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국내 면세점들의 전략]
- 아시아 3대 공항에 모두 입점…제주공항 입찰에도 ‘관심’
신라면세점, 해외 매출 5000억 ‘글로벌 사업’ 탄력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국내 면세점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신라면세점이 해외에서 탁월한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호텔신라 면세사업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진출한 해외시장에서 연 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으로 어려운 국내 상황을 타개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2014년 10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오픈하며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어 11월 마카오국제공항에도 면세점을 개장해 글로벌 면세 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면세 사업의 전체 매출 가운데 15% 이상을 해외 사업에서 올리며 국내 면세업체 중 ‘해외 매출 1위’ 사업자로 떠올랐다. 2016년 11월에는 태국 푸껫에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시내 면세점을 오픈하며 해외 면세점 운영 방식을 공항 면세점과 시내 면세점으로 다양화했다.

올해 말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이 개장되면 신라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 인천공항과 함께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 운영하는 사업자가 된다.

호텔신라는 2024년 9월까지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해외 면세 전문지에서도 아시아 주요 허브 공항에 입점한 신라면세점을 면세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게임 체인저’로 부를 만큼 이슈가 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해외 매출 1위 도약
신라면세점, 해외 매출 5000억 ‘글로벌 사업’ 탄력
(사진) 신라면세점 창이국제공항점

이에 따라 해외 5개(싱가포르·일본·마카오·태국·홍콩) 매장을 운영하게 된 신라면세점은 나라별로 운영 전략이 뚜렷하다. 먼저 해외에 가장 먼저 문을 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는 3개 터미널(1~3터미널)의 모든 화장품·향수 매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완공 예정인 제4터미널의 화장품·향수 매장도 운영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의 창이국제공항 화장품·향수 매장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운영하고 있는 면세 사업권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호텔신라가 2014년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마카오국제공항 면세점은 동남아 시장 확대와 중국인 관광객 확보에 중요한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마카오국제공항 이용객의 60% 이상이 범중국계인 점을 고려해 해외 명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국산 화장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품목을 구성하는 등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텔신라의 최근 관심거리는 ‘제주공항 면세점 입점’이다. 10월 20일 열린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관련 현장 설명회에 호텔신라도 참석했다.

제주공항 입찰은 공항 면세점 임대료 납부 방식이 매출의 일정 부분에 따라 유동적으로 납부하는 ‘최소 영업 요율’ 방식으로 변경돼 많은 기업이 관심을 두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30년 면세 운영의 경험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영업 노하우가 제주공항 입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합작해 만든 HDC신라면세점도 영업활동과 관련 없는 고정비를 30%가량 절감하는 등 전사적인 비용 감축을 통해 적자를 극복해나갈 계획이다.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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