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업체만도 3백여개...상위 4~5개 업체가 70% 이상 장악

‘싱글족=결혼정보회사의 잠재회원(?)’요즘 솔로족은 평생 혼자 살겠다는 독신주의자와는 차별화된 특성을 지닌다. 결혼에 대한 의사가 있든 없든 현재의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것이 요즘 싱글족들의 특징. 따라서 싱글족들이 늘어날수록 결혼정보회사의 잠재회원도 증가하는 셈이어서 결혼정보업계는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더 회원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쟁’ 중이다.업계에서 보는 맞선시장의 규모는 300억원 이상. 소위 ‘마담뚜’로 불리는 전문중매쟁이까지 합치면 그 숫자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결혼정보업체로 등록돼 있는 것만 300여 개로 추정하고 있다.이 중 상위 4~5개 업체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듀오, 선우, 닥스클럽, 피어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의 순위를 매기는 데 있어서는 각 업체들이 옥신각신할 정도로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을 반영하듯 각 업체가 강조하는 결혼정보업의 포인트가 다르다.지난 95년 설립된 듀오는 매출규모와 회원수에서 업계 1위다. 회원수 4만7,000명에, 지난해 매출은 126억원을 기록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얘기다.이 회사의 양적 성장이 급속하게 진행된 것은 지난 97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부터. 고학력 여성들이 취업난을 피해 결혼을 선택하면서 결혼정보업계 전체가 성장의 기회를 맞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싱글족 증가는 결혼정보회사의 양적 팽창보다 이들 업종의 트렌드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들 회사는 대부분 일반 미혼회원과 만혼팀, 재혼팀, 노블레스로 대표되는 VIP회원팀 등으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듀오의 경우 신규회원이 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최근에는 만혼팀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37세 이상의 남성회원과 33세 이상의 미혼여성회원이 만혼팀의 구성원.특히 전문직 독신여성의 증가가 사회적인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능력을 갖춘 여성 만혼회원들이 많다는 것이 회사측의 말이다.‘한국과 터키의 미혼남녀의 만남.’91년 설립된 선우의 경우는 듀오와 달리 결혼성사율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벤트도 사회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들을 기획한다는 주장이다. 터키 이스탄불투어로 진행되는 8월 이벤트 역시 한국과 터키의 우정을 남녀간의 만남으로 승화시킨다는 의도에서 기획했다.고객이 환불을 요구하는 비율이 5%로 낮고, 결혼이 성사된 회원도 4,200여 명으로 업계 최고라는 점이 선우가 강조하는 특징이다. 이웅진 선우 대표는 “경영학이 아닌 인간학의 논리로 봐야하는 것이 바로 이 업종”이라며 “감정과 사랑이 오가는 업종인 만큼 단순히 경제논리를 적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닥스클럽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출발해 업계 최초로 기술벤처 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내세운다. 또 피어리는 VIP고객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에 회원 중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처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신생 업체들은 아예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올 들어 뉴스에 자주 등장한 이혼율의 증가 역시 틈새를 노리는 신생 결혼정보업체에는 기회로 작용한다. 재혼전문업체 ‘행복출발’은 98년에 설립된 업체로 회원수는 총 1만여 명이다.이혼율의 증가가 싱글족 증가의 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반영하듯 이 회사 회원의 연령층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회원의 비율은 40대, 30대, 50대 순이지만 최근에는 30대가 늘면서 20대 회원까지 이 회사를 찾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유학생 전문 결혼정보회사도 등장했다. 지난해 4월에 문을 연 퍼플스는 유학 중이거나 유학을 마친 사람들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학생들이 해외에서 한국인 배우자를 만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립 계기다.김유영 퍼플스 대표는 “헤드헌팅과 경력관리 등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유학생 커뮤니티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신생업체로서의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