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트위터 속 세계는 금연, 금주, 취업 등 새해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작심삼일’이라는 고질병에 대한 명쾌한 처방도 인기다. “새해 작심삼일은 마음먹기를 3일에 한 번씩 하면 1년 내내 지킬 수 있다”는 한 직장인의 글은 200명이 넘는 사람이 리트윗(Retweet, 함께 보기)을 했다.

수많은 팔로어를 보유한 트위터 속 유명인들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2010년 12월 13일부터 5일간 30명에게 “신년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계획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좋은 신랑감을 찾고 싶다는 아나운서, 무려 11개의 신년 계획을 세운 ‘행복당’ 총재, 대국민 화합을 꿈꾸는 국회의원과 영화배우,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동료 대원들을 걱정하는 의사 등을 만날 수 있었다.
[140자 인터뷰] “새해, 당신의 소망은 무엇입니까?”
“건강이 제일 아니겠어요?”

SBS 김성준 앵커는 항상 새벽 4시 30분에 출근한다. 아침 6시부터 방송되는 ‘출발 모닝와이드’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 “새벽 출근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앵커는 “아침 뉴스를 진행하다 보니 저녁 약속을 잡기가 두렵지만 일이 재밌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런 김 앵커의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그는 두 가지 신년 계획을 들려주었다.

“새해에는 뉴스를 혁신적으로 바꿔보고 싶습니다. 시청자에게 친화적이고 쌍방향적이며, 단순 사실 전달보다는 해석과 전망이 돋보이는 뉴스로요. 지상파 뉴스가 살길을 모색하는 작업의 일환이죠.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 시작한 검도 초단 자격증을 따는 거예요.”

김 앵커와 트위터 인터뷰가 끝나자 곧 점심시간이 됐다. 점심에는 여의도에 있는 냉면가게에서 KBS 박사임 아나운서와 트위터로 합석을 했다. 박 아나운서는 “역시 겨울냉면이 최고”라며 냉면 사진을 트위터로 올렸다.

식사를 끝낸 박 아나운서에게 새해 소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박 아나운서는 “늘 새해 소망은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몸과 마음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내는 것이 신년 소망이지만 2011년에는 특별히 좋은 배우자를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타 공인 스키 마니아로 통하는 드림위즈 박순백 부사장은 “새해에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운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하는 운동은 모두 스키를 잘 타기 위한 ‘크로스 트레이닝’. “로드 바이크, MTB를 열심히 타서 2011년 겨울 스키 시즌에는 좀 더 강한 체력으로 스키를 타고 싶다”는 것이 박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회사 일을 잘하려고 해도 일단 체력이 받쳐줘야 하기에 건강이 제일”이라고 말했다.

행복경영연구원 송영대 소장은 6개의 직함을 갖고 있다. 그는 트위터 속에서 창당한 ‘행복당’의 총재, 성공자치연구소의 전임교수, 한국수양부모협회 이사, 칼럼니스트, 자기계발 강사다. 이런 송 소장의 신년 소망은 그의 직함처럼 많았다. 그는 11개의 신년 계획을 들려주었다.

“신년 계획은 동기부여 강사 되기, 월 10회 이상 강연하기, 도서 출간하기, 칼럼 기고하기, 트위터 10만 트친님 만들기, 주말마다 등산하기, 주 1회 특강 듣기, 좋은 분들과 인연 맺기, 매일 비전 글쓰기와 비전 보드 보기, 감사 노트 쓰기 실천하기 등이에요.”
[140자 인터뷰] “새해, 당신의 소망은 무엇입니까?”
“내일이 좀 더 멋진 나를 꿈꾼다”

전 신도림 테크노마트 상무였던 신호철 씨는 최근 ‘트위터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는 ‘트윗캠프’라는 기업 트위터 전략 컨설팅 기업의 대표다. 또 ‘트위터 비즈니스’라는 책을 출판했다. 신 대표의 새해 소망 역시 ‘트위터’였다.

“‘트위터로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고 싶다’라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내 이야기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경청하고 내가 먼저 변화하는 소통의 시대가 열렸으면 합니다.”

신 대표처럼 한국의 소통과 화합을 소망하는 국회의원도 만날 수 있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 원희룡 의원은 “소통과 화합이 가장 절실하며 상대적 빈곤과 사회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경제발전 모델을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정치 비전이 담긴 신년 소망을 들려주었다.

‘국민의 명령’이라는 정치 연대를 이끌고 있는 영화배우 문성근 씨는 “새해에는 ‘서로 조금 다르고 부족하더라도 넓게 손잡고 서로 아끼며 도우며 살자’라고 많은 분들이 다짐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추노’에서 ‘최장군’으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 한정수 씨. 최근 한 씨는 KBS드라마 ‘근초고왕’에서 호위무사 복구검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촬영 도중 쉬는 시간을 이용해 트위터를 하고 있던 한 씨에게 새해 소망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2010년은 제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2011년은 더욱더 중요한 해인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배우 인생에 중요한 발자국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 그런 발자취들이 한정수란 배우를 만들어 갔으면 해요. 2011년은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는 해가 되었으면 하네요.”

2010년 12월 15일,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시상식에 참가한 엄지원 씨는 영화배우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그런 엄 씨에게 축하의 인사와 함께 새해 소망을 물어보았다.

“12월 15일, 2010년이 보름 남았네요. 이제 2010년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다가올 2011년의 목표를 세워야죠.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일의 좀 더 멋진 나를 꿈꾸는 것이 아닐까요?”

남극 세종과학기지는 남극 대륙 북쪽에 있는 한국 최초의 남극 과학기지로 1988년 설립됐다. 2010년 제24차 월동연구대가 파견된 남극 세종과학기지는 남극 자원 개발, 해저지형 및 지층 탐사, 육상 동식물 분포 조사 등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 약 1만7240km 떨어진 남극에서 영하 55도의 추위와 맞서고 있는 월동연구대의 의사 김영웅 씨를 트위터로 만났다. 김 씨는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모든 대원이 즐겁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진심어린 소망을 말했다.

글 이재훈 인턴기자 hymogoo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