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부동산 시장은 전체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정도로 규모와 물량이 많다. 2000년대 중반부터 수도권에 공급되는 대부분의 아파트나 상가 등이 신도시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외환 위기 직후부터 살아난 부동산 시장의 여파로 부동산 버블의 중심에 있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는 판교 등 몇 곳을 제외하면 미분양과 가격 하락으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신도시 위기론이 대두된 것도 이 시점이다.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자 신도시 부동산도 용틀임을 시작했다. 분양하는 단지마다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 갔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및 수도권 1순위 청약 마감 단지 가운데 상위 10개(청약률 기준) 중 8개 단지가 2기 신도시에서 분양된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신도시로 집중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급과잉과 입주 물량 폭탄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섣부른 신도시 투자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며 “1.5기 신도시의 선행 사례를 분석하고 올바른 투자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는 집값 변동과 전세 가격 변동 추이 등 1.5기 신도시의 부동산 시장 흐름과 현재 상황을 살펴봤다.
송도신도시=개발 상황 살피며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아파트 가격은 조성 초기인 2005~ 2007년 높게 형성됐지만 2008년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급락했다. 국제기구와 기업 입주가 지연된 것도 한몫했다. 자족 기능과 인프라의 늦은 정비가 아파트 시장에 악영향을 줬다.
이후 채드윅국제학교와 연세대 캠퍼스가 들어오면서 교육도시로서 장점이 부각, 1·2공구 일대의 아파트 가격이 안정되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는 ‘완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분양 가격 또한 3.3㎡당 1300만 원대를 회복했다. 향후 다양한 개발 호재가 완성되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현실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전셋값은 2013년 이후 크게 오르고 있다.
판교신도시=서울 접근성 강조하며 ‘부촌’ 이미지 굳혀
판교는 우수한 교통 여건과 자족 기능을 바탕으로 신도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분당선 개통을 비롯해 강남 등 서울 접근성 면에서 뛰어난 점을 강조하며 부촌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고 판교 테크노밸리에는 30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수요를 받쳐 줬다. 한편 판교의 전셋값은 수도권의 다른 신도시처럼 2013년 이후 급등하고 있다.
동탄1신도시=먼저 공급됐지만 동탄2에 추월
동탄1에서 동탄2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다. 이는 쌍둥이 신도시 건설 시 개발 일정에 차이가 생기면 먼저 공급되는 신도시가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셋값은 2013년 이후 급등하고 있다.
한강신도시=서울 접근성 떨어져 ‘베드타운’ 전락
전문가들은 김포 도시철도 개통이 빨라지지 않는 이상 반전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한다. 자족 기능을 갖추지 못한 중대형 신도시, 서울 출퇴근 불편이 가져온 결과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전셋값 상승 폭은 다른 신도시에 비해 크지 않다. 김포 내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2~3인 실수요는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운정신도시=늪에 빠진 서울 북부 최대 신도시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신도시 부동산에 투자할 때에는 전세 물량의 월세 전환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며 “대부분의 주택이 월세로 공급되면 자연히 임차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고 개발 일정이 긴 신도시에서 입주 지연은 흔한 일인 만큼 수익형 투자 목적으로 신도시 부동산을 매입했다가는 공실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하철이나 수도원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이 갖춰지거나 테크노밸리 등 업무 기능이 있는 지역의 인기는 유지되겠지만 다른 지역은 더욱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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