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605호 (2007년 07월 09일)

‘항생제 대체제 개발, 꿈 아닙니다’

기사입력 2007.07.03 오전 11:31

‘항생제 대체제 개발, 꿈 아닙니다’
오래전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의 상처에 된장을 바르던 치료법은 과연 비과학적이었던 것일까. 윤성준 인트론 바이오테크놀로지(인트론) 대표는 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들려 줬다. 모든 세균에는 이를 죽일 수 있는 ‘박테리오파지(파지)’가 있는데, 이 파지라는 것이 흙 풀 물 등의 자연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가 개발하고 있는 항생제 대체제도 기존의 항생제가 아닌 파지를 이용하고 있다. 이미 대장균의 원인균인 연쇄상구균과 식중독의 원인균인 살모넬라균의 파지 분리에 성공했다. 이 파지를 찾기 위해 연구원들이 산 들판 강으로 나가 흙 물 식물 등을 채집해 특정 세균에 대한 파지를 찾아낸 것이다.


“상처에 흙이나 된장을 바르던 것은 그 안에 상처를 낫게 하는 성분이 들어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옛날 왕들이 온천욕을 한 뒤 피부병이 나았다는 것도 같은 원리가 아닐까요.”

윤 대표는 파지를 이용한 세균 치료가 항생제보다 더 진보한 치료법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항생제는 모든 세균을 다 죽이지만 파지는 특정한 세균만을 죽이기 때문이다. 이미 연쇄상구균과 살모넬라균의 파지 연구가 끝났지만 아직 실용화되지는 않았다. 이들 세균들은 이미 기존의 항생제로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해 상품성이 없기 때문이다. 인트론이 개발하고 있는 것은 황색포도상구균의 파지와 리신이다. 파지를 찾아내 유전자를 추출하는 것을 리신이라고 한다. 유전자를 추출해야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파지를 찾는 작업은 2003년부터 서울대와 공동으로 시작됐다. 앞서 언급한 세균의 파지는 쉽게 찾았지만 황색포도상구균은 슈퍼박테리아라서 파지가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연구원들은 산과 들을 누비며 파지를 찾는 작업에 몰두했다. 결국 2005년 초에 파지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리신을 추출한 것은 2006년 말의 일이다. 실험 결과 98%의 사멸 효과가 있었다.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고 비로소 치료약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88꿈나무’로 불리기도 했다는 88학번 윤 대표는 서울대 농업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의대 암 연구소 연구원으로 5년간 일했다. 아이디어가 많았던 윤 대표는 이 기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을 많이 개발했다. 마늘의 항암 성분을 분리해 생애 최초의 특허를 받기도 했다.

윤 대표는 1999년 설립된 인트론에 비상근 주주로 참여하다 2001년 대표이사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바이오벤처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도 교수가 박사과정을 권유했지만 그동안 생각해 뒀던 사업 아이디어들이 바이오벤처의 길로 이끌었다고 윤 대표는 얘기하고 있다.

“흔히 바이오벤처라고 하면 막연한 꿈을 안고 시작하게 마련이지만, 저는 철저하게 실생활에 스며드는 바이오 연구를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첫 사업 분야는 생명공학 연구에 사용되는 유전자 시약을 국산화하는 것이었다. 생명공학 연구를 해오면서 늘 ‘왜 이 시약을 외국에서 비싸게 사와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사업에까지 연결된 것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3000억 원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았다.

인트론은 2004년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이익 규모를 늘리고 있다. 매출은 경쟁사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3200만 원이던 순이익은 4억3500만 원으로 13배나 늘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이익을 내는 사업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꿈을 현실로 하나하나 실현하고 있는 윤 대표는 인트론을 세계적인 종합 헬스 케어 업체로 키울 계획이다.

약력: 1969년생. 93년 서울대 동물자원학과 졸업. 95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원 졸업. 서울의대 암연구센터 책임연구원. 2001년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이사(현).

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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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7-07-03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