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결제시장의 파죽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 휴대전화 결제사업은 현재 전체 소액 유료 콘텐츠 결제 중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인터넷 유료화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규모 또한 2001년 900억원, 2002년 2,700억원에 이어 2003년에는 4,700억원을 기록, 연 평균 100%대 성장을 구가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7,000억원 이상의 규모를 예상할 만큼 낙관적이다.오프라인 영역 진출도 가속화지난 2000년 이전까지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결제수단은 전자화폐인 선불카드와 전자지갑이 주도했으나 2001년부터 휴대전화 및 ARS 결제 등 후불형 결제서비스 방식이 기존 전자화폐 영역을 잠식,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용자층을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 결제서비스는 회원가입이나 별도의 카드를 구입, 충전할 필요 없이 휴대전화번호만 입력하면 인증과정을 거칠 수 있는 등 편의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ARS, 신용카드 등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유출과 도용 가능성이 적고 별도의 청구서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어 대표적인 소액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현재 이 시장은 모빌리언스, 다날, 인포허브 등 이른바 ‘빅3’가 전체시장의 95% 이상을 분할하고 있는 상황. 이중 모빌리언스가 43%(2003년 11월 말 기준)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선두로 나서고 있으며 다날, 인포허브 등도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모빌리언스의 경우 휴대전화 결제서비스인 엠캐쉬를 비롯해 기존 ARS 결제는 물론 KT지능망을 이용한 ‘KT폰빌’ 등 유무선 결제사업을 아우르고 있으며, 올해 370억원의 매출을 기대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3개 핵심부서로(멀티미디어, 앰커머스, 엠콘텐츠)로 내부조직을 재편한 다날 또한 소액 결제서비스인 텔레디트의 누적결제액이 2003년 2,000억원을 넘어섰고 다날과 마찬가지로 매출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는 인포허브 역시 휴대전화 결제 부문(와우코인)이 지난해에 비해 160% 가량 성장하는 등 전체매출에 있어 여전히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더불어 사용영역의 확대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시장을 주도한 분야는 2002년과 마찬가지로 아바타,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분야였다. 게임의 비중은 전체 휴대전화 결제 규모 중 2002년 39%에서 2003년에는 56%(2,590억원)로 17%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휴대전화 결제는 온라인 콘텐츠뿐만 아니라 신문대금, TV수신료, 시험료 수납, 각종 공과금 등 생활 속의 틈새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실물시장까지 목표로 두고 있어 관련업계 역시 영역확대라는 차원에서 오프라인 영역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다날은 휴대전화로 부조금을 낼 수 있는 부조금 결제서비스인 ‘부주닷컴’을 오픈해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선 순발력으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결혼을 비롯해 돌, 회갑, 장례 등 경조사금은 물론 성금 및 회비 수납에 이르기까지 결제영역을 일상생활 속에 더욱 근접시킨 것으로 휴대전화 결제의 본격적인 오프라인 진출사례로 평가받고 있다.한편 이들 3사는 지난해 10월 국내 모바일산업의 최대 이슈였던 ‘무선인터넷망 개방’과 관련 과금대행 전문업체로 선정돼 ‘장기성장’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해 인포허브 홍선경 홍보팀장은 “망 개방은 휴대전화 결제 시장에 있어 분명 호기이지만 개별 CP의 입장에서 보면 이동통신사 외에 대형 포털들의 시장 진입으로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며 “초기 무선 콘텐츠 유료화를 이끈 마케팅과 기획 노하우로 메이저 업체가 할 수 없는 틈새시장 및 해외시장 발굴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보안과 기술의 표준화 해결 시급결제업체들에 따라 온라인게임, 벨소리 등 주력 콘텐츠는 다르지만 CP업체와의 제휴 및 관리는 무엇보다 철저해야 한다. 현재 주요 3사는 각각 1,000~1,400여개의 CP업체들과 제휴하고 있다. 일부 CP업체들은 결제서비스 업체들을 복수 확보하기도 하나 이는 백업용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휴대전화 결제 시장을 확대시키기 위한 협력은 CP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와 NHN, 다음 등 13개 주요 유료 포탈업체들은 소액결제시장 활성화를 위해 결제 3사와 공동 프로모션을 전개, 인터넷 유료시장 확대와 이동통신 부가서비스 확산을 도모하기도 했다.시장의 성장에 따라 휴대전화 결제서비스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결제 보안 및 기술의 표준화이다. 휴대전화 결제는 이동통신사와 수많은 CP업체간의 복잡한 관계로 인해 불법인증을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결제업체들이 보안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보다 완벽한 보안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의 표준화 경쟁을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제도화 추진을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업체들간의 과당경쟁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시장점유율을 위한 경쟁적인 수수료 인하, 특허분쟁 등은 다분히 ‘제 살 깎아먹기’ 현상으로 여겨진다. 인포허브의 홍선경 홍보팀장은 “특허 및 원천기술과 관련된 보호장치가 전무하다”며 사업확장을 위한 업체간의 무조건적 경쟁 현상을 꼬집었다.사업다각화 및 해외진출을 위한 업계의 행보도 분주하다. 내년도 휴대전화 결제 분야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노리는 모빌리언스는 결제부문에 치우친 매출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형 SMS, 온라인복권, 유무선 CA(Contents Aggregator)사업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은 물론 제휴사와의 시너지를 통한 수익다변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중국과 일본지사에 이어 올 3월 미국지사를 설립해 결제솔루션의 해외진출을 본격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주요사업인 벨소리와 휴대전화 결제 외에 모바일게임,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 사업영역을 더욱 다각화하고 있는 다날은 지난해에 신설된 멀티미디어사업부를 중심으로 모바일 방송, 동영상서비스 등 종합적인 콘텐츠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위해 모바일 영화는 물론 극영화 제작까지 추진할 정도로 의욕을 쏟고 있다.벨소리 및 통화연결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인포허브는 음원개발을 위한 라이선스팀을 별도로 운영, 영화 OST 음원의 독점공급 계약, 인기가수들의 모바일 기획, 기업홍보링 제작 등 차별화된 영업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또한 휴대전화 결제서비스의 중국진출도 모색하고 있다.업계는 휴대전화 결제시장이 특별한 마케팅이나 홍보 없이 고객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성장해 왔다는 점을 감안, 다양한 연령층을 확보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지원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