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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배터리 투자액·영업 비밀 다 날릴 판’…워싱턴 거물 영입 전쟁

    [비즈니스 포커스]한국의 기업들이 미국 대통령과 정계 인사 영입에 발 벗고 나서며 북미 대관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바이오 행정명령 등 미국 내 생산 제품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자국 내 첨단 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와 정치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화, 美 전직 관료 스카우트한화그룹은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대관 업무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한화큐셀 수석부사장 겸 북미대관담당 총괄로 대니 오브라이언 폭스코퍼레이션 수석부사장을 영입했다.오브라이언 수석부사장은 미국 상원에서 수석 고문으로 재직하며 당시 상원의원이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공공 정책 부문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출마한 2008년 대선 캠프에선 핵심 고문 역할도 맡았다.한화가 오브라이언 수석부사장을 영입한 이유는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한화솔루션의 북미 사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IRA가 본격적으로 발효된 2023년부터 자국 내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세액 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한화솔루션은 조지아 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한화솔루션의 IRA에 따른 세제 혜택이 10년간 누적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한화에너지는 송용식 전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조정실 혁신행정담당관(과장)을 대관 업무 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주)한화는 에드윈 퓰너 미국 헤

    2023.03.22 06:08:02

    ‘반도체·배터리 투자액·영업 비밀 다 날릴 판’…워싱턴 거물 영입 전쟁
  • 한국행 비행기 타는 롤스로이스·벤틀리·람보르기니의 CEO들

    [비즈니스 포커스]영국 롤스로이스, 이탈리아 람보르기니, 영국 벤틀리 등은 초호화 럭셔리 브랜드로 분류되는 차량이다. 기본 모델이 3억~5억원에서 시작한다. 주문 제작이 많아 옵션만으로 수억원이 더 붙는다. 차가 긁히면 수리비도 최소 수천만원대다. 전 세계 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졌지만 초호화 럭셔리 자동차는 잘 팔렸다. 최소 가격이 5억원인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전 세계 50개국에서 총 6021대를 판매했다. 1년간 6000대 이상의 차량이 팔린 것은 118년 브랜드 역사상 처음이다. 롤스로이스의 성장률엔 한국 시장도 한몫했다. 최근 2년간 가장 가파른 성장률(36.8%)을 기록했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는(CEO)는 3월 하순 한국을 방문한다. ‘큰손’으로 떠오른 한국의 럭셔리카 시장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직접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벤틀리의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3월 초 한국을 찾았다. 에르메스·샤넬 등 주요 명품 브랜드 매장을 방문하며 벤틀리를 살 만한 잠재 소비자를 파악하는 등 직접 움직였다. 벤틀리 회장이 방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홀마크 회장은 “한국은 어떤 국가보다 럭셔리카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억소리 럭셔리카 ‘불티’지난해 고물가에 따른 공급가 인상과 고금리의 영향으로 한국의 완성차 시장은 역성장했지만 수억원을 호가하는 럭셔리 수입차 시장은 예외였다. 롤스로이스·벤틀리·람보르기니·메르세데스-마이바흐 등 럭셔리카 모델들의 한국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억원이 넘

    2023.03.21 10:08:50

    한국행 비행기 타는 롤스로이스·벤틀리·람보르기니의 CEO들
  •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기업 미래 잃을 수도”…KT&G 주총에 쏠리는 눈

     [비즈니스 포커스]  주주 행동주의 확산은 ‘명과 암’이 뚜렷하다.이들의 활동은 자본 시장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주주 친화적인 안건들을 주주 총회에서 제시함으로써 기업들의 지배 구조 개선이나 배당 확대 등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매번 주총이 열릴 때마다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열광하는 이유다.하지만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기업의 미래를 해칠 수도 있는 요구를 함으로써 성장을 꺾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성장과 이를 통한 주주와 기업의 장기적 동반 관계 같은 것은 애초에 관심도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최근 KT&G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이 논란이 되고 있다. 3월 28일 주주 총회를 앞둔 KT&G는 현재 안다자산운용과 플래시라이트캐피탈(FCP) 등 행동주의 사모펀드들의 타깃이 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총에서 이들이 제시한 안건이 통과되면 예정된 투자 계획까지 철회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우선 한숨은 돌렸다. KT&G가 우려한 ‘KGC인삼공사 인적 분할 안건’이 최종적으로 이번 주총에서 빠졌다. 법원이 “법률에 위반되거나 실현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안다자산운용 측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이다.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행동주의 편드들은 KT&G의 현금 배당 확대, 지배 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주총에서 날 선 공방전을 예고한 상황이다. KT&G는 5000원 배당 결의행동주의 펀드들의 최종 목표는 명확하다. 펀드가 설립돼 있는 기간 안에 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성장을 바라보기보다 단기적인 측면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안건들을 주총

