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호 송계옥 대표 인터뷰…‘코시국’에 창업해 월‘매출 10억’

[비즈니스 포커스] 대박 식당1
사진=김기남 기자
사진=김기남 기자
“현재 운영하는 지점의 매출을 모두 합하면 한 달에 약 10억원이 넘습니다.”

최근 ‘오픈런 맛집’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닭 특수 부위 전문점 ‘송계옥’의 우지호(35) 대표가 밝힌 월 매출이다. 33세란 어린 나이에 외식업에 뛰어들어 불과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더욱이 그가 장사에 첫발을 내디뎠던 시점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2021년 2월이다. 수많은 식당들이 손님이 끊겨 폐업하던 때 우 대표는 ‘위기를 기회’ 삼아 창업 전선에 몸을 던졌다.

우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식당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낮은 보증금과 임차료로 첫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 왔었다”며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에 서울 방이동에 송계옥 1호점을 열었다”고 회상했다. 대기업(현대모비스 근무)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주변에서 우려도 많았지만 결국 그가 한 선택은 옳았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위기 속에서 첫발을 내디딘 송계옥은 연일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단숨에 방이동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소문났다.

장사가 잘돼 현재는 지점도 6개로 늘어났다. 우 대표는 어떻게 ‘레드 오션’이라고 불리는 외식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었을까. 최근 서울 홍대에 문을 연 송계옥 6호점에서 그를 만나 그 비밀을 파헤쳐 봤다.

우 대표는 송계옥이라는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외식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첫째 비결로 외식 업종에서도 남들이 잘하지 않는 이른바 ‘블루 오션 아이템’을 선택한 것을 꼽았다.

송계옥은 목살·허벅지살·안심·염통·근위·연골 등 일반 음식점에서 보기 어려운 닭 특수 부위가 주력 메뉴다.
대기업 사표 내고 창업 도전“우연히 닭 특수 부위를 구워 판매하는 음식점을 찾아가 먹게 됐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동시에 궁금증이 생겼어요. 이렇게 맛있는 닭 특수 부위 전문점을 왜 서울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일까. 돼지고기나 소 특수 부위 전문점은 많은데 말이죠.”

원래부터 그는 외식업 창업이 꿈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늘 막연하게 ‘언젠가는 식당을 차려야지’ 생각하던 찰나 맛보게 된 닭 특수 부위는 결국 그가 창업이라는 도전을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사람들이 닭 특수 부위를 한 번 맛보면 저처럼 빠져들 것이라는 확신이 섰어요. 게다가 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음식점도 찾아보기 어려우니 이만한 사업 아이템이 없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방이동에 송계옥을 오픈했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매일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면서 방이점으로는 손님을 다 수용하기 모자랐어요. 그렇게 하나둘 지점을 늘려 나갔고 최근 홍대점까지 문을 열며 매장 수를 6개까지 늘렸습니다.”

‘최고의 맛’을 제공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도 그가 꺼내 놓은 비결이다. 우 대표에 따르면 닭은 소나 돼지에 비해 금방 변질되기 쉬워 신선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 대표는 “신선한 닭이 주는 최고의 맛을 손님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매일 갓 도축한 닭을 공급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소하게 여길 수 있는 공기밥 역시 마찬가지다. ‘밥이 거기서 거기 아니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비싸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송계옥에서는 고시히카리 쌀을 사용해 밥을 짓습니다. 일본에서 들여온 맛 좋은 품종으로 한국에선 주로 김포에서 재배되는 쌀인데, 다른 쌀에 비해 찰기가 있어 기름진 고기와 먹기 좋은 밥이죠.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신경 쓰고 싶었어요.”
맛을 위해선 돈 아끼지 말아야그가 중요시하는 또 다른 장사 철학은 바로 직원들의 ‘친절하고 한결같은 서비스’다. 이런 철학을 가졌기 때문에 우 대표는 최대한 많이 정직원을 채용해 최고의 대우를 해주려고 노력한다. 또 서비스 질을 위해 모든 점포는 가맹이 아닌 직영으로만 운영한다.

“현재 6개 점에서 총 파트타임 직원을 포함해 총 200여 명이 일하고 있는데 그중 절반인 100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했어요. 대우도 최대한 잘해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직원으로 채용된 신입 직원들의 연봉은 약 3000만원 정도 돼요. 직급이 올라갈수록 연봉도 크게 오르는데 열정 있고 능력 있는 직원들에게는 연차나 나이에 상관없이 높은 직책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채용 방식과 처우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질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진다고 우 대표는 믿는다.

“닭 특수 부위는 친숙한 부위가 아니어서 대부분의 손님들이 어느 타이밍에 먹어야 가장 맛있을지 잘 모를 수 있어요. 그래서 송계옥은 숙달된 담당 직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음식을 구워 가장 맛있는 때 먹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성실한 직원들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볼 수 있죠.”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인건비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우 대표는 “앞으로도 송계옥은 끝까지 손님에게 닭 특수 부위를 직접 구워 주는 것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성공 비결로 우 대표는 차별화된 사이드 메뉴 개발을 꼽았다. 대표 메뉴가 얼그레이 하이볼이다. 개그우먼 박나래 씨가 맛있다고 극찬한 것이 전파를 타며 유명세를 떨치기도 한 메뉴다.
“생소한 ‘닭 특수 부위’에 주목…줄 서는 맛집 만든 비결이죠”
“이자카야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하이볼이지만 기존에 없었던 특색 있는 무언가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이런 마음을 갖고 수십 가지 테이스팅 과정을 거쳐 지금의 얼그레이 하이볼이 탄생시켰죠. 한 달에 1만5000잔 이상 판매되는 송계옥의 대표 메뉴입니다.”

얼그레이 하이볼과 함께 ‘퉁퉁장’도 우 대표가 고민 끝에 내놓은 송계옥의 대표 사이드 메뉴다.

“요즘 고깃집 된장찌개는 다 똑같은 맛에 개성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찌개 하나도 ‘다른 음식점과 다르게 맛있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죠. 충청도 방언으로 청국장을 퉁퉁장이라 하는데 이 단어가 주는 느낌이 좋아 네이밍했고 실제로 찌개에는 재래 된장과 청국장을 사용해 특색 있는 맛을 냈어요. 많은 손님들이 찾아요.”

우 대표의 목표는 올해 송계옥을 10개 지점까지 늘리는 것이다. 그는 “강서구 마곡동과 같은 서울 내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는 상권에 송계옥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계옥의 뒤를 이를 둘째 브랜드도 준비 중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하나의 브랜드가 너무 많으면 쉽게 질리는 경향을 보여요. 그래서 닭을 아이템으로 한 새로운 음식점을 선보이기 위해 현재 직원들과 메뉴 개발과 상권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