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문별 2위 자리 놓고 경쟁 치열
올해 로펌 평가에서 부문별 순위는 ‘안정 속 변화’로 요약된다. 각 부문별 1위를 보면 김앤장이 10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조사에서 ‘인사 및 노무’ 부문에서 광장에 자리를 내주고 총 9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전 부문에서 정상에 올랐다. 2위 경쟁에서의 승자는 광장이었다. 광장은 6개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태평양과 율촌이 각각 2개 부문에서 2위를 오르며 각축전을 벌였다. 5위권 밖에서는 바른이 4개 부문(조세, 공정거래, 송무 및 중재, 기업 일반)에서 작년보다 순위를 치고 올라왔다.
각 부문별로 살펴보면 ‘금융 및 자본시장’ 부문에서는 김앤장(90표)이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광장(70표)이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2위에 랭크됐다. 태평양(48표)도 순위를 한 단계 높여 3위에 안착했다. 광장 자본시장팀은 영국 법률 전문지 체임버스앤드파트너스(Chambers and Partners) 등 해외 로펌 평가에서도 최우수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채 발행(DCM) 분야에서 업계 최초로 중국건설은행의 CD 프로그램 설정 거래를 자문한 데 이어 중국공상은행이나 중국농업은행의 외화 CD 발행 거래를 성공적으로 대리한 바 있다.
‘조세’ 부문에서 눈에 띄는 로펌은 율촌(65표)이다. 율촌의 조세 부문은 공정거래와 함께 이 로펌의 뿌리에 해당한다. 국내 조세법의 권위자인 소순무 변호사가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고김동수·강석훈 변호사가 계보를 잇고 있다. 80여 명의 조세 전문가가 조세쟁송팀·국내자문팀·조세진단팀·국제조세팀·관세팀 등 5개 팀을 맡고 있다. 3년 평균 조세 심판 및 소송의 승소율 71.2%를 자랑한다.
‘공정거래’ 부문에서는 김앤장(78표)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율촌(52표)과 광장(48표)이 박빙의 승부를 보였다. 율촌은 지난해 3위에서 올해 광장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4~5위는 세종(38표)·태평양(37표)으로 한 표 차이로 승부를 갈랐다. 이 밖에 7위에 오른 바른(11표)은 5위권 밖이지만 지난해보다 두 단계 순위를 높이며 저력을 보였다. 바른은 지난해부터 각종 전문 영역과 자문 분야까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특히 공정거래 법무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부문은 5위권 내 순위는 지난해와 동일했다. 김앤장(92표)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광장(69표)이 2위에 랭크됐다. 태평양(49표)과 세종(43표)이 6표 차이로 3위권 다툼을 벌였다. 김앤장은 널리 알려진 M&A 부문의 강자로, 올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 SK C&C와 SK의 합병 건 등 굵직한 이슈를 소화했다. 광장의 M&A팀은 2015년 한 해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과 롯데그룹 간 삼성정밀화학 빅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등 기업 간 자율 구조조정을 도맡아 주도했다.

조세 및 공정거래 부문의 강자 율촌
‘송무 및 중재’ 부문 역시 지난해와 5위권 순위가 같았다. 김앤장(82표)·태평양(72표)·광장(55표)·세종(33표)·율촌(31표)이 나란히 표를 나눠 가졌다. 김앤장 소송 파트는 100여 명의 변호사들로 구성돼 있고 대규모 집단소송 수행을 위해 수십 명이 넘는 대규모 팀을 가동하고 있다. 태평양은 50여 명의 민사 전문가들이 활약한다.
‘인사 및 노무’ 부문에서는 김앤장(76표)이 지난해 2위에서 다시 정상을 탈환했고 광장(62표)이 뒤를 이었다. 김앤장 인사·노무 전문 그룹은 올해 현대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을 승소로 이끈 바 있다. 광장은 단일 노동팀으로 국내 최대 인사·노무 전문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와 상표 및 지식재산권’ 부문에서는 상위권 순위 변동이 없는 가운데 한 단계 순위를 올린 화우(12표)가 눈길을 끈다. 화우 지적재산권팀은 변호사 및 변리사를 포함한 50명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고 ‘지재권 드림팀’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국제분쟁’에서는 광장(59표)이 지난해보다 한 단계 순위를 올리며 2위에 올랐다. 3위를 차지한 태평양(46표)도 전통적으로 국제분쟁에 강한 곳이다. 태평양의 국제중재 분야 전담 전문가는 약 27명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올해는 특히 해외 건설 프로젝트 관련 사건을 강화하는 한편 이란과 네덜란드 정부를 상대로 2건의 국제투자 중재 사건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국제중재팀의 김갑유 변호사는 한국인 최초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중재법원의 부원장(vice president)으로 선출되며 저력을 보였다.
‘형사’ 부문에서는 김앤장(79표)이 선두를 차지했다. 또한 태평양(53표)이 한 단계 순위를 치고 올라와 2위에 랭크됐다. 화우(15표)도 지난해보다 순위를 한 단계 올렸다. 화우는 법원 및 검찰 출신의 변호사 30여 명으로 구성된 ‘기업형사팀’을 구성해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기업 일반(프로젝트·에너지·부동산)’에서는 세종(43표)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순위를 끌어 올렸다. 세종은 ‘체임버스 아시아·태평양’이 선정한 ‘부동산 자문 분야 로펌’에서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1등급(tier1)’을 받았다. 특히 2014년에는 국내 로펌 가운데 유일하게 최고 등급을 받았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