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1132호 (2017년 08월 09일)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에서 제 역할 다할 것"

[인터뷰 = 양태영 테라핀테크 대표]
부동산 P2P 1호 테라펀딩 누적 상환액 763억원…기업별 ‘옥석 가리기’ 시작


(사진) 양태영 테라핀테크 대표. /테라핀테크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부도율 0%, 연평균 수익률 12.6%, 업계 최고 누적 투자액 1475억1300만원. 누적 상환액 763억원.’ 6월 30일 기준 테라펀딩의 성적표다. P2P 플랫폼 업체 중에서도 ‘으뜸’가는 성적이다.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P2P 플랫폼 산업은 최근 성장세가 커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 사이 사건사고도 많아지면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테라펀딩은 어떻게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업계 최고의 누적 상환액을 달성했을까. 테라펀딩을 이끄는 양태영 테라핀테크 대표를 만나 P2P 금융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부동산경매·IT 전문가 의기투합 

“2년 6개월 동안 대출과 상환 과정에서 사건사고가 한 건도 없었어요.”

서울 강남의 테라핀테크 사무실에서 만난 양태영 대표는 테라펀딩의 경영지표를 이 한마디로 압축했다.

최근 핀테크가 신산업으로 떠오르면서 핀테크의 대표 주자인 ‘P2P 금융 플랫폼’이 각광받고 있지만 사실 이 산업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테라펀딩은 그중에서도 첫 주자에 속한다.

“P2P금융 산업은 이제 조금 자리 잡은 단계예요. 아직 갈 길이 멀죠. 테라펀딩은 2014년 말 시작해 오늘까지 2년 6개월 동안 730억원을 상환했지만 아직 대출에서 상환까지의 과정을 한 바퀴도 다 돌지 못한 업체들이 태반이죠.” 

테라펀딩은 건축주와 개인 투자자를 연결해 주는 부동산 P2P 금융 서비스로 2014년 12월 출범했다. 국내 최초의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부동산 경매 전문가 양 대표와 정보기술(IT) 전문가 이성웅 부대표가 의기투합했다.

“은행 대출 창구에서 부동산 담보대출 업무를 담당하다가 경매에 눈을 떴어요. 회사를 나와 개인 경매를 시작했죠. 그러던 중 2013년 미국의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 관련 기사를 접했어요. 온라인에 부동산 투자 상품이 올라오면 회원 가입만으로 간단히 투자할 수 있는 모델이었죠. 바로 시장조사를 했는데 한국에는 규제 때문에 관련 모델이 없었어요.”

당시 국내에서 중소형 건축주들이 돈을 빌릴 수 있는 창구는 많지 않았다. 진입 장벽이 높은 제1금융을 제외하면 첫째가 저축은행인데 연 금리가 약 10%인데다가 건축자금(PF) 대출 50억원 이상의 규모를 선호해 이 역시 문턱이 높았다. 가까스로 조건을 맞춰도 대출 심사 절차에만 1개월 이상이 소요됐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소형 건축주들은 할 수 없이 담보대출·외상·대물·사채 등을 이용했다. 하지만 연금리가 약 30%에 달할 만큼 고금리인데다가 공사 지연, 사업 손실 위험까지 부담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중소형 건축주들이 건축자금 조달을 위해 지역 내 모든 저축은행을 돌아다녀도 거절당하기 일쑤에요. 은행에서는 10억원짜리나 100억원짜리나 똑같은 재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기왕이면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원하죠. 금융회사에서 중소형 건축 자금 대출은 그야말로 ‘돈 안 되는 대출’이거든요. 사정이 급할 때는 연 30%가 넘는 사채 자금을 끌어 쓰기도 하죠. 크라우드 펀딩을 접목하면 대출자(중소형 건축주)에게는 보다 낮은 금리를, 투자자에게는 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어요.”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테라펀딩의 대출 소요 기간은 최대 2주, 대출이자는 연 8~15%로, 새로운 대출형 크라우드 방식에 대출자와 투자자가 몰렸다.

지난해 업계 1위로 누적 투자액 300억원을 넘긴 뒤 올 초 1000억원을 돌파했다. P2P 금융이 누적 투자액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테라펀딩이 처음이다.

“2년 6개월 만에 1500억원의 대출금이 집행됐어요. 10만원씩, 100만원씩 십시일반으로 모아진 액수예요. 현재까지 이 금액의 절반 정도가 안전하게 투자자에게 돌아갔어요.”

테라펀딩의 대출 소요기간은 최대 2주, 대출이자는 연 8~15%다. P2P금융의 장점을 이용해 지점운영비용, 인건비, 대출영업비용 등 불필요한 경비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사금융보다 저렴한 대신 시중은행보다는 대출심사기간을 줄이는 것이 가능했다.