    2023.03.19 06:00:01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기업 미래 잃을 수도”…KT&G 주총에 쏠리는 눈
  • 연이은 악재에 위태로운 한국타이어

    [비즈니스 포커스]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며 훈풍이 불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3년 3개월 만에 다시 구속되면서 ‘오너 공백’이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전 공장에 큰불이 나면서 가동까지 무기한 중단됐다. 대전 공장은 회사 전체 생산량의 20%(1900만 개)를 담당하는 주요 시설이다. 노사 갈등도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4월 시작된 임금·단체 협상은 아직도 타결되지 않았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습적으로 작업을 중단하는 ‘게릴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3년 3개월 만에 다시 구속한국타이어에 위기가 닥쳤지만 이를 컨트롤할 수장이 구치소에서 보고받아야 하는 처지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3월 6일 계열사 부당 지원, 횡령·배임 의혹으로 조 회장의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3월 9일 서울중앙지법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구속된 첫 대기업 총수 사례로 기록된 것이다. 조 회장은 효성가 창업자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손자이고 조양래 한국타이어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사위이기도 하다.조 회장의 혐의를 정리하면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회삿돈을 유용했다. 2020∼2021년 ①지인의 회사가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구 MKT) 자금 100억여원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배임)를 입혔고 비슷한 시기 ②개인의 집수리와 포르쉐 타이칸, 페라리 488 피스타 등 수억원대의 외제 차를 구입하는 데 회삿돈을 사용(횡령)했다. 검찰이 파악한 횡령&midd

    2023.03.17 06:00:07

    연이은 악재에 위태로운 한국타이어
  • ‘해도 너무 하네’…美 보조금 받으면 30조 中 투자 물거품

    [비즈니스 포커스]미국 정부가 2월 28일(현지 시간)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총 390억 달러(약 50조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반도체법은) 근본적으로 국가 안보에 관한 구상이다. 반도체 보조금 지급을 통해 얻는 것은 국가 안보 목표의 달성”이라고 밝혔다.보조금 지급 기준은 경제·국가 안보, 사업 상업성, 재무 건전성, 기술 준비성, 인력 개발, 사회 공헌 등 크게 6가지다. 미 상무부는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최우선 고려 요소로 꼽으며 지원 대상 기업에는 국방부를 비롯한 국가 안보 기관에 군사용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도 요구하기로 했다.  돈 보따리 풀어 보니 곳곳 ‘지뢰밭’반도체 기업은 보조금을 신청할 때 재무 건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수익성 지표와 예상 현금 흐름 전망치 등 재무 계획서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지원금 1억5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기업이 실제 현금 흐름과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하면 지급한 보조금을 75%까지 환수하는 내용도 담겼다. 초과 이익은 다시 자국 반도체 산업에 재투자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보조금을 받은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를 10년간 제한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도 포함됐다. 자국 납세자 세금으로 보조금을 지원하고 세금을 공제해 주는 만큼 단돈 1달러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러몬도 장관은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이 회계 장부를 공개하도록 할 것”이라며 “백지 수표(blank check)는 없다”

