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나 항공기 회항으로 곤욕을 치른 한진그룹 등이 뼈아픈 추락을 기록한 가운데 LG그룹이나 삼성그룹, 아모레퍼시픽 등은 흔들림 없는 오너 경영으로 순항을 이어갔다.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 5조 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 자료를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총수가 있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기업집단에 비해 당기순이익과 부채비율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당기순이익에서 총수가 없는 집단은 93.0% 순이익이 감소한 반면 총수가 있는 집단은 상대적으로 적은 40.4%의 감소율을 보였다. 부채비율도 총수가 있는 집단의 감소폭이 14.2%포인트를 기록한 가운데 총수가 없는 집단은 3.7%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위기의 순간에 진가가 나오는 오너 경영의 중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한경 머니가 실시한 오너리스크 평가에서는 40대 그룹 오너 경영의 맨살이 그대로 드러났다. 구본무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오너리스크가 가장 낮은 기업집단에 선택됐다. 최근 이건희 회장의 부재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활기차게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지난해 6위로 잠시 주춤했다가 올해 2위로 귀환했으며, ‘케이뷰티(K-beauty)’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 3위를 차지하며 변함없는 저력을 보여줬다.
반면 지난해 항공기 회항(일명 땅콩회항)으로 여론의 질타를 맞고 비틀댔던 한진그룹은 그룹 재무 리스크 확대 등 여진에 시달리며 무려 28계단 순위가 추락하며 가장 높은 오너리스크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으며, 최근까지 진행형인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어수선한 롯데그룹은 전년 대비 19계단이나 하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아모레퍼시픽 ‘오너 경영’ 인정 받아
LG는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40곳 중에 오너리스크가 가장 없는 청정 그룹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리더십을 평가하는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에서는 총점 3.33점으로 6위에 그쳤지만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윤리경영 평가에서 각각 총점 3.70점, 3.55점으로 1위를 기록하며 전체 기업평가 총점에서 3.53점(100점 환산 70.5점)으로 1위를 수성했다. 설문 평가에서 평가위원들은 LG의 안정적인 오너 경영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70여 년간 가족경영을 하면서도 한 번도 회사 경영과 관련해 잡음을 일으키지 않은 대목이 인정받은 것이다. 또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최근 5년간 더 페이스샵, 범한판토스 등 주요 기업을 대거 인수하며 기업의 경쟁력을 키운 점과 신성장 동력으로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측면도 크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애정을 두고 키워 온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현재 세계 경쟁력 1위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아쉬운 대목은 실적이다. LG의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36조3908억 원, 영업이익 1조6302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1%와 3.2% 감소해 아쉬움을 주었다.
삼성은 LG에 불과 0.02점 뒤져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6위로 밀려났다가 순위가 상승을 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삼성은 지난해 한화그룹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를 매각한 데 이어 올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고, 롯데에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에 대한 3조 원대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등 활발한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이 잠시 정체기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분야의 호조로 올 상반기 95조7000억 원의 매출과 12조9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위용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한 단계 순위가 내려간 아모레퍼시픽은 아쉽게 3위에 머물렀지만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 2위(3.90점),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평가 2위(3.26점), 윤리경영 평가 4위(3.30점)로 고른 평점을 보여줬다. 사실 아모레퍼시픽만큼 올해 주목을 받은 기업도 드물다. 중국 시장에서 ‘케이뷰티’의 열풍을 이어가며 70%가 넘는 기록적인 상승률로 시가총액 15위에서 단숨에 6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020년까지 매출액 12조 원을 달성하고 중국 현지 ‘톱 3’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는데 현재의 기세라면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5위에서 한 단계 오른 4위를 기록했다.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등으로 주가가 롤러코스트를 타기도 했지만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 안정적인 경영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광복절 특사로 복귀한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전년도 12위에서 5위까지 수직 상승을 보여줬다. 오너의 귀환으로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의 세부 항목인 비전 제시(3.60점)와 위기관리 능력(3.40점)이 평균치 이상의 점수를 보인 것은 그만큼 향후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家 오너리스크 불명예…동부·롯데도 하위권
한진가(家)의 주축인 한진그룹(회장 조양호)과 한진중공업(조남호)의 오너리스크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지난해 말 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한진그룹의 경우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 36위(2.38점),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평가 39위(2.29점), 윤리경영 평가 37위(2.43점)로 하위권을 점거하며 총점 2.37점(100점 환산 47.3점)으로 40위를 기록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공기 회항으로 인한 여론 몰매의 악몽이 지워지지 않은 느낌이다. 평가위원들이 한진의 지배구조 및 오너 일가의 도덕성을 문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진은 그룹 전반의 재무 리스크 때문에도 골치를 썩고 있다. 항공과 해운 등의 업종적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낮은 수익성에 비해 과중한 차입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9월 기준으로 한진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배수는 10.3배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강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0점 환산으로 겨우 꼴지를 면한 한진중공업은 조선업 관련 업황 부진을 피해가지 못한 경우다. 한진중공업의 2014년 기준 단순부채비율은 200% 미만이지만 연결부채비율은 무려 316%에 이른다. 자칫 유동성 리스크를 우려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대목은 실낱같은 희망이다. 같은 기간 한진중공업의 매출액은 87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 늘었으나 여전히 당기순손실은 168억 원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세 번째로 오너리스크가 높다고 평가된 곳은 동부그룹이다. 최근까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채권단과 상당 기간 마찰을 보였던 모습이 그대로 평점으로 이어진 것. 동부그룹은 과거 재계 서열 17위까지 올랐으나 그룹의 모태인 동부건설과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한 동부하이텍 등 자회사 부실로 인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치러야 했다.
