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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만 문제?…세계는 지금 ‘연금 전쟁’ 중

    [비즈니스 포커스]프랑스 파리의 대표 번화가인 몽파르나스 지구. 4월 6일(현지 시간) 이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 ‘라 로통드’에서 불이 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사이 연금 개혁 반대 시위대가 그의 단골 식당에 불을 지른 것이다. 소방대가 출동하며 화재는 금방 진압됐지만 300명 넘는 사람들이 방패를 들고 가게를 지키는 경찰과 충돌해 가게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프랑스가 연금 개혁을 놓고 혼란에 빠졌다. 연금 개혁에 저항하는 프랑스의 노동자들은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11번의 시위를 벌였다. 몇몇 폭력적인 시위대를 향해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체포됐고 수많은 경찰이 다쳤다. 3월 7일(현지 시간)엔 수도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전역 약 280곳에서 역대급 시위가 열렸다. 대중교통 노동자‧트럭 운전사‧원자력 발전소 기술자들 중 상당수가 파업에 들어갔고 초등학교 교사도 거리에 나왔다. 교실 문이 닫히고 열차가 멈추고 발전소 가동이 일부 중단됐다. 청소 노동자도 시위에 동참하면서 파리 곳곳에 쓰레기가 쌓였고 쥐 떼까지 수시로 목격되기도 했다.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개혁에 정치 생명을 걸었다. 그는 “인기를 잃어도 국익을 선택하겠다”며 연금 개혁을 강행하고 있다. ◆연금 개편은 ‘화약고’전 세계가 연금과 전쟁 중이다.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2010년대 이후 고령층에 대규모로 편입되면서 연금 지급액이 급증했다. 선진국들은 기존 저출산 문제와 함께 부양비 부담, 노동력 확보 등 고령화와 씨름하기 시작했다. 돈 낼 사람은 적어지는 데 돈 받을

    2023.04.17 06:00:03

    우리만 문제?…세계는 지금 ‘연금 전쟁’ 중
  • 들리지 않는 파랑새의 지저귐…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비즈니스 포커스]미국에서 팟캐스트 업체를 운영하던 젊은 사업가 에반 윌리엄스는 2006년 짧은 메시지로 소통하는 메신저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는 비즈 스톤, 잭 도시와 함께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서 착안한 ‘트위터’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해 3월 22일 잭 도시는 ‘방금 내 트위터를 설정함(Just setting up my twttr)’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트위터’의 시작이었다. 2010년대 들어 트위터는 ‘CNN보다 빠른’ 소식 전달로 전성기를 달렸다. 하지만 최근 트위터의 영향력은 예년 같지 않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소셜 미디어 이용자 순위에서 트위터는 7위를 기록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밀린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트위터가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손 대는 것마다 성공해 왔던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얼마만큼 바꿔 놓을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간 트위터가 가져 왔던 정체성이 이제 완전히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1. 140문자가 불러온 트위터의 전성기 트위터는 유저의 발언을 ‘트윗(tweet)’이라고 부른다. 이는 ‘새의 지저귐’이라는 뜻이다. 메시지를 140문자로 제한하면서 짧은 글로 빠른 시간 안에 소통이 가능하게 설계했다. 이 때문에 트위터는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상황을 중계하는 것에 특화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의 보급은 트위터의 성장에 불을 붙였다. 2008년 미국에서 트위터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에 활용돼 당선에 일조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2023.04.17 06:00:01

    들리지 않는 파랑새의 지저귐…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 ‘토스뱅크 위기설’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나

    [비즈니스 포커스]은행권 막내인 토스뱅크가 난데없는 위기설에 휩싸였다. 발단은 토스뱅크가 연 3.5% 금리를 가입 즉시 제공하는 선이자 예금 상품 ‘먼저 이자 받는 예금’ 출시였다. 토스뱅크가 단기 유동성이 부족해 선이자 상품을 출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토스뱅크의 자산 구조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뒤따르면서 ‘위기설’이 확산됐다.  적자 이어졌지만…“올해는 흑자 이룰 것” 토스뱅크 측은 즉각 진화에 들어갔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3월 27일 열린 인터넷 전문 은행 출범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홍민택 토스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선이자 정기 예금은 기존 금융권에 있던 상품으로 고객에게 이자를 먼저 제공해도 재무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또 “선이자 예금 상품은 수신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이 이자를 받는 불편한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3월에도 수시 입출금 통장의 이자를 매일 받을 수 있게 하는 ‘매일 이자받기’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이번 선이자 예금 상품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시작된 ‘마케팅’이었지만 시장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SVB 사태의 여파로 한국 금융회사들의 안정성에도 의심 섞인 시선이 오갔기 때문이다. 위기설을 부인한 토스뱅크는 3월 31일 2022년 연간 실적 발표를 통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순손실을 내긴 했지만 하반기에는 반드시 흑자 전환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위기설을 진화했다. 2022년 연간 실적에서 토스뱅크는 2644억원의