    2023.03.14 06:08:01

    ‘해도 너무 하네’…美 보조금 받으면 30조 中 투자 물거품
  • 수입차 300만 대 시대, 빗장 풀리고 35년 만에 ‘동네 차’ 됐다

    [비즈니스 포커스]#대기업에 다니는 6년 차 직장인 A 씨는 생애 첫 자동차를 살 생각에 요즘 밤잠을 설친다. 그가 눈여겨보는 브랜드는 독일 차들이다. “렉서스(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보다 벤츠·BMW·아우디 등을 생각 중이에요. 직장 선배들이 애프터서비스나 수리비 부담 문제를 얘기하며 말리기도 하는데 인생 첫 차, 돈이 더 들어도 수입차죠.” ‘300만 대.’ 한국의 도로 위를 달리는 수입 자동차의 수다. 최근 수입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10대 중에서 2대는 수입차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만 해도 등록 대수가 1만 대 수준에 불과했던 수입차는 2014년 100대를 돌파한 후 급격히 늘었다. 2015년 이후부터 매년 20만 대가 넘는 신차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8년 200만 대를 넘어섰고 4년 만인 2022년 316만76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2550만3078대의 12.4%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한 해는 28만3435대가 신규로 등록하며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이 중 독일차가 72.6%를 차지한다.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명차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987년 시장 개방, 미국차의 선점처음부터 독일차가 한국 시장을 선점한 것은 아니다. 1990년대 가장 인기 있던 수입 차종은 포드·사브·크라이슬러 등 미국차였다. 이들은 연 400~500대씩을 팔며 인기 모델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처음으로 차가 수입되기 시작한 1987년 정부는 2.0리터 이상 대형차와 1.0리터 이하 소형차 시장을 우선 개방했다. 개방 첫해 수입차 판매를 시작한 업체는 한성자동차(벤츠)·효성

    2023.03.14 06:00:04

    수입차 300만 대 시대, 빗장 풀리고 35년 만에 ‘동네 차’ 됐다
  • 다시 걱정되는 초음파·MRI 비용, 앞으로는 얼마나 내야 할까

    [비즈니스 포커스]정부가 이른바 ‘문재인 케어(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 확대)’ 수술에 나섰다. 과잉 진료 비판이 끊이지 않는 초음파·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축소하고 ‘의료 쇼핑족(과다 의료 이용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현재는 건강보험 가입자가 병원을 얼마나 자주 다니는지 따지지 않고 건강보험(=의료비 지원) 혜택을 줬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한 환자가 1년에 병원 외래 진료를 2050회나 받은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다.남용을 방지하자는 취지는 좋은데 보장을 축소하면 앞으로 병원비는 얼마나 올라갈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아 그동안 병원비 부담이 줄어들었던 초음파‧MRI 검사 사례를 역으로 살펴봤다. ◆환자 부담, 그동안 얼마나 줄었나 ①상복부 초음파=초음파 검사는 복잡한 진단을 쉽게 해주고 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다른 영상 진단 장비와 달리 안전하고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어 의료 현장에서 중요한 검사 방법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초음파 검사는 선택 진료비, 상급 병실료 차액과 함께 대표적인 비급여(=의료비 지원이 없는) 항목이었다. 비용 측면에서 환자에게 부담이 됐다. 예컨대 2017년 고열·구토·설사 등으로 종합병원에 입원한 김 모 씨는 급성 A형 간염을 의심해 상복부 일반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진료 영수증에는 16만원이 찍혔다. 이 경우 보험이 적용되면 14만원이 줄어든다.  2019년 간경화 환자인 이 모 씨는 간암 발생을 관찰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을 찾았다. 외래진료로 상복부 정밀 초음파 검사를 받고 9만원을 냈다. 보험을 적용받지 못했다면 19

    2023.03.13 06:00:10

    다시 걱정되는 초음파·MRI 비용, 앞으로는 얼마나 내야 할까
  • “나이 많아도, 문송해도 괜찮아” ‘전 국민 오디션’ 된 현대차 생산직 채용

    [비즈니스 포커스]“친구, 직장 동료, 아는 동생까지 모두 ‘현차 킹산직(현대차 생산직)’ 지원서 냈어요.”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기술직(생산직) 채용에 나서자 구직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현대차 생산직은 타사 생산직 대비 높은 연봉과 만 60세 정년 보장, 현대차 할인 혜택 등 남다른 복지 혜택으로 ‘킹산직(생산직의 최고봉)’으로 불린다.고졸 이상에 연령·성별·경력에 제한을 두지 않아 취업 준비생뿐만 아니라 ‘떨어지더라도 일단 서류라도 넣고 보자’는 직장인 지원자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미래차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생산 공정에서의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만큼 이번 채용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400명을 뽑는 이번 채용엔 서류 접수에 3만 명에 육박하는 지원자가 몰려 한때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현대차 인재 채용 홈페이지 내 모빌리티 기술 인력(생산직) 채용 공고 작성 가이드 조회 수가 3월 8일 기준 22만 회를 넘어 허수 지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채용에 최소 10만 명이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베스트셀러’ 된 현차 생산직 수험서서점가에선 이미 현대차 생산직 수험서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한 현대차 생산직 필기시험 수험서는 출간 1주일 만에 교보문고 취업·수험서 부문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에도 현대차 생산직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과 필기시험 준비 대비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외국인 노동자까지 고용하는 조선업과 대조적인 풍경이다. 최근 조선업은 수주 물량 증가

