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 떡볶이의 메카였던 신당동이 '힙당동'으로 부상하고 있다. 3040 남성들이 신당동 상권의 큰손으로 자리잡았으며, 20대 매출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부동산 BIGDATA]
사진=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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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이른바 MZ(밀레니얼+Z) 세대가 많이 방문하는 상권은 ‘개성 있고 신선하다’는 뜻의 신조어 ‘힙하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붙는다. ‘힙지로(힙하다+을지로)’ 상권이 그랬고, 근래에는 ‘힙당동(힙하다+신당동)’ 상권이 그 바통을 이어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즉석 떡볶이의 메카’였던 신당동이 2024년에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신당동 상권을 살펴보았다.
“떡볶이가 다가 아냐”… ‘힙당동’이 뜨는 이유
먼저 오픈업을 통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신당동 상권의 월평균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신당동 상권의 매출 규모는 2020년까지 월평균 약 90억~100억 원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1년 말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해 약 180억 원 수준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떡볶이가 다가 아냐”… ‘힙당동’이 뜨는 이유
신당동 상권의 최근 1년간(2023년 3월~2024년 2월) 업종별·월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외식업 비중이 꾸준히 절반을 상회하고 있다. 이 상권에는 떡볶이 타운과 황학동 중앙시장이 있어 외식업 매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건물별 매출액 기준으로는 상위 3개 건물이 모두 떡볶이 타운에 포진해 있어 원조 먹자 골목의 명성은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식업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소매 업종에서는 대부분 편의점이 차지하고 있고, 서비스 업종에서는 주유소 매출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떡볶이가 다가 아냐”… ‘힙당동’이 뜨는 이유
지난해 신당동 상권의 전년 대비 업종별 매출 증감 데이터를 살펴보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업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약 21% 상승했고, 소매(15%)와 서비스(18%), 오락(6%) 업종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다. 반면 의료(-8%) 업종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고, 교육(-30%), 숙박(-39%) 업종은 큰 폭으로 매출이 줄어 타격을 입었다. 한편, 신당동 상권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외식업 매출 비중은 2022년 52%에서 지난해 54.9%로 소폭 증가해 외식업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떡볶이가 다가 아냐”… ‘힙당동’이 뜨는 이유
한편, 신당동 상권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돈을 많이 쓰고, 어떤 사람들이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지 파악해보았다. 신당동 상권의 큰손은 ‘3040세대 남성’이었고,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대가 급격히 몰리는 상권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단적인 예로 20대가 가장 많이 찾는 즉석 사진관 월평균 매출은 2022년까지 500만~10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들어 매출이 급증하면서 2023년 연말에는 월평균 매출 4000만 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행에 민감한 세대인 만큼 지속가능성은 지켜봐야겠지만 ‘힙당동’의 이미지를 만든 것이 결국 20대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20대가 신당동 상권의 큰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신당동 상권은 지하철 2·6호선이 교차해 유동인구도 많지만 주거인구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신당동 상권 인근 지역의 주거인구는 약 1만8000명이었다. 특히 60대 이상의 노년층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지역 주민을 공략하고자 하는 예비 창업가라면 이들을 타깃으로 할 필요가 있다.
“떡볶이가 다가 아냐”… ‘힙당동’이 뜨는 이유
연령대별로 많이 찾는 지역을 오픈업 매출 히트맵으로 살펴본 결과, 차이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20대는 신당역 1번 출구와 12번 출구 사이에 위치한 싸전거리와 떡볶이 타운 방문 비중이 높고 중앙시장 방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30대는 떡볶이 타운과 중앙시장 방문 비중이 모두 높게 나타났고, 매출 발생 범위도 훨씬 넓게 나타났다.

40대는 중앙시장 방문 비중이 가장 높고, 이어 떡볶이 타운과 주택가 인근에 위치한 배후지 상권 방문 비중도 높은 편이었다. 50대는 중앙시장과 배후지 상권 방문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 20대와 대조를 이뤘다.
“떡볶이가 다가 아냐”… ‘힙당동’이 뜨는 이유
마지막으로 신당동 상권은 전 연령대가 많이 찾고 유동인구와 배후지 인구까지 풍부하다는 특징을 반영하듯 주중·주말 간 매출 편차가 서울 주요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여기에 점심시간대 매출이 가장 높았고, 번화가 상권과 다르게 일찍 문을 닫는 상점들이 많다 보니 저녁시간 이후가 될수록 매출은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지금까지 오픈업 데이터를 통해 유동인구와 배후 인구를 모두 갖춘 신당동 상권이 전 연령대가 다양하게 찾으며 매출이 늘면서 어떻게 ‘힙당동’ 상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공존하고 외식업 비중이 높은 상권인 만큼 이 지역에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 창업가라면 다양한 연령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템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황창희 핀다 오픈업 프로덕트오너(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