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모나미 153 볼펜’ 창업자 아이디어로 탄생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모나미의 시그니처 제품인 ‘모나미 153 볼펜’은 올해로 57주년이 됐다. 153 볼펜은 한국 최초의 볼펜으로 50여 년의 역사 속에서 기능은 계속 업그레이드됐지만 디자인은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모나미는 그만큼 153 볼펜의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153 볼펜은 출시 당시 대단히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창업자인 송삼석 회장이 1962년 국내에서 열린 한 박람회에서 잉크를 찍어 쓰지 않고 사용하는 신기한 필기구를 보고 잉크 기술 연구에 매진, 숱한 시행착오 끝에 1963년 5월 1일 유성볼펜 모나미 153을 탄생시켰다.

1960년대는 잉크를 찍어 쓰는 만년필 타입의 필기구를 널리 사용하던 시절이었다. 잉크를 엎지르기라도 하면 애써 필기한 부분을 망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은행에서도 통장에 잉크를 엎지르는 일이 빈번했다. 휴대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송 회장은 육각 형태의 보디(볼펜 축)$헤드(선 축)$노크$스프링$볼펜심 등 총 5개의 꼭 필요한 부품으로만 이뤄진 단순한 구조의 제품을 만들었다. 이것이 153 볼펜인데 육각 형태는 잘 구르지 않고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안한 것이다.

153 볼펜은 언제 어디서나 메모할 수 있는 편리함과 잉크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혁신을 통해 잉크와 펜촉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당시 국민의 필기 습관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 속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볼펜 이름인 숫자 ‘153’에서 ‘15’는 15원이라는 뜻이다. 15원은 1963년 서울 시내버스 요금과 신문 한 부 가격과 맞먹는다. ‘3’은 모나미가 만든 셋째 제품이라는 뜻이다. 153 볼펜은 또한 현재까지 300원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대명사로도 꼽힌다.

153 볼펜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20만 자루다. 모나미 관계자는 “볼펜 길이 14.5cm인 153 볼펜의 1년 생산량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서울에서 뉴욕(직선거리 약 1만1000km)까지 갈 수 있는 길이가 된다”고 설명했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8호(2019.06.10 ~ 2019.06.1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