    2023.03.10 06:08:01

    “나이 많아도, 문송해도 괜찮아” ‘전 국민 오디션’ 된 현대차 생산직 채용
  • 미국은 이민 문턱까지 낮췄는데…반도체 전쟁에 싸울 전사 없는 한국

    [비즈니스 포커스]“마이크론이 (인재를) 똑똑하게 만들어 놓으면 인텔이 데려가고 마이크론은 그 빈자리에 삼성과 SK하이닉스 인재를 뽑아 간다. 인텔이 키워 놓은 인재는 구글이나 엔비디아로 간다. 인재 양성은 저출산 문제만큼이나 복잡한 함수를 풀어 가야 하는 일인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난 2월 한림대 도헌학술원 학술 심포지엄에서 반도체 인력 부족을 호소하며 토로한 말이다.반도체가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에 직결되는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가 되면서 반도체 인력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중 첨단 기술 전쟁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모든 첨단 산업의 필수 부품으로 미래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무기인 반도체는 이제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죽고 사는’ 문제가 됐다.  필요 인재 공급 못 하는 미스매치로 인력난 심화반도체업계는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매년 1600명의 인력이 부족하지만 매년 대학에서 관련 전공 졸업생은 650명에 불과하고 그중 고급 인재로 분류되는 석·박사급 인재는 150여 명에 불과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미래 신 주력 산업 인력 수급 상황 체감 조사’에 따르면 인력 부족 현상을 겪는 한국 반도체 기업은 45%에 달한다.반도체업계는 자구책으로 주요 대학과 손잡고 잇달아 계약학과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운영에 참여한 반도체 계약학과는 이공계 특화대학인 카이스트·포스텍(포항공대)을 포함해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인 고려대·연세대·서강

    2023.03.09 06:08:01

    미국은 이민 문턱까지 낮췄는데…반도체 전쟁에 싸울 전사 없는 한국
  • “1년 중 절반 쉰다”…MZ가 외치는 ‘꿈의 교대 근무’ 뭐길래

    [비즈니스 포커스]‘4조 3교대’ 근무가 중심이었던 정유화학·철강업 등 산업 현장에서 최근 ‘4조 2교대’ 근무 바람이 불고 있다.4조 2교대는 4개조 중 2개조가 12시간씩 주야간 교대 근무를 하고 나머지 2개조는 쉬는 근무 형태다. 기존 4조 3교대와 비교해 연간 근무 시간은 같지만 연간 휴무일이 2배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다.4조 2교대는 이틀 일하고 이틀을 쉬거나 사흘 일하고 사흘을 연이어 쉴 수 있다. 개인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직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 4조 2교대 근무제에서 하루 근무 시간이 기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4시간 늘지만 연간 출퇴근 횟수와 연간 교대 횟수가 대폭 축소되는 이점이 있다.연간 휴무일이 180여 일에 달해 1년에 절반 이상을 휴무일로 쓸 수 있다. 노동자는 출퇴근 횟수가 줄어 비용과 시간이 절감되고 회사는 교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업 로스를 줄일 수 있어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  하루 12시간 일하면 1년에 180일이 휴일SK이노베이션 울산CLX는 2023년 2월 8일부터 4조 2교대로 전면 전환했다. 노사는 2022년 1년간 4조 2교대를 시범 운영한 결과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 향상, 생체 리듬 안정화를 통한 건강 검진, 일과 삶의 균형이 이뤄졌다는 데 공감했다.SK지오센트릭의 한 직원은 “4조 2교대로 일할 때는 확실하게 일하고 쉴 때는 푹 쉴 수 있게 될 것 같다”며 “구성원 행복 측면에서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자기 개발 등 워라밸에서도 만족도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애경케미칼 울산공장도 ‘일할 때는 더 집

