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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ecial] “도파민, 잘만 쓰면 약…스마트폰 대체할 습관 찾아야”

    양성관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창살로 두른 작은 상자 모양의 ‘스마트폰 감옥’을 들고 나타났다. “이렇게 해 두면 휴대전화를 볼 일이 없거든요. 환자들에게 ‘저도 이러고 있습니다’라며 보여드리면 재밌어하시죠.”양 전문의는 중독 사회의 범인으로 몰리고 있는 도파민이 다소 억울한 입장일 것이라고 표현했다. 도파민을 쉽고 빠르게 유발하는 ‘원인’ 이 문제인 것이지, 도파민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도파민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참 안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도파민을 잘 조절해서 쓰면 약이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너무 쉽게 독으로 쓰는 거죠. 제가 도파민이라면 조금 억울할 것 같아요.”양 전문의가 상자에 직접 가둔 스마트폰도 도파민을 ‘독’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도구다. 도파민의 늪에서 벗어나 건강한 몰입을 경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게 직접 들어봤다. 우선 도파민의 개념에 대해 설명해달라.“도파민은 중추신경계 내에서 세포가 신호를 주고 받을 때 나오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다. 의학적으로는 파킨슨 질환과의 관계가 높다. 도파민이 부족할 때 파킨슨병이 생기는데, 행동이 뻣뻣해지고 표정이 굳으며 걷기도 힘들어진다. 반대로 도파민이 많이 나오는 경우는 우리가 즐겁거나 쾌락을 느낄 때다. 특정 행동을 반복하도록 만들기도 하는데, 도파민이 중독과 관련해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다. 엔도르핀, 세로토닌, 아드레날린 등 다른 신경전달물질은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도록 하는 특성은 없다. 그런데 사실 도파민 입장에서는 (부정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다소 억울한 면이 있다.” 억

    2023.12.27 16:10:10

    [special] “도파민, 잘만 쓰면 약…스마트폰 대체할 습관 찾아야”
  • [special] 디지털 중독, 탈출구를 찾아라

    “우리는 기술을 너무 좋아해서 자신이 디지털 새장 안에 갇혀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 사실, 우리는 더 갇히기를 원한다.” 미국 중독 치료 전문가이자 임상심리학자인 니컬러스 카다라스 박사의 지적이다. 디지털 중독을 주제로 <손 안에 갇힌 사람들>을 집필한 카다라스 박사는 “오늘날 우리에게는 은유적인 아편 대신 펜타닐 같은 문자 그대로 대중의 아편이 있다”면서 “사회적 통제력을 행사해 사람들을 디지털 꿈의 세계에 빠뜨리고 감각을 마비시키는 ‘디지털 헤로인’이라는 최신 아편도 갖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 중독 사회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쉽고 빠른 보상…도파민 중독의 늪‘중독’은 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주요한 화두다. 대표적인 물질 중독으로 분류되는 마약은 물론이고, 행위 중독에 속하는 도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은 갈수록 더 비중 있게 거론되는 사회문제다. 특히 스마트폰의 일상화와 함께 등장한 ‘디지털 중독’은 만성적인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디지털 헤로인’으로 비유된다. 이 비유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콘텐츠가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펜타닐, 니코틴으로 인한 물질 중독이 끝없는 도파민 보상을 좇도록 뇌의 보상회로 체계를 망가뜨리는 것처럼, 끝없는 자극과 반응을 유발하는 소셜미디어, 숏폼 콘텐츠도 비슷한 방식으로 도파민 시스템을 망가뜨린다.일반적으로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크고 작은 성취를 했을 때 기분이 좋아지도록 만드는 게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이다. 그런데 이 물질이 과도하

    2023.12.27 16:06:34

    [special] 디지털 중독, 탈출구를 찾아라
  • 18세기 어른까지 소환했다…도파민 홍수 시대의 '베스트 셀러'[올해의 책]

    ‘베스트셀러’는 시대의 공감이다.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읽힌 책을 살펴보면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고민과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알 수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교보문고, 예스24, 밀리의서재 등 독서 플랫폼에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올해의 책’을 정리했다.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올해의 책 첫 번째 키워드는 ‘어른이 필요한 사회’다. 모두가 꼰대가 되기 싫어 잔소리를 기피하는 시대지만 사회는 어른의 쓴소리가 필요했던 것처럼 보인다.두 번째 키워드는 ‘도파민 홍수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구글에 따르면 ‘도파민’ 관련 키워드 검색은 최근 5년간 3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사람들이 도파민에서 벗어나기 위한 지침서를 읽으며 집 나간 집중력을 찾아 나섰다.세 번째 키워드는 ‘역주행’이다. 25년 전, 8년 전에 나온 소설이 2023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사랑과 상실, 행복과 불행에 대한 공감은 시대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꼰대라고 안 할게요”어른이 필요한 사회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 | 데이원)남녀노소가 ‘꼰대의 조언’을 찾아 읽었다. 조언 방식은 직설적이고 투박하다. 몇몇 문장은 회사 부장님의 잔소리를 닮았다. ‘놀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헛된 환상을 버려라’, ‘하기 싫은 일을 해야 몸값이 오른다’ 등 젊은 세대가 듣기 싫어하는 쓴소리를 잔뜩 늘어놨다.독자들은 이를 스스로 찾아 읽었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올해 교보문고와 예스24, 밀리의서재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재야의 작가’로 불려왔던 저자 세이노(Say No)는 1955년생 흙수저 출신의 자수성가한

    2023.12.27 07:30:01

    18세기 어른까지 소환했다…도파민 홍수 시대의 '베스트 셀러'[올해의 책]
  • 도파민 중독 시대, 소소하게 행복하려면

    [한경 머니 기고=서메리 작가] 요즘 인터넷 댓글창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 중 하나는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행복감과 즐거운 기분 등을 느끼게 한다. 시청률 대박을 기록한 인기 프로그램부터 마약 사기가 연루된 불미스러운 보도까지,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도파민의 잣대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콘텐츠가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지, 형태가 무엇인지, 내용이 유익하고 유해한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영상(혹은 글이나 그림)이 내 도파민을 얼마나 ‘터뜨리는지’가 중요하다. 대중의 도파민을 터뜨리는 데 성공한 콘텐츠는 순식간에 화제의 중심을 차지하며 트렌드를 선도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영어와 한국어가 기괴하게 섞인 콩글리시 문장을 쓰도록 만들고, 버스 정류장에 선 사람마다 발을 들썩이며 공중부양 스텝을 흉내 내도록 만든다. 말할 필요도 없이, 돈 냄새에 민감한 산업계는 이러한 붐을 놓치지 않는다. 가까운 예로, 수십억 원대 사기극을 벌인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가 ‘I am 신뢰예요~’라는 문구를 유행시키자마자 인터넷 창은 ‘I am OO예요~’라는 카피를 단 온갖 광고들로 뒤덮였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은 여기까지지만, 기업들이 앞다투어 뛰어든 광고 전쟁의 뒤에는 분명 돈으로 환산된 이익이 쌓이고 있을 것이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코트라이트는 이러한 현상에 ‘대뇌 변연계 자본주의(Limbic Capitalism)’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가 정의한 대뇌 변연계 자본주의는 ‘산업계가 소비자들의 과도한 소비와 중독을 의도적으로 촉진시키는, 기술적으로는 발전했으나 사회적으로는

    2023.11.28 17:05:46

    도파민 중독 시대, 소소하게 행복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