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종합 1위…율촌, 4위 재탈환
‘2015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 조사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가 최고 로펌으로 선정됐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은 2010년 조사 이후 6회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위와 3위는 지난해와 변동 없이 법무법인 광장(이하 광장)과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이하 태평양)이 각각 차지한 가운데 법무법인(유) 율촌(이하 율촌)이 법무법인 세종(이하 세종)을 제치고 4위를 재탈환했다.

베스트 로펌 조사는 국내 로펌들의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 시작됐다.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이했다. 베스트 로펌 조사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국내외의 다양한 로펌 평가 방식을 벤치마킹해 신뢰도를 확보했고 로펌의 주요 고객인 300대 대기업이 직접 참여해 평가의 공정성을 키웠다는 점이다.

조사는 총 10개 부문에서 이뤄졌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증권·보험 등 금융 및 자본시장, 조세, 공정거래, 기업 인수·합병(M&A), 송무 및 중재, 인사 및 노무, 특허·상표 및 지식재산권, 국제 분쟁, 형사, 기업 일반(프로젝트·에너지·부동산 등)이다.

설문지를 통해 진행된 이번 조사의 설문 대상은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해 발표하는 한국 300대 기업의 법무팀 및 법률 업무 담당자다. 설문 참가자는 부문별로 국내 로펌 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로펌을 순서와 관계없이 세 곳씩 기입했다.

김앤장 10개 부문별 조사서 1위 석권
조사 결과 종합 1위는 김앤장이 뽑혔다. 김앤장은 총점 807점을 획득해 2위를 차지한 광장과 무려 231점의 점수 차를 보였다. 또한 10개의 부문별 조사에서 전 부문 1위를 석권하는 등 독보적인 지위를 이어 갔다. 특히 증권·보험 등 금융 및 자본시장 부문과 기업 M&A 부문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앤장 금융 전문 그룹은 금융에 정통한 변호사 및 각 분야 전문가를 포함해 1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자산유동화, 금융회사 M&A, 지주회사 설립 및 금융회사 구조 개편, 금융 분쟁 및 소송 등 금융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폭넓은 인력과 경험을 지녔다.

올해 이노션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STX팬오션 M&A 과정에서 인수인 측 권리에 관한 자문 등을 수행했다. 또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 SK C&C와 SK의 합병 건도 모두 김앤장 작품이다.

김앤장은 국내 로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015년 12월 현재 771명의 국내외 변호사가 김앤장에 몸을 담고 있다. 이 밖에 변리사 200명, 회계사 70명, 세무사 30명을 보유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대 전문가 집단이다.

김앤장 관계자는 “올 한 해 50여 개가 넘는 전문 분야에서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전 분야에 걸쳐 고르게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특히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24시간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해당 분야의 산업 흐름과 실무 관행까지 철저히 파악해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로 팀을 꾸려 고도화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분업화된 시스템을 갖춰 왔고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유수의 해외 매체 평가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미국의 법률 전문지 ‘아메리칸 로이어(The American Lawyer)’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 수가 글로벌 로펌 가운데 71위라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24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로펌 가운데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들었다. 가장 글로벌한 로펌(Most Global) 부문에도 이름을 올려 내년에 시행될 법률 시장 전면 개방을 앞두고 경쟁 우위에 섰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법률 전문지 ‘아시안 리걸 비즈니스(ALB)’가 최근 발표한 ‘아시아 상위 50대 로펌’에서도 4위에 선정된 바 있다.

김앤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로펌 동맹체인 ‘베스트 프렌즈’에 소속돼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김앤장에 자문한 기업은 베스트 프렌즈를 통해 현지 로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세종도 베스트 프렌즈에 가입돼 있다.

율촌과 세종 치열한 각축전 펼쳐
2위와 3위는 지난해에 이어 광장과 태평양이 차지했다. 광장과 태평양은 매년 엎치락뒤치락하며 자리를 맞바꿔 왔지만 올해 광장이 2위에 오름으로써 업계 넘버 투 자리를 공고히 했다. 광장은 송무 및 중재, 형사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태평양을 눌렀다. 광장은 총점 576점, 태평양은 473점을 획득했다.

율촌과 세종이 4위와 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율촌과 세종은 지난해 각각 5위와 4위를 기록했다. 조세, 공정거래, 인사 및 노무, 특허·상표 및 지식재산권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총점 382점을 획득한 율촌이 총점 377점의 세종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4위 자리를 재탈환한 율촌은 올해 152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대형 로펌들 중 변호사 수 기준으로는 6위이지만 매출 규모에선 4위다. 율촌은 변호사 1인당 매출 기준으로 국내 로펌들 중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한다.

율촌 관계자는 “분업과 협업 중심의 팀플레이 업무 처리 시스템을 통해 경쟁사보다 높은 효율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율촌은 올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한국의 로펌상(Most Innovative Korean Law Firm)’을 수상했다. 해당 분야에서 기업법·금융법·로펌 경영 등 세 분야에서 종합 89점을 기록해 국내 로펌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올해 주요 실적으로는 국내 M&A 거래 사상 최고가에 거래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법률 자문을 대리했고 한미약품을 대리해 화이자 프로덕츠 인크 및 한국화이자제약을 상대로 한 ‘비아그라’ 관련 상표권 침해 금지 등 사건 상고심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 냈다.

율촌의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 소식도 눈에 띈다. 율촌은 지난 3월 러시아 모스크바 사무소를 열었다. 법률 자문 분야뿐만 아니라 러시아 및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피해를 본 국내 기업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수의 현지 소송에도 참여하고 있다. 율촌은 현재 러시아·미얀마·중국·베트남 등 해외 5개 지역에 현지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6~10위 순위권에는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지난해 공동 10위에 오른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한 단계 올라섰다. 10위권 밖에는 지난해 공동 18위에 이름을 올렸던 법무법인 다래가 일곱 계단을 한번에 뛰어오르면서 1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동 15위에 선정된 법무법인 국제 역시 세 계단 상승하며 12위를 차지했다.

한편 20위권 내에 새롭게 안착한 법무법인으로는 13위 케이씨엘(KCL), 14위 충정, 15위 김장리, 공동 18위 나라·양헌, 20위 아이앤에스(I&S)가 있다. 법무법인 로고스·한결·리인터내셔날·신우·정평 등은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김앤장, 종합 1위…율촌, 4위 재탈환
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