    2023.04.14 06:00:12

    ‘토스뱅크 위기설’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나
  • 가을야구 가면 금리 더 준다던데... 롯데팬들의 선택은

    [비즈니스 포커스]4월 1일 개막된 ‘2023 프로야구’가 개막전 입장권의 5개 전 구장 매진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 개막전에 전 구장 매진을 기록한 것은 8개 구단 체제였던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조기 탈락에 이어 쏟아진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4월만을 기다린 야구팬들의 팬심은 쉽게 식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줬다.야구 개막과 함께 3월이면 금융권이 내놓는 상품이 있다. 야구팬들을 겨냥해 응원하는 구단이 좋은 성적을 낼수록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예·적금 상품이다. 가을 야구를 할수록, 우승에 다가갈수록 더 좋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형식이다.성적이 좋을수록 고금리가 붙기 때문에 하위권 팀들에는 ‘금융 사기극’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3%대로 떨어지면서 응원 팀을 잘 고르기만 하면 4%대의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쏠쏠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우리 팀 우승하면 ‘최고 4.6%’ 금리  2018년부터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프로야구의 타이틀 후원을 해 온 신한은행은 2020년부터 시즌 대회 공식 명칭을 ‘신한은행 SOL KBO 리그’로 확정하고 리그 타이틀 스폰서십에도 나서고 있다. 타이틀 후원사인 만큼 신한은행은 야구와 연계한 금융 상품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3월 24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을 맞아 야구 응원의 재미와 우대 금리 혜택을 결합한 ‘2023 신한 프로야구 적금’을 출시했다.‘2023 신한 프로야구 적금’은 신한은행  KBO 프로야구 스폰서십의 대표 상품으로, 10개 구단 중 응원할 구단을 자유

    2023.04.13 06:00:04

    가을야구 가면 금리 더 준다던데... 롯데팬들의 선택은
  • 반도체도 배터리·태양광도…‘우린 미국으로 간다’

    [비즈니스 포커스]미국이 막대한 보조금을 앞세워 한국 기업들의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미국 내 생산 제품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자국 내 첨단 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 등을 시행하면서 한국의 배터리·반도체·태양광 기업들이 연이어 미국에 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고 있다.특히 IRA 시행 이후 배터리·태양광 기업들에 미국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고 있다. IRA가 규정하고 있는 보조금·세액 공제 규모와 예산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선제적인 투자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미국 주정부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미시간 주·오하이오 주는 IRA, 반도체 지원법 등 시행 이후 보조금을 무기로 글로벌 기업의 생산 시설 유치를 위해 최근 독일과 노르웨이 등 유럽을 순회했다.  IRA는 ‘기회’…LG엔솔·한화, 조 단위 투자 속도LG에너지솔루션은 7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 주에 신규 원통형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총생산 능력은 43기가와트시(GWh)로, 북미 지역에 있는 글로벌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중 사상 최대 규모다. 당초 계획(1조7000억원 규모)보다 투자금을 4배 키웠다.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신규 공장으로 북미 지역에서 총 7개의 생산 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미시간 단독 공장과 오하이오 제너럴모터스(GM) 합작 1공장을 운영 중이고 테네시 GM 2공장과 미시간 GM 3공장, 오하이오 혼다와 캐나다 온타리오 스텔란티스 합작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미국 인디애나 주에 25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합작

