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 반려동물 일자리 : 4人 4色 인터뷰 : ②반려동물 행동교정사]
이주상 도그피아애견훈련소 소장 및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애완동물학교 교수
“반려동물 행동교정사, 반려동물 약자 위해 ‘배려’ 알려주는 일”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으로 반려동물 시장이 떠올랐다. 반려동물 산업의 확대로 장밋빛 미래가 점쳐지면서 2030 취업 준비생, 경력단절여성, 중·장년층에서 고령층까지 반려동물 직업군을 희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반려동물 산업 확대에 이견을 두지 않는다. 다만 관련 산업에 대한 창업 및 취업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펫코노미(반려동물과 경제를 조합한 신조어, Pet+Economy) 취업문, 두드려도 괜찮을까.

반려동물 산업에 일찍이 뛰어든 이들을 만나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반려동물 행동교정사 26년 차인 이주상 도그피아애견훈련소 소장 및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애완동물학교 교수와의 일문일답.

Q. 어떤 일을 하나요.

“반려동물 행동지도사는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고 훈련 지도하는 일입니다. 견종이나 훈련 방식에 따라 행동 지도도 판이하게 다른데요. 반려동물이 짖거나 물거나 배변 실수를 하거나 등의 문제 행동은 방문해 가르쳐줄 수 있지만 전문 훈련이 필요한 때에는 훈련소에서 교육합니다.”

Q. 왜 이 일을 하게 됐나요.

“어렸을 때 집이 젖소 200마리를 키우는 목장을 운영했어요. 자연스레 축산과를 나왔습니다. 사실 대학 시절에는 애견훈련사에 대한 생각이 딱히 없었어요. 그런데 개인 사정으로 숙식할 곳이 필요해 애견훈련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그때 상급 훈련사 자격증을 땄고요. 잠깐 다른 일을 한 적도 있는데 머릿속에 온통 훈련소를 차리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더라고요. 훈련에 따라 반려동물이 바뀌는 모습이 좋았어요. 결국 훈련소까지 차리게 됐습니다.”

Q. 노동환경이나 처우는 어떤가요.

“훈련소의 하루 일과는 아침 7시에 시작해 밤 11시 늦게까지 계속돼요. 반려동물을 먹이고 훈련을 하다 보면 쉴 틈이 없습니다. 훈련소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 주말도, 방학도 없이 반려동물 훈련하기 바쁩니다. 저 역시 대학 4년간 새벽 5시에 일어나 훈련하는 생활을 했어요. 작년에 제게 10명의 학생이 이 일을 해보고 싶다고 찾아 왔는데요. 제일 오래 견딘 친구가 나흘이었어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렇게 장밋빛 미래이지는 않아요. 최근 반려동물 장례 지도사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지만, 숙식 훈련의 경우 견사를 만드는 법이 강화되면서 허가 받기가 어려워졌어요. 방문 훈련도 한계가 있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지에서 하는 이들이 많다고 들었지만, '유명'해지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에요. 연예인이라고 다 많은 돈을 버는 게 아닌 것처럼요. 그렇다보니 저는 평생 직업으로 권하기 어렵다고 봐요. 아직까지는 실효성 없는 장밋빛 환상입니다."

Q. 그럼에도 이 일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해 조언이 있다면요.

“최근 들어 맹견이 사람을 무는 일이 자주 일어나 문제가 되고 있어요. 반려동물 행동지도사는 반려동물이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예절을 가르쳐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말하면 반려동물을 무서워하는 ‘약자’를 위해 반려동물에게 배려를 가르쳐 주는 일이죠.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불편해서 훈련을 신청할 정도면,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불편하겠어요. 누구를 위한 훈련인지를 생각하면,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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