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공백 불가피…기대치 낮춰야
중국 경제의 양극화 환경을 통해 2016년 중국 경제를 전망하면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성장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제조업의 고정 투자와 생산 위축의 공백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13차 5개년 규획을 통해 제시하는 6.5% 성장률이 지켜지고 있어 신흥 산업의 비율이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으로 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둘째, 신흥 소비와 서비스업은 성장 기여도보다 이익과 고용 기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이다. 관련 산업과 기업의 이익은 계속 차별적인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부채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가계와 정부의 재정 정책에서 지출하는 영역인 소비 부문에 주목해야 한다.
셋째, 2016년 상반기 정책 대응으로 인해 전통 산업과 신흥 산업의 양극화가 단기적으로 축소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소외된 전통 제조업 영역에서 한계 기업이 속출하면서 부분적인 신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물론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 구조조정 수혜주도 발생할 수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수록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은 적극적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은 것은 중앙정부가 집행하는 공격적인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이 이유일 것이다. 연말 경제 업무 회의를 통해 현재까지 불문율로 지켜 오던 GDP 대비 3%대 재정 적자와 60%대 정부 부채 상한선을 과감히 탈피하는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과거 지방정부가 70% 이상을 담당했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중앙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주도하는 방식을 택해 빠른 경기 진작 효과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중앙정부는 인프라 투자 펀드 설립, 민·관 협동 산업(PPP), 지방 부채 장기 채권 차환 등 방식을 통해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통화정책과 저금리 환경도 우호적이다. 2016년 인민은행은 통화 완화 기조를 통해 저금리 환경을 계속 유도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구조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는 정책의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2016년 중국 경제의 명목 성장률이 6%대를 밑돌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는 최대 2회(50bp, 1bp=0.01%), 지급준비율은 최대 4회에서 5회(200bp 이상)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말로 예정된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은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켜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러한 전망은 2016년 미국의 금리 인상이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고 자본 유출 압력이 2015년 대비 완화될 것으로 가정했을 경우다.
서비스업의 고성장은 중국 경제 구조 변화의 신호탄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두 가지다. 우선 구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업 내에서 소비와 관련된 신흥 서비스업의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세부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는 소비 영역(도소매·외식숙박·문화체육)은 물론 기타 부문으로 분류되는 헬스 케어, 체육, 정보기술(IT) 서비스, 여행 등 서비스업 비율이 완만한 속도로 상승할 전망이다.
둘째로 두 자녀 허용 정책으로 매년 600만 명의 인구 증가 효과가 생긴다고 하면 장기적으로 중국 내수 소비시장의 성장 동력이 커질 수 있다. 또한 2020년 약 10조 달러 시장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내수 소비 시장은 규모면에서뿐만 아니라 온라인화라는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 규모는 2015년에도 30%대의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구조조정 2단계 진입…2년 이상 걸려
한편 중국 제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2013년부터 시작된 디플레 압력에서 탈출하려면 1단계 재고 조정, 2단계 설비 조정, 3단계 부채 조정, 4단계 신성장 모델 구축의 4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중국은 이제 1단계에서 2단계로 진입했다. 정부가 완만한 구조조정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과정은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1990년 후반 중국은 대외 금융 위기와 내부 국유 기업 및 금융권 부실을 해결하고 신성장 모델인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부동산 시장 회복을 통해 반등하는 데까지 5년이 걸렸다. 중국 정부가 과감한 구조조정을 피하고 금융 개혁과 자본시장 육성, 신성장 모델인 일대일로(신실크로드 전략)와 정부 인프라 투자의 구축을 병행하는 이유다.
지지부진한 국유 기업 개혁과 달리 2016년에는 민영 한계 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조조정 압력의 척도인 3대 지표(기업수와 고용·가동률·설비투자)에서 이미 적극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2014년 제조업 기업 수와 고용 인원은 1999년 금융 위기 이후 최초로 역성장에 돌입했다. 민영기업을 중심으로 감원이 시작된 것이다. 또 제조업가동률지수가 이미 2008년 금융 위기 수준까지 하락했고 일부 원자재와 산업재의 세부 업종은 역대 최저 수준에 돌입했다. 또한 2015년 제조업 설비투자 증가율은 7~8%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선행지표를 감안할 때 2016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역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철강·석탄·비철·화섬·제지 업종의 투자 증가율은 2015년부터 역성장에 돌입했다.
결국 2016년에는 3대 지표가 가장 악화된 소재와 산업재 민영기업을 중심으로 자연도태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적인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회사채와 일부 민영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으로의 기업 디폴트 위험 전이 여부는 계속 관리가 필요한 항목이다.
전체적으로 2016년 중국 경제는 저금리 환경에서 중속 성장과 내수 서비스산업 부양이라는 두 가지 위험과 기회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측면에서는 상반기에는 기회에, 하반기에는 위험관리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유리할 전망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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