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트렌드]
갤럭시 S8, G6 등 신작 ‘디스플레이’ 강조…아마존·구글도 콘텐츠 지원사격
스마트폰 스크린 비율 ‘100%’ 위한 항해
(사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월 27일 열린 'LG G6' 공개 행사에서 참관객이 촬영기능을 살펴보고 있다.

[한경비즈니스=최형욱 IT 칼럼니스트]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8’과 LG전자의 ‘G6’가 출시되면서 디스플레이 비율과 베젤 없이 스마트폰을 만드는 ‘베젤 리스’ 기술이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전면 보디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스마트폰 스크린 비율(SBR : Screen to Body Ratio)’이란 용어도 등장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디스플레이를 5.7인치 이상의 대화면으로 키웠다. 대화면과 디스플레이 비율, 베젤 리스와 SBR은 과연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을까. 두 업체는 왜 동시에 디스플레이를 강조하는 제품을 출시한 것일까.

◆중국이 부른 대화면의 시작

대화면의 시작은 2011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라고 할 수 있다. 5.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이 제품은 당시 4.5인치 전후의 스마트폰 시장에 대화면의 장점을 선보이며 등장했다. 하지만 83mm의 가로 폭 길이는 소비자들이 한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는 크기였다.

오히려 대화면 제품에 대한 발전은 삼성전자의 노트 시리즈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찾게 된다.

특히 2013년에 들어서면서 ‘가성비(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와 5인치 이상의 큰 화면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중국 스마트폰 제품들이 줄줄이 등장하게 되고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화면의 크기가 6인치를 넘어서는 제품까지 등장하고 인기를 끌면서 제조사는 물론 소비자들도 디스플레이의 대형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여기에 4인치 이상은 절대로 만들지 않겠다던 애플이 ‘아이폰 6’와 ‘아이폰 6플러스’를 통해 4.7인치와 5.5인치의 큰 화면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대화면 경쟁이 불붙게 된 것이다.
화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큰 화면으로 좀 더 시원하고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얻게 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손으로 쥐고 사용하기에 부담스러운 가로 폭 길이를 마주하게 된다.

화면이 커지면서 좌우 베젤의 폭이 커지는 요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일단 터치스크린패널(TSP)의 배선이 증가된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에 올라가는 TSP는 사용자가 조작하는 터치를 감지하기 위해 X축과 Y축으로 투명 전극을 두고 사용자가 화면을 터치했을 때 전극 차를 감지한다.

이렇게 감지된 결과 값은 디스플레이 좌우 끝에 자리한 배선을 통해 전달된다. 결국 화면이 커질수록 배선의 수가 많아지고 그에 따라 좌우 폭 또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스크린 비율 ‘100%’ 위한 항해
또 다른 이유는 디스플레이를 덮는 강화 유리의 좌우 부착 면적이 증가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크기가 커질수록 외부 충격이나 이물질 등에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중 특히 각각의 컴포넌트가 부착되는 부분이 외부 충격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약점을 피하기 위해선 결국 부착 부분의 면적을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늘릴 수밖에 없고 이는 좌우 베젤 두께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

상하 부분의 베젤은 좌우의 베젤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스마트폰 윗부분은 전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와 근접 센서와 같은 센서 종류들, 통화할 때 사용하는 스피커까지 많은 부품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랫부분은 홈 버튼과 이어폰 잭, 충전 단자까지 덩치가 큰 부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디스플레이의 뒷면으로 모든 부품을 배치하면 사실 상하 베젤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그러면 스마트폰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 S8’이나 ‘G6’ 모두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많은 부품들이 두께를 줄이고 크기를 줄이는 기술 개발을 감행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과 같은 콤팩트한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줄인 베젤 기술의 결과는 SBR로 나타난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S8’이나 ‘G6’의 SBR은 약 84%다. 이런 비율은 기존 제품인 ‘아이폰 7’의 스크린 비율인 67%, ‘갤럭시 S7’의 76%와 비교했을 때 디자인의 콤팩트함과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몰입도 측면에서 보다 더 완벽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개발에도 하나의 문제가 발생한다. 대화면 경향을 좇기 위해 화면을 키우면 디스플레이 크기 자체 때문에 스마트폰의 폭이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스마트폰 시장조사에서 소비자들은 대화면 스마트폰을 원하지만 또 한손으로 동작이 가능한 제품을 원하는 사실상 모순된 결과를 본 적이 있다. 또한 실질적으로 한손 조작을 위해선 폭이 70mm 전후일 때 가장 안정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도 시장조사 결과에서 나온 결론이었다.

결국 제조사들은 화면의 세로 폭은 키우면서 가로 폭은 키우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그 결과 기존 16 대 9의 고화질(HD) 표준 화면 비율에서 18 대 9(2 대 1)의 비율을 의미하는 ‘유니비지엄(Univisium)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게 된다.

이처럼 기존보다 세로가 늘어난 디스플레이의 채택은 분명 소비자들에게 좀 더 큰 화면이지만 폰 자체가 커 보이지 않는 느낌을 주고 이는 실제 수치에서도 나타났다. 이번에 발표된 ‘갤럭시 S8’은 5.8인치 디스플레이지만 68.1mm의 폭을 갖고 있다. ‘갤럭시 S8플러스’는 6.2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73.4mm의 폭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5.7인치의 ‘갤럭시 노트7’의 73.9mm나 5.1인치인 ‘갤럭시 S7’의 69.6mm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콤팩트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구글의 지원, ‘2 대 1 생태계’ 구축

과거 전작보다 길어진 화면인 ‘아이폰 5’가 출시됐을 때 이용자들은 다양한 패러디를 선보이며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을 조롱했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콘텐츠에서부터 변화가 불고 있다. 영상 제작 및 유통 플랫폼인 넷플릭스나 아마존이 2 대 1 화면 비율의 시리즈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예컨대 넷플릭스의 ‘프런티어’나 ‘하우스 오브 카드’, 아마존의 ‘트랜스페어런트’와 같은 드라마들이 2 대 1 화면비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또 기존 영화는 2.20 대 1이나 2.35 대 1의 형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를 지금의 16 대 9(1.78 대 1) 스마트폰으로 즐기면 상하 부분이 검정색으로 크게 덮이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18 대 9(2 대 1)로 하면 이보다 훨씬 꽉 찬 화면으로 기존의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이에 더해 2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가장 든든한 지원군도 등장했다. 바로 구글이다. 구글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S8’이 발표되는 날 자사의 안드로이드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2 대 1 이상의 비율에 대응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것을 권고했다.

또 기존에 출시된 애플리케이션은 이러한 화면비의 대화면의 장점을 살리고 호환에 문제가 없도록 수정할 것을 함께 권고했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나올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 모두 기존보다 길어진 화면비를 지원하는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대화면과 베젤 리스, SBR과 같은 용어가 좀 더 자주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제품인 ‘아이폰 8(가칭 아이폰 X)’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는 루머가 제기되면서 베젤이 없는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제조사인 샤오미는 91.3%가 화면으로 덮인 ‘미믹스’를 이미 출시했고 최근 93~100%의 화면으로 이뤄진 ‘미믹스 2’가 나올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을 만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이미 대화면에 화면이 보디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제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스크린으로 100% 뒤덮인 스마트폰을 사용해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머지않게 느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