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주 52시간 근로’ 업종별 50문 50답]
[주 52시간 시대]화장품·패션업계 ,생산직·영업직 노동시간 조정 확대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최근 전 산업계가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에 떨고 있다. 노동자들은 ‘워라밸’을 경험할 수 있는 행복감에 앞서 ‘주 52시간’이 실제 실현 가능한지에 의문을 품는다.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린다.


전 산업에서는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특수한 직종이나 특수 고용 형태 종사자에 대한 대응책이 여전히 모호하기 때문이다.


오래 일하는 관행을 줄이자는 취지에 대해선 대부분이 공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업종에 따라 업무 형태와 특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김진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동시간 단축을 모든 업종에 일괄적으로 시행하기보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기대 효과가 큰 직군이나 업종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근심은 더 크다. 1년 6개월이라는 준비 기간은 벌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만만치 않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26만6000명의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연간 12조30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중소기업(300인 미만)의 부담이 총비용의 70%에 달한다.


◆사무직 위주의 노동시간 단축, 생산·영업직까지 확대


화장품 기업은 내근직과 사무직 위주로 이뤄져 온 노동시간 조정 방안을 생산직과 영업직까지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본사 내근직 직원들은 10여 년 전부터 유연근무를 해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제도 시행에 따라 공장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영업직이나 디자인 등 특별 업무 직원들은 단축 근무 시행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6월 한 달 동안 실태 점검을 거쳐 대응책을 만들 계획이다.


직영 매장 다점포망을 운영 중인 화장품 회사들은 유통 매장까지 신경 쓰고 있다. 미샤는 지난 1월부터 전체 700여 개 매장에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 5일 하루 9시간 노동시간을 도입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또한 교대근무와 탄력근무제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화장품 제조 기업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콜마는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생산 공장 노동자에 한해 3교대를 시행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출퇴근 수요 조사를 통해 사무직과 연구직에 탄력근무제·시차출퇴근제를 도입했다. 코스맥스는 화성에 자리한 4개 생산 공장에는 생산성 향상 방안과 신규 인력 채용 등 두 가지 전략을 동시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 패션 업체 중에는 이미 노동시간 단축 방안을 시행한 곳이 많다. LF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제를 시행하고 있고 올해 초 자녀를 둔 여성 노동자에 대해 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한섬은 지난 4월부터 오후 6시 30분에 PC가 꺼지는 오프제를 시행하고 있고 탄력근무제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3년 전부터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세실업 역시 지난 5월부터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 30분까지 퇴근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중남미 등 해외 관련 부서는 현지와 시차를 고려해 노동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대형 패션 기업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만큼 내부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디자이너 브랜드는 5인 이하 사업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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