    2023.04.12 06:05:01

    반도체도 배터리·태양광도…‘우린 미국으로 간다’
  • ‘벌써 100조 예약’ 세계의 러브콜에 K-방산 역대급 호황

    [비즈니스 포커스]전 세계 주요국이 국방비 증액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K-방산’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의 주요 방산 기업들이 2022년 100조원에 달하는 수주 잭팟을 터뜨린 것으로 나타났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현대로템 등의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한국 주요 방산 기업들의 누적 수주 잔액은 94조8000억원 규모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2조6586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주 잔액을 확보했다. KAI 24조5961억원, LIG넥스원 12조2651억원, 현대로템(디펜스솔루션 부문) 5조2749억원으로 모두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한화에어로, 통합 이후 수출 확대 기대감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한화디펜스를 합병한 데 이어 올해 4월 1일 한화방산을 합병하면서 통합사 구축을 완료해 올해 실적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 한화방산의 실적이 연결 편입될 예정으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수출 확대도 가시화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은 세계 자주포 시장점유율 52%를 차지하고 있다. K-9과 천무 등의 수출이 늘어나면 155mm 탄약부터 유도 무기 등을 개발·생산하는 한화방산과 패키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폴란드발 K-9, 천무의 잔여 물량에 대한 2차 이행 계약 체결이 예상되며 사업 규모가 5조~10조원으로 추정되는 호주 차세대 장갑차 도입 사업도 올해 1분기에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라면서 “올해도 수주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폴란드도 신형 보병 전투장갑차(IFV) 사업에서 보완 수단으로 레드

    2023.04.10 06:11:01

    ‘벌써 100조 예약’ 세계의 러브콜에 K-방산 역대급 호황
  • 현대차의 중고차 진출, 왜 3년이나 걸렸나

    [비즈니스 포커스]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업계가 2023년 하반기부터 중고차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현대차가 2020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이다.현대차·기아는 최근 정기 주주 총회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 진출을 위한 정관 변경을 가결했다. 업계에선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투명하지 않았던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유통 구조 투명화,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메기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고차업계 “현대차, 골목상권 침해” 반발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3년이나 걸린 이유는 중고차 판매업이 2013년 2월부터 대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돼 있었기 때문이다.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지정되면 3년간 관련 업종과 품목에 대해 최대 6년 동안 대기업의 사업 확장과 진입 자제가 권고된다. 이 때문에 SK그룹은 중고차 판매업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지정되면서 사업 확대에 제약이 커지자 중고차 거래 플랫폼 SK엔카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중고차 판매업은 2016년 적합 업종 지정이 연장됐고 2019년 2월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서 해제됐지만 그간 소비자가 당장 현대차·기아 등 대기업의 중고차를 시장에서 만날 수 없었다. 중고차 매매업계가 대기업의 진출을 막아 달라며 정부에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요청했고 정부가 결정을 미루면서 완성차와 중고차 매매업계의 갈등이 3년 넘게 지속돼 왔다.2022년 3월 중소벤처기업부 내 생계형 적합 업종 심의위원회가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차·기

    2023.04.05 06:08:02

    현대차의 중고차 진출, 왜 3년이나 걸렸나
  • 외풍에 쓰러진 KT… 소유 분산 기업들, CEO 리스크에 ‘흔들’

    [비즈니스 포커스] 민영화 21년째를 맞은 KT가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이했다.연임 적격 판정을 두 차례나 받은 구현모 대표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지속적인 압박에 연임을 포기한 데 이어 윤경림 차기 후보까지 사퇴하면서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 KT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최근 재계에선 ‘주인 없는’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 구조가 화두다. 소유 분산 기업은 재벌그룹과 달리 특정 대주주가 없는 기업이나 금융지주를 의미한다. KT·포스코·KT&G 등 민영화된 공기업과 우리·신한·하나·KB 등 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이들 기업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2022년 말부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셀프 연임에 제동을 걸면서 장기 집권하던 시대도 막을 내렸다. 소유 분산 기업 CEO들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호족 기업 안 돼” 셀프 연임 제동 건 정부정부 여당, 금융 당국은 소유 분산 기업을 겨냥해 지배 구조 문제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황제 연임 등 내부 인사를 우선시하는 관행을 지적하며 군불을 지폈다.참여연대는 정관에도 존재하지 않는 KT의 ‘현직 대표이사 연임 우선 심사’ 규정을 지적했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대표이사 공모제를 정관에 명시해 시행했지만 2006년 정관을 개정해 공모제 필수 조항을 삭제했는데 그 이후 남중수·이석채·황창규 등 이전 대표이사들은 모두 당연하다는 듯 손쉽게 연임에 성공했고 회삿돈으로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구현모 전 대표도 같은

    2023.04.04 06:08:02

    외풍에 쓰러진 KT… 소유 분산 기업들, CEO 리스크에 ‘흔들’
  • 코로나19에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 이제 원위치?

