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산업 대전망 : 09 보험]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최근 들어 보험 산업은 저성장 지속과 시장 포화, 제도적 요인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생명 및 손해보험 시장의 보험료는 작년 204조3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 증가한 205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보험료 수입을 기준으로 2015년에는 5.5%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16년에는 3.2%, 2017에는 더욱 줄어들어 2%대 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둔화는 생명보험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생명보험은 2015년 6.0% 성장했지만 지난해부터 2%대 성장에 그쳤다. 손해보험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생명보험보다 그 속도가 덜한 편이다. 2015년 4.8% 성장했지만 2016년에는 5.3%, 2017년에는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저금리 시대의 성장 전략 찾아라
◆새 회계 기준 시행, 보험업 화두

업계에서는 보험 산업의 성장세 둔화의 주요인이 저축성 보험의 역성장에 있다고 보고 있다. 저축성 보험은 2021년 시행을 앞둔 새 회계기준 ‘IFRS17’ 적용으로 자본 변동성 확대 우려와 세제 혜택 축소, 수수료 제도 변경으로 판매 유인이 약화하면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심화하면서 저축성 보험 상품의 가격을 올렸고 소비자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상품 판매 유인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에서 금리에 민감한 저축성 보험과 연금 부문의 역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금리에 덜 민감한 보장성 보험은 강세다. 생명보험은 종신보험과 질병보험 등 보장성 보험이 2015년 9.2% 성장했고 2016년과 올해에도 플러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보험 역시 장기 손해보험 보장성 부문과 대표적 보장성 보험인 일반 손해보험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은 올 초 펴낸 ‘보험 산업 미래’란 보고서를 통해 “보장성 보험은 금리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고 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위험률 관리를 통해 보험사가 수익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며 “보험사들은 저금리 시대의 성장 전략으로 보장성 보험의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또한 실손보험의 무력화와 보험 수요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저금리 시대의 성장 전략 찾아라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정책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63%에서 70%로 높아지는 것이므로 실손보험의 영역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보험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든 의학적 비급여의 건강보험 보장은 아직은 궁극적 목표일 뿐”이라며 “이미 실손보험 제도 개선을 통해 2018년부터 실손보험 특약 패키지 판매가 금지된다는 것은 주지된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비해 손보사들은 실손 특약 부과 상품 비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보험업계에서는 ING생명의 상장이 큰 화두였다. 5월 ING생명의 상장으로 총 25개 생보사 중 상장사는 동양생명·한화생명·삼성생명·미래에셋생명 등 5개사로 늘었다. 손보사는 17개사 중 9개사가 상장사다.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