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studying abroad
자녀 유학, 최신 트렌드는
[한경 머니 =배현정 기자] 자료 및 도움말 미래교육연구소

한국인이 가장 많이 유학 가는 나라는 ‘중국’

인천에 사는 주부 송 모(48) 씨는 두 딸을 중국 국제학교를 거쳐 최근 미국 사립학교로 유학을 보냈다. 송 씨는 “미국에 가서도 두 딸의 중국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된다”며 “학교에 중국인 학생이 많아 중국어로 얘기가 잘 통하고, 제2외국어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유학 가는 나라는 ‘중국’이다. 교육부의 ‘연도별 한국인 유학생 현황 통계’를 보면 2018년 기준 한국인 유학생 22만930명 중 28.9%인 6만3827명이 중국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5만866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2016년부터 미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미래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의 진로 유형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다. 중국 대학에 진학하려는 그룹, 미국 등 영어권 국가의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그룹, 국내 대학으로 돌아오려는 그룹이다.

이들이 진학하는 중국 내 학교는 크게 로컬 스쿨과 인터내셔널 스쿨로 나뉜다. 로컬 스쿨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학교들 가운데 ‘국제반’을 편성해 외국인의 입학을 허용한 학교다. 중국의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중국 당국의 교과과정을 따른다.

인터내셔널 스쿨(국제학교)은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각 국가의 인가를 받아 중국 정부와 합작으로 설립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는 중국에 있지만, 미국 등 해당 국가의 교과과정을 따르며 과목의 80% 이상을 영어로 수업한다.

학비와 기숙사비 등 총비용은 국제학교가 상대적으로 높다. 최상위 국제학교의 학비는 연 5000만 원을 훌쩍 넘기며, 대개 2000만~3000만 원 이상이다. 반면 외국인 입학을 허용하는 중국 로컬학교 국제반의 평균 학비는 연 5만∼ 10만 위안(약 855만∼1710만 원)으로 국제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중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중국 로컬학교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거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영어권 대학 진학이 목표라면 국제학교 진학이 유리하다. 근래 중국 유학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대학이나 대학원 과정의 학위과정에선 여전히 미국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이다. 전체 유학생 수는 중국이 앞서지만, 어학연수 등을 제외한 학위과정 유학생 수는 미국(4만6551명)이 중국(2만3485명)의 2배 규모다.

중국 내 국제학교는 영어로 교과과정을 가르치기 때문에 영어권 대학에 진학하는 데 문제가 없고, 국내 대학으로 돌아올 때도 검정고시를 보지 않고 지원이 가능하다. 진로 목표에 맞는 어떤 중국 학교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자녀 유학, 최신 트렌드는
국내 비용으로 가능한 해외 대학은

유학생 가정에서 고민하는 것은 크게 2가지다. 학생이 해외 교육에 잘 적응할 수 있느냐, 부모가 재정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느냐다. 미국의 경우 사립대학은 학비가 연간 5000만~6000만 원, 주립대학은 학비가 연간 3000만~4000만 원이 들어간다. 기숙사비나 홈스테이, 보험료 등 생활비로 1000만 원이 추가된다.

막대한 비용 때문에 미국 유학을 주저하는 부모들 가운데는 ‘가성비’ 높은 유학 국가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비가 무료이면서 교육 수준이 높은 곳으로는 독일과 노르웨이가 대표적이다.

독일 대학 가운데 영어로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은 30곳 이상이다. 다만 지원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최근 독일은 유학생에 대한 입시 요건을 변경했다. 나라별로 지원 요건이 다른데, 한국 학생보다 미국 학생에게 요구하는 조건이 더 강화됐다. 한국 학생이라면 고교 3년 동안 60점 미만의 과목이 없어야 하며, 수능 평균 4.4등급 이내여야 하고, 토플성적 8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미국 고교생이라면 GPA 3.0 이상으로 주요 과목(영어, 수학, 과학, 사회, 제2외국어 등) AP 과정을 이수하고 시험 성적을 획득해야 한다.

노르웨이는 학생들의 사회적·경제적 배경과 상관없이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제 학생들에게도 무료 교육의 기회를 준다. 다만 독일에 비해 영어로 개설된 학부에 전공과목이 제한적인 편이다. 노르웨이 대학 학부 과정은 고등학교가 3년인 한국과 중국 등에서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친 상태에서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국내 대학 학비 수준으로 진학할 수 있는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의 영어 전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홍콩에는 한국의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뛰어넘는 월드 클래스 명문 대학들이 포진해 있다. 홍콩대, 홍콩과기대, 중문대 등은 세계 대학 랭킹 50위권 이내에 들어간다.

일본 와세다대는 국제교양학부(SILS) 외에 정경학부(EDESSA), 사회과학부(CJSP), 문화학부(JculP), 융합이공학부 등이 영어로 학생들을 선발한다. 게이오대도 환경정보학부(GIGA)와 정경학부(PEARL) 등 2개 학부에서 학생을 영어로 모집한다.

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대표는 “유학생들에게 미국, 영국 등의 선호도가 높지만, 홍콩이나 독일 등의 소재 대학들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역량이 뛰어난 학생들의 훌륭한 유학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1호(2019년 08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