    [비즈니스 포커스]사례1 직장인 : 30대 초반 직장인 A 씨는 얼마 전 비대면 진료 애플리케이션(앱)을 처음 이용했다. A 씨는 “약국에서 파는 일반 감기약으로는 잘 안 낫더라. 병원 한 번 가면 대기가 기본 30분이라 시간을 내 직접 병원에 가기도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스마트폰 하나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처방된 약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가벼운 감기 등은 앞으로 앱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사례2 워킹맘 : 서울 사는 맞벌이 주부 B 씨는 지난달 네 살배기 딸이 갑자기 열이 난다는 어린이집의 연락을 받았다. 곧장 회사를 나올 수 없어 퇴근 후 딸과 함께 동네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했지만 이미 문을 닫은 후였다. B 씨는 전에 들었던 비대면 진료 앱을 떠올리고 급히 접속해 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 그는 “대면했을 때보다 의사 선생님이 처방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주신다”며 급할 때 비대면 진료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사례3 도서 지역 환자 : 30년째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60대 남성 C 씨.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처방 약을 받아야 하지만 섬에 살고 있어 오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추석에 찾아온 아들이 비대면 진료에 대해 알려주면서 일상이 바뀌었다. C 씨는 “집에서 영상으로 의사도 만나고 자고 일어나면 약도 배달돼 정말 편해졌다”고 말했다.코로나19 사태가 급속도로 퍼지자 정부는 2020년 2월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환자가 있는 병원이 가장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다양한 데이터가 쌓였다. 의료 기관도 환자도 적극 참여했다. 특히 의료 취약 지역 주민들과 어린아이 이용이 늘었다.하지만

    2023.04.04 06:00:02

    코로나19에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 이제 원위치?
  • 커닝하고 시간 초과했더니…AI 면접관이 내게 준 점수는 ‘C’[체험기]

    [비즈니스 포커스]“요새 ‘인공지능(AI) 면접’ 보는 곳이 많더라.”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이직을 준비 중인데 어떻게 AI 면접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트렌드의 앞단에 선 직업인데 솔직히 처음 들었다. 궁금해서 취재를 시작했다. 그런데 맙소사! 채용 과정에서 AI 면접이 활용된 지는 이미 몇 년 됐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2018년부터 AI 채용 도구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고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퍼지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기업은 물론 공공 기관도 AI를 활용한 면접을 늘리고 있다. 단시간에 수많은 지원자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시장의 반응은 빨랐다. AI 면접을 대비하는 학원이 생겼고 방음이 잘 되고 깔끔한 배경의 ‘방’을 대여해 주는 업체(인터뷰 룸)도 생겼다. 한마디로 취업 준비생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부상했다는 얘기다. 새로운 평가 유형을 공부하기 위해 학원을 가야 하고 인터뷰 룸을 이용해야 할까. 체험해 봤다. ‘아무것도 준비가 안 된 채’로.  ◆1시간, AI 면접 어땠나시중에 활용되는 다양한 AI 면접 솔루션 중 스타트업 제네시스랩에 체험을 요청했다. 영상 면접 서비스 ‘뷰인터HR’은 현대자동차·LG그룹·현대백화점·서울시·병무청·육군‧해군‧한국자산관리공사 등 100곳 이상의 기업·기관에서 활용 중이다. 3월 27일 오후 8시30분께 ‘한국경제매거진 전용 AI 면접’을 진행했다. 돈이 드는 인터뷰 룸 대신 ‘내 방’을 면접 장소로 선택했고 세안 후 편안한 후드티를 입었다. AI 면접관이 평가하는 부분이 배경과 복장인지, 인터

