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남산순환로를 따라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다보면 절로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이 분위기를 계속 잇고 싶거나 무언가 특별한 가을 이벤트 또는 선물을 계획하고 있다면 남산 주변에 있는 와인전문점 젤(Jellㆍ옛 젤 델리카트슨)을 추천한다.지난 92년에 오픈한 젤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전문점으로 이곳을 통해 국내 와인문화가 퍼져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1,000여가지의 와인을 눈과 입으로 직접 맛볼 수 있다. 특히 젤에서 판매되는 와인은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국내에서 가장 맛있고 가장 저렴한 양질의 와인을 구할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와인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망설일 필요는 없다. 젤에 가면 와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독일에서 학업을 뒤로하고 유럽 와인을 공부하고 돌아온 이제춘 사장(52)이 따뜻하게 맞이해줄 것이기 때문이다.와인하면 종류가 많고 용어가 어려워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 그래서 ‘와인 한잔 하시죠’ 하면 겁부터 먹고 본다. 하지만 와인은 수학과 과학처럼 어려운 대상이 아니다. 아름다운 색을 지닌 와인을 예쁜 잔에 살짝 담아 입에 넣으면 인간의 본능이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비용 걱정은 잠시 접어놓아도 괜찮다. 1만원대부터 판매되는 양질의 와인이 젤 창고에 가득 쌓여 있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와인 한 잔이 아닌 와인 한 병에 가격이 1만원대라는 것을 잊지 말 것. 또한 매주 일요일에는 와인 무료 시음회가 하루 종일 열린다. 이때는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고급 와인을 무료로 맛볼 수 있다. 때문에 전국에 있는 와인 마니아들이 모여들기도 한다.젤은 2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세계 각지에서 들여온 와인이 자신을 감미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고 손님들의 시음을 위해 바까지 마련돼 있다. 따라서 바로 즉석에서 와인의 맛을 볼 수 있다. 또 영화에서 봄직한 멋진 와인창고인 셀라가 있어 눈요기로도 충분하다.젤 2층에는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유럽풍의 와인클럽이 있다. 1층에서 고른 와인을 들고 올라와 남산이 내다보이는 창가에 앉아 와인잔을 들면 와인이 아닌 가을을 마시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특히 이 클럽은 외국인과 증권사,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젤에서 저렴하고 많이 팔리고 있는 와인은 샤토 드 보이삭(Chateau de Boissacㆍ8,900원)과 노티지 힐(Nottage Hillㆍ1만2,900원), 포르타(Portaㆍ1만1,900원), 알콧 릿지(Alcott Ridgeㆍ9,900원), 새크리트 힐(Sacred Hillㆍ7,990원) 등이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와인은 그랑 클루 클라세(Grand Cru Classe 1855ㆍ20만원대)이다. (www.jell-wine.co.kr·02-797-6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