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신화 이석우 전 대표 카카오 떠난다
이석우(49) 카카오 전 대표가 끝내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카카오톡 감청 논란, 카카오택시 시장 지배력 남용 의혹, 음란물 유통 방치 등 회사를 둘러싼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위기 대응에 앞장섰던 이 전 대표의 피로가 누적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11월 11일 이석우 전 대표가 전날 사의를 표했으며 경기도 판교에 있는 카카오 사옥을 찾아 임직원들에게 사직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공식 퇴사 일자는 11월 14일로, 이 전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당분간 휴식을 취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수 의장과 원년 멤버
이 전 대표는 ‘카카오톡 신화’를 이끈 카카오의 원년 멤버다. 2011년 카카오에 입사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함께 회사를 키웠다.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카카오톡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지난해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하면서 다음카카오로 바뀌자 최세훈 당시 다음 대표와 함께 새로 출범한 회사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올해 9월 임지훈 신임 카카오 대표가 선임되면서 최세훈 현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공동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대표의 전격 사퇴 결정을 두고 업계에선 그동안 이 전 대표가 회사와 관련한 대형 이슈에 대응하느라 피로감을 느낀 게 아니겠느냐는 반응이다. 그가 대표직을 맡은 이후 회사를 둘러싼 악재가 연달아 발생했다.


최근 이 전 대표는 검찰로부터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카카오그룹’에서 음란물이 공유되고 있는 데도 전송 제한, 삭제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올해에는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부) 국정감사(이하 국감) 증인으로 나오면서 정보기술(IT) 기업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2년 연속 국감에 출석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국토부 국감 자리에서 카카오택시 상권 침해 논란 등에 대해 해명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수사 기관의 ‘카카오톡 메시지 검열’ 논란으로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 전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자들에게 사과했다.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고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우선시하겠다고 말해 검찰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


약력 : 1966년생.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루이스앤드클라크대학원 법학 박사. 1992년 중앙일보 기자. 1996년 미국 로펌(Weiss Jensen Ellis&Howard) 변호사. 2004년 NHN 이사. 2011년 카카오 대표이사. 2014~2015년 다음카카오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