다는 점은 마곡 상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마곡의 인기 외식 업종인 한식과 카페를 위주로 살펴보면 마곡 상권에서 외식업 창업에 필요한 힌트를 보다 세밀하게 얻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외식업 중에서도 가장 매출 규모가 크고 업장이 많은 한식(1899억 원·662곳)과 다음으로 매출 규모와 업장이 많은 카페(285억 원·275곳) 업종의 매출 데이터를 비교해보자.

두 업종 모두 견조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며, 평일 점심시간대 매출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차이는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 한식의 경우 저녁시간대 매출도 점심시간대 못지않고 목요일 결제 비중이 높은 반면, 카페는 저녁시간대 매출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화요일 결제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또한 한식 업종은 3040세대 남성의 결제 비중이 높지만 카페 업종은 2030세대 여성의 결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는 만큼 업종마다 다른 주 타깃 고객을 고려해 영업 시간과 세부 창업 아이템을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오픈업의 데이터를 통해 마곡 상권을 살펴보았다. 서울 대표 상업지구로 거듭나고 있는 마곡 상권은 지속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인근 부동산 가격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마곡 상권에 대해 막연하게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건 금물이다. 마곡 상권에서 상가 공실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고 해도 이러한 추이는 여전히 역세권 위주 상가들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마곡 상권에서 창업을 고민하는 예비 창업자라면 역세권·비역세권 외에도 평일·주말, 점심·저녁 등 기준에 따라 매출 편차가 크다는 점에 유의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황창희 핀다 오픈업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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