롯데의 경우 오너리스크에 있어 4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후계 분쟁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현재는 양측의 다툼이 법정 소송으로 비화됐는데 지난 11월 12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롯데 7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하며, 전방위적인 소모전이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롯데는 최근 진행된 잠실면세점(롯데월드) 사업자 재선정에서 탈락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면세점 사업은 호텔롯데 매출액의 8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잠실면세점의 매출액 비중은 호텔롯데 전체 매출액의 10.2%(4820억 원)에 달한다.
오너가 구속되며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동국제강그룹은 오너리스크 5위 기업으로 평가됐다. 동국제강은 철강 경기 악화로 2012년부터 경영난을 겪다가 급기야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4200억 원에 매각했는데 한 술 더 떠 장세주 회장이 회삿돈 208억 원을 횡령해 그 가운데 38억 원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에 구속되며 대외 신인도가 급락했다.
동국제강은 현재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긴급 경영을 펼치고 있지만 지난해 20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올해 1분기 581억 원의 적자를 내는 등 기업 정상화의 길은 험난해 보인다.
부문별 분석/ 경영자질 최고는 ‘삼성’ 지배구조·윤리성은 ‘LG’
삼성그룹은 강한 리더십을 토대로 위기관리와 수익창출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LG그룹은 소유구조의 투명성과 책임경영, 주주와 채권자 보호 등 부드러운 오너십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경 머니의 오너리스크 평가에서는 부문별 평점을 보면 이건희 회장의 부재 속에 구원투수로 나선 이재용 체제의 삼성그룹과 취임 20주년을 맞은 구본무 체제의 LG그룹이 서로 다른 경영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비전 제시와 위기관리 능력 등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에서 1위에 올랐고, LG는 부드러운 조화가 필요한 소유구조의 투명성 등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평가 등 윤리경영 부문에서 최고 순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은 서경배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으로 전 부문에서 고른 점수를 얻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경영 전문성과 윤리경영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상위에 랭크됐다.
반면 유동성 위기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동부그룹은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또 롯데그룹은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평가 부문에서, 한진중공업은 윤리경영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체면을 구겼다. 경영 전문성, 최하위는 동부
올해 보여준 삼성전자의 실적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든다. 올 상반기에 기록한 12조9000억 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한 것이기 때문. 하지만 현재 삼성은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바꾸고 있다. 한화그룹(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과 롯데그룹(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에 잇달아 빅딜을 성사시키며, 강력한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의 세부 항목인 비전 제시(3.98점), 위기관리 능력(4.05점), 수익창출 능력(4.13점)으로 총점 4.05점을 획득하며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4점대를 넘겨 눈길을 끌었다.
삼성의 뒤를 이은 곳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세부 항목인 수익창출 능력에서는 오히려 삼성보다 높은 4.18점을 기록하는 등 저력을 보여주며, 총점 3.90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비전 제시 항목도 3.93점을 얻어 다른 기업들을 웃도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뷰티 사업의 신천지인 중국 시장에서 전망이 밝다는 것이 호재다. 2009년만 해도 중국 시장의 매출은 1000억 원대에 불과했으나 2020년 연매출 187억 위안(약 3조5000억 원)을 기대하는 상황까지 왔다.