    2023.04.03 06:00:34

    커닝하고 시간 초과했더니…AI 면접관이 내게 준 점수는 ‘C’[체험기]
  • 보톡스 전쟁, 그것이 알고싶다

    [비즈니스 포커스]‘메디톡스, 대웅제약과 보톡스 전쟁서 승리’‘보톡스 전쟁 2라운드’‘보톡스 관리 강화법 도입 두고 업계 불확실성 지속’최근 보톡스와 관련된 기사가 연일 쏟아진다. ‘소송’, ‘불활실성’ 등 부정적인 키워드가 오르내리지만 기사 내용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직장 동료도, 가족도 보톡스를 맞고 연예인들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경험을 얘기할 정도로 보편화된 보톡스. 자신이 맞는 보톡스가 어떤 회사의 제품인지, 어떤 논란이 있는지 알고는 맞아야 하지 않을까. 보톡스를 둘러싸고 도대체 뭔 이야기가 있는지 정리해 봤다.  ◆갈등의 씨앗은 무엇먼저 알아야 할 게 있다. 보톡스는 일반 명사가 아니다. 미국 제약사 엘러간(현 에브비)이 개발한 제품 이름이다. 보톡스는 보툴리눔 톡신을 희석해 만든다. 오랜 기간 대중적으로 사용되다 보니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을 통칭하는 단어로 인식됐다.보툴리눔 톡신이 신경 세포로 들어가면 신경 전달 물질 분비를 억제해 근육을 이완하는 효과를 보인다. 미간·눈가 등 얼굴 주름을 펴거나 사각턱·종아리 근육을 축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초기에는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다 엘러간이 상품화한 이후 미용 목적으로 널리 활용하게 됐다.보툴리눔 톡신은 보툴리눔 균에서 뽑아낸다. 보툴리눔 균은 벌꿀이나 부패한 음식물·토양 등에 존재해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확보하기 매우 어려운 균주로 알려졌다. 또 종류에 따라 사람이나 동물에게 매우 치명적인 신경독으로 악용하면 생물 무기 테러에 쓰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국제 사회는 1970년대 중·후반부터 보툴리눔

    2023.03.30 06:00:02

    보톡스 전쟁, 그것이 알고싶다
  • 신차 가격 ‘가속 페달’…연식 바꾼 아반떼 최대 150만원 올라

    [비즈니스 포커스]직장인 추 모(32) 씨는 올해 1월 현대자동차 아반떼를 계약했다.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아반떼가 한두 달 뒤 나온다고 딜러가 귀띔해 줬지만 결국 기존 모델로 샀다. 그는 “주변에서 ‘신형 사는 게 낫지 않나’라는 조언이 있었지만 기존 모델은 할인율이 있는 반면 신형은 1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라간다더라. 기존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고 고금리의 여파로 신차 할부 이자가 부담인 상황에서 예산이 덜 드는 쪽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보통 완전 변경(풀 체인지) 또는 부분 변경 소식이 알려지면 현세대 모델 판매는 감소한다. 큰맘 먹고 사는 만큼 신형 모델을 사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변했다. 고물가 행진에 신차 가격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도 덮쳤다. 지난해 초 연 2~3%(36개월 기준) 수준이었던 신차 할부 금리는 현재 8% 내외로 뛰었다. 지난해보다 이자 부담이 3~4배 커져 실제 구매 가격이 늘어나게 됐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계약 시점이 아닌 출고 당시 고정 금리로 정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자가 얼마나 더 늘지 알 수 없다.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추 씨처럼 신형 모델이 나오기 전 기존 모델을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구모델 선택하는 소비자 증가숫자로도 나타난다. 올해 하반기 부분 변경 모델을 준비 중인 기아 카니발은 기존 모델 판매량이 줄지 않고 있다. 기아에 따르면 올해 1~2월 판매량은 각 6904대, 6039대로 2022년 1~2월(각 4114대, 3127대)과 비교하면 오히려 2배 정도 증가했다. 최근 완전 변경 모델과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은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와 아반떼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에 따르면&nbs