    2023.03.08 06:09:02

    “1년 중 절반 쉰다”…MZ가 외치는 ‘꿈의 교대 근무’ 뭐길래
  • “연말 시상식, 혼자서도 할 수 있겠네” 엔터계 장악한 카카오엔터

    [비즈니스 포커스]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카카오의 자회사 수는 187개에 이른다. 한국에서만 134개의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200여 개의 자회사 중 최근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곳은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인수 시도가 화제가 되고 있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콘텐츠부터 제작, 아티스트 소속사를 산하에 둔 회사로 진영을 갖춘 지 오래다. 웹툰부터 케이팝까지 한 손에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웹툰·K팝·K-드라마를 모두 영위하는 한국 유일의 법인이라는 점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밸류는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콘텐츠부터 제작 환경, 출연 배우까지 모두 다 자회사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회사가 된 것이다. 모회사 카카오가 200여 개의 자회사를 둔 것처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다수의 기획사를 인수했다. 어썸ENT(박서준·김유정 등), BH엔터테인먼트(이병헌·한효주·한지민·김고은·박보영 등), 제이와이드컴퍼니(이보영·이상윤 등), 킹콩바이스타십(송승헌·유연석·이동욱·이광수 등), 숲엔터테인먼트(공유·공효진·전도연·정유미·수지·남주혁 등), VAST엔터테인먼트앤미디어(현빈·이연희 등) 등을 자회사로 확보했다. 유재석과 유희열 등이 소속된 안테나 역시 카카오의 자회사다. 소속된 아티스트들의 명단만 훑어봐도 웬만한 시상식을 방불케 한다. K팝 분야도 마찬가지다. 카카오

    2023.03.08 06:00:06

    “연말 시상식, 혼자서도 할 수 있겠네” 엔터계 장악한 카카오엔터
  • 매력 없는 청약통장? “그래도 들고 있어라”

    [비즈니스 포커스]이제 막 취업한 사회 초년생들에게 추천하는 금융 상품이 ‘실비 보험’과 ‘청약’이다. 두 상품 모두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들어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언을 사회 초년생들에게 했다가는 ‘꼰대’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최근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내 집 마련이 재테크의 궁극적인 목적이 된 시대에서 청약통장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청약 이탈자’가 늘어나는 것은 청약통장이 내 집 마련과 재테크 등 두 가지 관점에서 매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청약통장, 갖고는 있는데, 언제 쓰나실제로 청약통장 가입자는 7개월 만에 86만 명 감소했다. 2월 19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청약통장 가입자는 지난해 6월 기준 2860만 명에서 지난 1월 2774만 명으로 7개월 만에 86만 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4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청약저축) 유형 중 주택청약종합저축만이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청약통장 해지자는 지난해 1월 25만 명 수준이었지만 하반기부터 매월 불어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한 달 사이 51만9000명이 해지했다.이탈자가 늘어났으니 예치금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전국의 청약통장 예치금은 100조1849억원으로 집계됐다. 만약 해지 행렬이 이어진다면 예치금은 100조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예치금이 가장 크게 줄어든 지역은 서울이었다. 서울은 지난해 6월 32조7489억원이었지만 지난 1월 31조1817억원으로 집계됐

    2023.03.07 09:20:48

    매력 없는 청약통장? “그래도 들고 있어라”
  • 난장판 된 의료계, 3대 이슈…정권 초기마다 반복되는 암투

    [비즈니스 포커스]윤석열 정부 2년 차, 의료계에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장이 의사의 의료 행위를 대신하는 간호사를 채용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며 해묵었던 ‘진료 보조 인력(PA : Physician Assistant)’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간호법 제정과 의사면허취소법(개정)에 반대하는 의료 단체들이 여의도 공원에 모여 삭발 시위를 벌였다. 공공 보건 의료 분야 수장들의 공백 기간은 해를 넘기며 장기화하고 있다. 국립대학병원의 맏형 격인 서울대병원의 새 수장은 대통령실이 모두 반려하면서 9개월째 공석이다. 1. 복잡한 알력으로 묶인 PA 간호사 논란“PA 간호사 논란 뒤에는 의료계 이해 단체 간의 복잡한 알력 다툼이 있다. PA 간호사가 필요한 대형 병원과 불법이라며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사단체 등이다. 또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의사단체와 지지하는 여러 의료 단체 등의 주장도 섞여 있다.” 서울의 한 대형 병원 관계자의 말이다.PA 간호사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환자 안전과도 연관 있다고 하는데 비의료인에겐 낯설기만 하다. 최근 사건부터 짚어 보며 논란을 들여다보자.2월 3일 한국의 대형 병원 ‘빅5’ 중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 병원장이 경찰에 고발됐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삼성서울병원이 의사의 의료 행위를 대신하는 ‘PA 간호사’ 채용 공고를 내 의료법을 위반했다”며 박승우 원장과 채용에 응한 간호사 등을 형사 고발한 것이다.앞서 지난해 12월 삼성서울병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외래 전자 의무 기록(EMR) 차트 작성’, ‘방사선 치료 환자 피부 드레싱’ 등을 담당할 ‘방사선종양학과