3위를 차지한 현대자동차는 아모레퍼시픽과는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역으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하락하며 고전을 겪고 있는 것.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11만49대를 판매해 10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에 반해 동부는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총점 2.23점)를 받았다. 유동성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채권단과 갈등을 보였던 대목이 두고두고 짐이 된 모양새다. 현재 동부는 구조조정 막바지에 달하며 재건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너 구속이라는 악재에 휩싸여 있는 동국제강그룹도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에서 민망한 점수(2.32점)로 겨우 꼴찌를 탈출했다. 특히 국내 철강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창출 능력 회복에 대해 우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배구조 투명성, 롯데·한진 바닥
LG는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평가에서 3.70점으로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소유구조의 투명성과 책임경영에서 3.90점을 받았으며, 이사회 구성과 의사결정 구조(3.68점)와 내부거래의 투명성과 공정성(3.53점)에서도 높은 평가가 나왔다. LG는 국내 대기업 첫 지주사 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했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없는 재계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LG에서 LIG(1999년), LS(2003년), GS(2005년), LF(2007년) 등 계열 분리도 순조롭게 진행해 귀감이 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총점 3.26점으로 2위에 머물렀는데 소유구조의 투명성과 책임경영 항목에서 타 기업들보다 높은 점수(3.38점)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방계 일가가 갖고 있던 지분을 처분하며 서경배 회장의 지배체제를 굳건히 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가업승계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월 국내 뷰티·헬스업계 최초로 6년 연속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World)’ 및 국가 지수 ‘DISI 코리아’에 동시에 장기 편입돼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속을 앓고 있는 롯데는 가장 낮은 총점 2.06점을 기록했다. 세부 항목 중 소유구조의 투명성과 책임경영은 1.85점으로 1점대를 기록하는 치욕을 보였다. 현재 롯데는 경영권 분쟁이 그룹 전체의 전면 소송전으로 번진 상황. 지난 10월 말에는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와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의 민유성 고문과 정혜원 홍보담당 상무를 명예훼손, 업무방해 및 공동주거 침입 등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으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지난 11월 12일 롯데그룹 7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소하는 등 양측의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롯데의 뒤를 이어서는 한진그룹이 두 번째로 낮은 점수(총점 2.29점)를 얻었다. 다소 권위적이라고 평가 받는 오너십이 박한 점수를 불러온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진은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40) 대한항공 부사장을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하고, 지난해에는 한진칼 대표이사에 선임토록 하는 등 3세 경영 승계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오너 가족 간 갈등으로 어수선한 효성그룹도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평가에서 2.38점을 받으며 세 번째로 낮게 평가 받았다. 조석래 회장이 조세포탈과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기소된 뒤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친동생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조현준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상당한 내홍을 겪고 있는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리경영도 ‘LG’…한진重, 주주 보호 취약
LG가 지배주주의 준법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에서 고른 점수를 받으며 총점 3.55점으로 윤리경영 최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LG의 계열사인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컴플라이언스(준법·윤리) 리스크관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은 지난해 3월 진행한 ‘컴플라이언스 데이’다. 최근에는 준법 포털도 구축했다. 기존 사내 컴플라이언스 웹사이트를 정비해 전사준법활동 관리 시스템인 준법 포털을 새로 오픈한 것인데 이를 통해 조직별 컴플라이언스 활동의 이행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현대자동차는 주주권익 보호 등에서 높은 점수(3.43점)를 받으며 윤리경영 평가에서 2위(총점 3.43점)에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이사회 내에 투명경영위원회라는 주주권익보호기구를 설치한 바 있다.
삼성은 CSR에서 가장 높은 점수(3.63점)를 받았으나 아쉽게 3위에 머물렀다. 전자, 금융과 함께 삼성을 대표하며 삼각 축을 이루는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 9월 CSR위원회 등 4개 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주주권익 향상과 투명경영 강화를 전사적으로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암 환우에 대한 메이크업 전수 등 따뜻한 사회공헌을 실천해 온 아모레퍼시픽도 총점 3.30점으로 4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은 11월 19일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랑받는기업’ 정부 포상에서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반면 한진중공업은 대규모 정리해고 등으로 장기간 노조와 갈등을 겪고, 최근까지 분기별로 수백억 원씩 적자를 지속했던 점이 주주와 채권자 보호 등 윤리경영 평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결국 총점 2.36점(준법경영 2.38점, 주주와 채권자 보호 2.33점, CSR 2.38점)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뒤를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은 동부와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있는 롯데가 각각 총점 2.42점, 2.43점을 받는 등 박한 평가를 받았다.
한화, 오너 귀환에 ‘미소’…한진·롯데 ‘눈물’
한경 머니의 오너리스크 조사에서 가장 활짝 웃은 곳은 한화그룹이다.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석방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효과로 오너리스크 평가에서 24단계 올라 11위에 올랐다. 그만큼 오너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본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CJ그룹이 20계단이나 순위가 상승해 7위에 오른 대목은 다소 의외다. 박근혜 정부 들어 대기업 회장 첫 구속의 주인공이 된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내수시장이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고, 이 회장의 부재에도 전문경영인 이채욱 부회장 체제가 안정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점 등이 고무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태평두(구태회-구평회-구두회 형제) 체제에서 가문의 2세 체제로 순조로운 경영 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LS그룹도 16계단이 올라 12위를 차지했다.
반면 오너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는 한진그룹과 롯데그룹은 수직 낙하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지난해 말 항공기 회항으로 오너 일가의 권위적인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던 한진은 전년도 12위에서 올해 40위로 순위가 무려 28계단이나 내려갔다.
또한 최근까지 경영권 분쟁으로 바람 잘 날이 없는 롯데는 지난해 18위에서 37위로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는 최근 잠실면세점(롯데월드) 재선정 경쟁에서 밀리며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용섭 기자 poem1970@hankyung.com │사진 한국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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