    2023.03.29 06:00:11

    신차 가격 ‘가속 페달’…연식 바꾼 아반떼 최대 150만원 올라
  • 공장 하나 짓는데 ‘덩어리 규제’ 수십개…뽑고 뽑아도 사라지지 않는 대못

    [비즈니스 포커스] 대한민국 신성장 전략 특별 기획 : 규제를 규제하자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차갑게 식어 가고 있다. 2023년 3월 20일까지 무역 수지 적자는 240억 달러로, 2022년 무역 수지 적자 폭(472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서 1%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올해도 수출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끌어내리고 있다. 2022년 11월 2.2%에서 1.8%로, 최근 1.6%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주요 20개국과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은 것과 대조되는 암울한 전망이다.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막는 규제 장벽을 해소해 투자와 수출을 지원하고 민간 활력을 높여 저성장의 파고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저성장 고착화의 위기를 떨쳐내기 위한 해법으로 ‘규제 개혁’이 손꼽힌다.윤석열 정부는 출범 때부터 기업의 경영 활동을 방해하는 규제를 ‘모래주머니’에 비유하며 과감한 규제 철폐를 강조해 왔다. 1년 전 윤 대통령은 “신발 속 돌멩이 같은 불필요한 규제들을 빼내 기업들이 성장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껏 달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그 결과 지난 1년간 규제 혁신을 통해 688개 과제가 개선됐고 향후 5년 내 34조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기업 활동과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모래 주머니 규제에 시름하고 있다.특히 올해 가장 시급한 규제 개혁 과제로 ‘덩어리 규제’ 해소가 꼽힌다. 덩어리 규제는 공장 설립을 포함한 투자 과정에서 입지나 환

    2023.03.28 06:08:01

    공장 하나 짓는데 ‘덩어리 규제’ 수십개…뽑고 뽑아도 사라지지 않는 대못
  • 업종 떼고 ‘퓨처엠·비전·오션’…새 간판 다는 기업들

    [비즈니스 포커스]주주 총회 시즌을 맞아 재계에 사명(社名) 변경 바람이 불고 있다. 그간 익숙했던 기업들의 이름은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업의 영역을 분명하게 규정하는 사명’이었다.어느 그룹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사명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사명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존 사명에서 업종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들이 사업 확장에 한계를 느끼면서 확장성 있고 미래 지향적인 사명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민은정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최고콘텐츠책임자(CCO·전무)는 “모든 비즈니스가 급격하게 변화하며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진 지금 업종의 구분은 무의미하고 10년 후에 기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며 “한정된 업의 영역을 넘어 과감한 피버팅만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사명 변경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ESG 경영 강화에 주력 사업 지우기기업들이 사명 변경을 하는 것은 낡은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2년 사명을 변경한 상장사는 총 104개로, 상호 변경 사유로는 ‘회사 이미지 제고(29.9%)’가 가장 많았다. 이어 ‘경영 목적 및 전략 제고(27.7%)’, ‘회사 분할·합병(20.4%)’, ‘사업 다각화(20.4%)’ 순이었다.수십년간 사용한 이름을 버리는 이유는 세계적인 탈탄소화 기조, 기업 간 합종연횡, 이종 산업과의 융합이 가속화하는 시대에 특정 이미지로 고착화된 기존 사명으로는 사업 확장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환경·사회·지배구

    2023.03.23 06:08:01

    업종 떼고 ‘퓨처엠·비전·오션’…새 간판 다는 기업들
  • KT의 ‘디지코 전략’, 순항할까 난파할까

    [비즈니스 포커스]지난해까지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던 KT의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전략’에 변수가 생겼다. 우선 그간 디지코 전략을 이끌어 온 구현모 대표가 대주주 국민연금의 연임 반대에 부딪치자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차기 대표 선임도 난항을 겪고 있다. KT는 차기 대표로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윤 사장 역시 KT 대주주들의 ‘견제’를 받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이어 현대차까지…난항 겪는 대표 선임 구 대표의 자진 사임 이후 KT는 윤 사장을 차기 대표로 추천했다. IT업계의 전략통으로 여겨지는 윤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카이스트 경영과학과 석사, 테크노경영대학원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KT에서 신사업추진본부장으로 일했고 이후 CJ·현대자동차그룹을 거쳤다. 현대차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윤 사장이 KT로 돌아온 것은 구 대표의 ‘러브콜’ 때문이다. 윤 사장은 2021년부터 KT에 복귀해 구 대표가 신성장 동력 투자를 위해 신설한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었다. 구 대표의 자진 사퇴 이후 여러 외부 인사들이 차기 후보에 거론됐지만 KT는 결국 ‘내부자’를 택했다. 하지만 차기 대표 선임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KT 최대 주주들이 여전히 CEO 선임 절차에 대한 투명성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최대 주주는 10.12%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구 대표의 연임에도 꾸준히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이에 따라 KT의 대표이사직에 재공모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구 대표가 자진 사임

    2023.03.22 09:58:32

    KT의 ‘디지코 전략’, 순항할까 난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