    2023.03.03 06:00:04

    난장판 된 의료계, 3대 이슈…정권 초기마다 반복되는 암투
  • 경동시장·중앙시장·광장시장은 어떻게 인스타 핫플 됐나

    [비즈니스 포커스]“요즘 시장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어요.”휴일인 2월 19일 오후 5시에 찾은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에서 만난 한 과일가게 상인은 최근 시장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주춤했던 한파가 다시 찾아왔지만 그의 말처럼 시장 안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인산인해를 이뤘다.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은 물론 시장과 어울리지 않는 복장을 한 2030세대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들이 내는 시끌벅적한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졌다.건어물 가게에서 만난 30대 주부 감가연(가명) 씨는 “동네 엄마들에게 경동시장이 볼거리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가족과 함께 찾았다”며 “오랜만에 와 보는 시장인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시장 안을 걷고 있던 20대 안효준(가명) 씨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고 놀러 왔다”며 “경동시장은 처음 와 보는데 신기한 것들이 많아 재미있게 구경 중”이라고 했다.경동시장을 비롯해 중앙시장·광장시장·금남시장 등 오래된 전통 시장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불고 있는 복고(레트로) 열풍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통 시장에 사람들이 몰리는 가장 그 이유로 꼽힌다. 40·50에게는 추억을, 20·30에게는 신선함을 주는 장소로 전통시장이 각광받는 것이다. 한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던 전통 시장에 다시 생기가 감돈다.그중에서도 경동시장은 요즘 2030에게 최고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시장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젊은층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 같은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n

    2023.03.02 09:28:25

    경동시장·중앙시장·광장시장은 어떻게 인스타 핫플 됐나
  • “생소한 ‘닭 특수 부위’에 주목…줄 서는 맛집 만든 비결이죠”

    [비즈니스 포커스] 대박 식당1“현재 운영하는 지점의 매출을 모두 합하면 한 달에 약 10억원이 넘습니다.”최근 ‘오픈런 맛집’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닭 특수 부위 전문점 ‘송계옥’의 우지호(35) 대표가 밝힌 월 매출이다. 33세란 어린 나이에 외식업에 뛰어들어 불과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더욱이 그가 장사에 첫발을 내디뎠던 시점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2021년 2월이다. 수많은 식당들이 손님이 끊겨 폐업하던 때 우 대표는 ‘위기를 기회’ 삼아 창업 전선에 몸을 던졌다.우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식당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낮은 보증금과 임차료로 첫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 왔었다”며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에 서울 방이동에 송계옥 1호점을 열었다”고 회상했다. 대기업(현대모비스 근무)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주변에서 우려도 많았지만 결국 그가 한 선택은 옳았다.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위기 속에서 첫발을 내디딘 송계옥은 연일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단숨에 방이동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소문났다.장사가 잘돼 현재는 지점도 6개로 늘어났다. 우 대표는 어떻게 ‘레드 오션’이라고 불리는 외식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었을까. 최근 서울 홍대에 문을 연 송계옥 6호점에서 그를 만나 그 비밀을 파헤쳐 봤다.우 대표는 송계옥이라는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외식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첫째 비결로 외식 업종에서도 남들이 잘하지 않는 이른바 ‘블루 오션 아이템’을 선택한 것을 꼽았다.송계옥은 목살·허벅지살·안심·

    2023.03.02 07:55:01

    “생소한 ‘닭 특수 부위’에 주목…줄 서는 맛집 만든 비결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