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상위 5개 건설사의 2018년 경영전략은]
“내년도 올해처럼”…리스크 최소화 전략 구축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10대 건설사들이 올 3분기까지 보여준 성적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선방’이다. 무리한 수주보다 확실한 사업으로 수익성을 담보하는 내실 경영이었다.

국내외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확실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보수적인 접근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경영전략을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내년에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각 건설사들이 구체적인 내년 사업 전략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인 경영전략 회의를 통해 내년 경영 목표 등을 정하고 본격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건설 현대·기아차 네트워크 활용한 시장 다변화 박차

우선 건설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건설은 내년 경영의 핵심으로 ‘시장 불확실성 제거’라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몇 년간 운영해 온 경영전략의 연장선상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몇 년 동안 ‘외형 1등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경영전략을 적극 실행해 왔고 수익성이 담보되는 양질의 수주가 아니면 입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2016년에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일단 내년에는 기존 전통시장이던 중동 지역에서 고부가가치 공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주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신흥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네트워크와 글로벌 인지도를 적극 활용해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건설은 내년부터 현대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설 사업에 역량을 총동원해 첨단 건축 기술과 디자인의 혁신이 융합된 기념비적인 건물로 지을 예정이다. 105층 건물이 완공되면 업무 시설과 시민들의 문화 공간이 어우러진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삼성물산 SOC·공공사업 위해 TF팀 신설
삼성물산도 내년 경영전략을 내실 위주로 잡았다. 특히 신경을 쓰는 부분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공공사업이다.

이를 위해 이미 국내마케팅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했다. TF팀은 발전·도로·철도 등 핵심 상품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이 확보 가능한 프로젝트를 선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공공영업팀 조직을 강화한 이유로 공공 공사 입찰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공공 공사 입찰 사업은 저가 수주 경쟁과 담합으로 수익성이 적었지만 최근에는 담합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하고 저가 수주 입찰보다 적합성 입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그동안 저조한 수익성과 입찰 담합 제재 등으로 공공 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공공 공사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삼성물산의 경영 방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 대우건설 기획 제안 사업 확대

대우건설은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과 시공 경험을 보유한 핵심 사업을 선정해 사업 추진 프로세스와 핵심 기술을 혁신하고 침매터널과 초장대교량, 초고층·친환경 빌딩, 스마트 원전 등 기획 제안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 부문에서는 지속되는 저유가로 양질의 플랜트 공사가 발주되지 않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석유화학 플랜트가 아닌 인프라 중심의 공사를 수주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또 ‘에너지 디벨로퍼’로 변신하기 위해 발전 플랜트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역량을 키우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매출 25조원, 연간 영업이익 2조원대를 달성하는 세계 15대 건설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 대림산업 호텔 등 사업다각화 박차

대림산업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경영계획을 내실 경영으로 정했다. ‘손해 보는 사업은 수주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사적 수준에서 이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로 리스크 관리, 절대 경쟁력 확보, 현금 중심 경영이라는 3대 핵심 과제를 추진한다.

또한 대림산업은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호텔 브랜드 글래드를 론칭하면서 호텔 사업에 진출한 대림산업은 내년에 강남 대치동에 새로운 글래드호텔을 선보여 장기적으로 약 3000개실 규모의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 포스코건설 사업 플랜트 사업으로 영역 확장

2015년 실적 악화와 대규모 구조조정 등 악재에 시달린 포스코건설은 올해 내실 위주의 경영전략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성을 찾았다고 판단한 포스코는 내년에는 수익성에 기반 한 수주 전략을 펼쳐 수주의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계획이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신시장이나 신공종에 진출할 때 프로젝트별로 사전 리스크 평가를 실시하고 사업 진행 단계별 리스크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다.

고부가가치 사업인 기본 설계(FEED) 부문의 역량을 제고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에 견줄 수 있는 수주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강점이 있는 제철에서 화공·마이닝·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산업 플랜트 사업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cwy@hankyung.com

['건설 산업, 내실 경영으로 활로 찾는다'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 [2017년 성적표] 10대 건설사 ‘주택사업’ 돋보인 2017년
- [2018년 건설 산업 전망] 주택·SOC·해외…“내년 전망 모든 게 다 어렵다”
- [상위 5개 건설사 경영전략은] “내년도 올해처럼”…리스크 최소화 전략 구축
- [전문가 제언] “건설 산업, 임대사업·유지보수…새 먹거리 찾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