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354호 (2002년 09월 16일)

“기업고객 목소리 경청해 최고은행 만들겠다”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심훈

부산은행장

‘발로 뛰는 은행장.’

한국은행 감사, 부총재 등을 역임하며 중앙은행에서 35년간 근무한 후 지난 2000년 부산은행장으로 부임한 심훈 행장(61)은 은행 안팎에서 이렇게 불린다. 일선 지점장과 임원들이 힘들어할 정도로 수시로 기업체를 방문하는 바람에 얻은 별명이다. 한은 부총재가 지방은행장으로 부임하는 것은 예전에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심행장은 “한은에서 쌓은 경력을 현장에서 펼쳐 보이겠다”며 결단을 내린 것이다.

심행장은 부산은행 경영의 최우선 목표를 “고객과 주주 이익 극대화”라고 강조했다. 심행장의 경영철학은 부산은행의 지난 상반기 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983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으며, 연말에는 1,700억원대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자산규모 15조원대의 지방은행이 이 같은 순익을 올린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다. 부산은행은 이와 함께 지난 8월28일 금융감독원이 선정한 민원처리 우수은행으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 8월27일부터 중국 칭다오를 방문하고 돌아온 심행장을 9월3일 부산은행 집무실에서 만났다.

중국에 다녀오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중국 최대 상업은행인 공상은행과 업무제휴를 위해 다녀왔습니다. 지방은행이 중국 은행과 포괄적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상은행은 중국 최대 은행으로 직원수만 43만명에 달하고 지점수는 21만개입니다.

두 은행은 앞으로 양국간 송금액 수령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용장개설시 신속한 통지를 해주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각자의 거래기업에 대한 상호 신용조사 및 조회도 실시하고 양 은행간 직원교류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오는 9월29일부터 시작되는 부산아시안게임 기간에는 중국 공상은행이 부산은행에 직원을 파견,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중국관광객 안내데스크’도 설치, 운영할 계획입니다. 공상은행과 업무협력이 확대되면 부산ㆍ경남 기업체의 현지공장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이 폭넓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외 유수은행들과의 업무제휴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하던데.

지난 6월 초 일본의 최우량 지방은행인 시즈오카은행과 야마구치은행을 방문해 폭넓은 대화를 나눈 바 있습니다. 이들 은행과 우선 경영과 관련된 정보를 교환하고, 직원연수 상호방문 등 인적교류부터 추진키로 했습니다.

또 지역밀착 등 경영전략 관련 정보와 선진금융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IT 관련 정보공유 등을 위한 구체적 사업을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올 하반기에는 미국의 우량 지역은행인 와코비아(Wachovia)뱅크를 방문해 지역사회 공헌활동, 즉 지역밀착 경영전략과 PB(Private Banking)영업모델, 신용관리 시스템, 영업점 후선업무의 집중화 등 선진금융제도에 대해 벤치마킹하고 국제금융 업무의 상호교류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런 시도는 미국이나 일본의 지방은행들이 대형 은행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틈새시장에 어떻게 특화하고 전문화하면서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달성하고 있는지 배워 은행경영에 반영시키기 위한 작업입니다.

현장에 자주 가신다면서요.

부산ㆍ경남의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공장들도 가능하면 직접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은행이 도와줄 게 없는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은행의 경영환경이 예전과는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앉아서 고객을 기다릴 상황이 아닌 거죠. 이번에 공상은행과 업무제휴조인식을 하고 난 뒤에도 칭다오, 톈진, 상하이 지역에 있는 부산은행 거래업체의 중국 현지공장 10곳을 방문해 현황을 파악하고, 현지 영업활동에 대한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돌아왔습니다. 지점장도 열심히 뛰고 있지만 은행장이 기업의 현실을 들으려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싶어 기회가 닿는 대로 기업방문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산은행이 지역에 봉사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요.

우리 부산은행은 지역에 뿌리를 둔 지방은행으로서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대형 시중은행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지역과 명운을 같이해 나간다는 것이 기본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이익이 나면 주주에 대한 적정수준의 배당과 함께 고객 및 지역사회 에 어떤 형태로든 환원할 계획이며, 또한 이렇게 지역과 함께 공존ㆍ공생하며 발전해 가야 한다는 것이 CEO의 경영철학입니다.

특히 부산광역시 금고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부터 지역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프로그램인 ‘내고장 사랑 21 Program’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실적도 사상 최대였지만 올 하반기도 중요할 것 같은데.

은행의 가치는 결국 주가가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주가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나타내는 거울이어서 기업이 투명하게 경영을 잘했을 때 시장에서 적절하게 반영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부산은행의 올 연말 순이익은 약 1,650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22.3%에 달하게 됩니다. 또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2.35%,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2.38% 등 말 그대로 우량은행으로서의 펀더멘털을 갖출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별도로 주가관리를 하지는 않지만 최근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연말 부산은행의 주가를 1만원 선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