투자자들은 저금리 시대의 투자처로 테라펀딩을 찾았다. 이 회사의 평균 수익률은 10~18%다. 테라펀딩의 5월 23일 기준 1년 평균 세전 수익률은 12.50%다. 같은 조건으로 해외 채권형의 평균 수익률이 4.44%, MMF는 1.28%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자 수는 1만1761명, 재투자율만 63.6%다.

잘나가는 테라펀딩이지만 양 대표의 고민은 깊다. 최근 정부가 1인당 투자 한도 제한 등 규제를 강화한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시행한 이후 P2P 대출 규모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1인당 최대 투자 금액이 1000만원으로 한정되면서 P2P 금융 업체들은 현상 유지도 힘든 상황이에요. 상황이 악화되면 업체들이 투자자를 많이 모으기 위해 수익률로 유혹하는 등의 무리한 대출을 벌일 수 있어요. P2P 금융의 중금리 대출 강화 취지가 무색해지는 거죠. 시장의 논리에 맡기면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 적정한 금리에서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데 말이죠.” 


(사진) 양태영 대표가 서울 강남의 테라핀테크 사무실에서 펀딩 완료를 기념하는 의미로 종을 치고 있다. 이 회사는 펀딩 완료 시 종을 울려 이를 기념한다. /테라핀테크

◆“중금리 시장에서 제역할 해야”

그는 최근의 P2P 금융 시장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건축자금 P2P는 건당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보니 기존 신용 업체는 물론 신규 업체들까지 부동산 P2P 금융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에 다수 업체가 난립하면서 최근에는 고금리 대출을 실행한 업체가 한국P2P금융협회에서 제명당하는 등 사건도 발생했다.

“P2P 금융업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절대 ‘사고’가 나선 안 된다는 거예요. 가이드라인은 최소한의 요건만 담고 있고 관련법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까딱 잘못하다가는 고객 자금을 들고 사라지는 이도 생길 수 있어요. P2P 금융이 시장에서 고리 대부 업체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1금융권과 2금융권 시장 사이에서 건전한 역할을 한다는 사명감이 필요하죠.” 

양 대표는 안전하게 P2P금융을 이용하기 위해선 몇 가지 수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 준수 유무와 한국P2P금융협회 가입 여부다.

P2P협회 회원사는 협회 가입 시 P2P대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확인받아야하고, 대출내역을 공유하며 연 1회 외부 회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7월 현재 P2P협회 회원사는 55개다. 

물론 P2P금융은 고수익을 제공하는 만큼,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 양 대표는 이러한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각도의 크로스 체크를 선택했다. 특히 4가지의 상환재원 충족 시에만 대출이 가능하도록 리스크 모델을 짰다.

△준공 후 건물의 예상 감정가격을 산출하는 대환대출 여부 △분양 가능성과 적정 분양가를 산출해 분양대금으로 상환이 가능한지 여부 △경기하락으로 인한 대환대출 또는 분양실패 시 전세 전환을 통한 상환가능 여부 △마지막으로 유사 부동산 경매 및 공매의 낙찰사례를 분석해 원금손실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경매 및 공매 분석 평가다.

이러한 4가지 리스크 모델을 통해 원금 일부의 손실 가능성은 있을 수 있지만, 전액 손실은 불가능하다는 게 양 대표의 주장이다.

“연체율과 부도율 관리가 제일 중요해요. 테라펀딩은 대출심사뿐 아니라 건물 준공 과정을 관리해 완공까지 무리가 없도록 공정 관리에 최선을 다합니다. 보통의 경우 공정 관리는 외주를 맡기지만, 테라펀딩은 직접 공정을 관리합니다. 현재 삼성물산, 롯데건설, 한미글로벌 출신 공정관리 전문가들을 통해 관리감독과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공기(공사기간)가 제대로 진행되는 경우에 대출자금을 내주는 식이죠. 투자자들은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볼 수 있습니다.”

양 대표의 목표는 앞으로도 ‘연체율 0%, 부도율 0%’다. 대출자와 투자자가 모두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최우선 가치를 연체율과 부도율 0%에 담겠다는 의미다. 회사의 정중앙 벽면에도 이를 기재한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다.

“거창한 포부는 없어요. 현재 P2P 금융은 기존 금융회사가 하지 못하는 중금리 영역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죠. 앞으로도 이 시장에서 연체율 0%, 부도율 0%를 달성하고 유지하는 게 목표예요.”

☞약력 1983년 부산 출생. 2007년 HSBC은행 부산지점 여신센터 입행(부동산 담보대출 영업). 2007~2014년 경매 투자(개인 경매 투자 8년). 2014년 12월 테라핀테크 설립.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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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8-0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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