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이어 펀드도…중국, 교차 매매 허용
중국 위안화가 2016년 10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의 바스켓 통화로 편입된다. 이는 그간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일련의 정책적인 노력들이 가시적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IMF 결정에 따라 SDR의 통화별 구성 비율은 달러화 41.73%, 유로화 30.93%, 위안화 10.92%, 엔화 8.33%, 파운드화 8.09%로 조정됐다. 달러화의 비율은 유사한 반면 유로화·파운드화·엔화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한 위안화
SDR 편입의 조건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무역 규모의 상대적인 크기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국 통화의 ‘환전성’을 기준으로 한다. IMF가 규정하는 환전성은 꼭 변동환율 제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국처럼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더라도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통화면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중국 위안화는 2000년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세계 교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은 2014년 기준 세계 국내총생산(GDP)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3.4%로 2위를, 세계무역 비율 11.2%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인정받지 못했던 부분은 바로 환전성에 있었다. 중국은 이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2010년 SDR 편입에 실패한 후 중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먼저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를 확대했다. 위안화 통화 스와프는 2010년 7개 국가 1조3600억 위안 규모에서 2015년 총 28개국 3조1000억 위안 수준까지 증가했다. 또 위안화의 변동 폭을 확대했다. 2012년 역내 위안화의 1일 변동 폭을 상하 1%로 확대했고 2014년엔 상하 2%로 재차 확대했다.
고시 제도(Fixing Rate)도 시장 지향적인 방법으로 전환했다. 2015년 8월 11일 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의 환율 고시 방법을 시장 거래에 기반하는 방법으로 전환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이를 위안화의 절하를 위한 조치로 해석해 이틀 만에 5% 수준의 절하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화와 중국 자본시장의 개방 확대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또 외국 투자자, 특히 한국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자본시장의 개방은 크게 주식과 채권시장의 개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중국은 이를 각 자산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과 자금의 흐름에 따라 여러 제도로 나눠 놓았다.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QFII), 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RQFII), 주식 교차 매매 프로그램(SCP), 펀드 교차 매매(MFR), 적격 국내 기관투자가(QDII), 위안화 적격 국내 기관투자가(RQDII) 등의 정책 제도가 그것이다.
이런 제도는 기본적으로 중국 내 자본시장 및 투자자 그리고 해외·역외의 투자자 및 시장을 연결한다는 의미다. 우선 QFII와 RQFII는 해외 투자 자금(달러 및 위안화)이 중국 역내 자본시장(주식 및 채권)에 투자하는 제도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CSRC)는 투자자에 대한 자격을 부여한다.
중국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에서는 투자 한도를 관리한다. 외국인의 중국 역내 자본시장으로의 투자 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정책이다. 동시에 중국 역내의 환율 절상 또는 투기 자금의 과도한 유입을 통제하기 위해 라이선스를 발급하고 투자 한도를 부여하는 것이다. 초상증권에 따르면 2015년 11월 기준 QFII의 승인 금액은 790억 달러이며 RQFII의 승인 금액은 4365억 위안으로 집계된다.
반대로 QDII 및 RQDII는 중국 역내 투자자가 해외의 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는 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의 해외 자산 투자 수요에 대응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QFII 및 RQFII로 유입된 해외 자금의 일부를 환류시키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QDII 및 RQDII의 라이선스 신규 발급을 중지하고 투자 한도를 제한했다. 이는 급격한 국내 자산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식 교차 매매 프로그램(SCP)은 홍콩거래소와 중국 A주가 상장된 거래소(상하이거래소·선전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홍콩거래소와 상하이·선전거래소는 서로 간에 거래 대상 종목을 선정한 후 거래 총량의 투자 한도를 부여해 거래가 이뤄진다. 이는 역내 투자자의 홍콩 주식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함과 동시에 역외 해외 투자자의 중국 국내 주식 투자의 길을 양방향으로 열어준 것이다.
물론 2015년 상반기 중국 A주 시장의 과열된 움직임과 3분기 주식시장의 급락에 따라 거래량이 다소 주춤해지기는 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 제도는 역내 및 역외 간의 주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주식 이어 펀드도…중국, 교차 매매 허용
‘쏠림 현상’ 땐 환매 등 지연될 수도
이와 함께 새로 도입되는 펀드 교차 매매(MFR)도 주목받고 있다. 이 제도는 기존 주식 교차 매매 프로그램의 대상을 펀드로 바꾼 제도다. 이 제도는 2015년 7월 제도의 시행에 대한 발표에 이어 2015년 말까지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발표될 예정이다. 2016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역외 해외 투자자는 투자 가능 리스트에 등록된 중국 역내의 펀드에 투자가 가능해진다. 또 중국 역내의 투자자는 홍콩 등에 상장된 역외 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한국의 개인 및 기관투자가는 중국 시장에선 외국인 투자자다. 당연히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프로그램에서 허용된 제도에 따라서만 투자할 수 있다. 즉 QFII, RQFII 및 주식(펀드) 교차 매매 프로그램에 따라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 또 각 제도가 갖는 고유의 환매 조건, 투자 한도 제약 등을 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중국 역내 혹은 역외의 자금 유·출입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라이선스의 발급 속도, 펀드의 환매 및 청산 처리에 대한 반응이 지연되거나 빨라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해외 투자자 관점에서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는 투자국 통화와 중국 위안화 간의 환율 위험에 노출된다는 사실도 잘 알아야 한다. 직접 투자건, 간접 투자건 환위험의 헤지 수준에 따라 환위험 노출 정도가 결정되는 구조가 내재돼 있다.
결국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 자본시장의 개방 과정에서 이뤄지는 투자 및 조세 정책을 꾸준히 체크해야만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14년 11월 17일 이후 중국 A주의 자본이득세를 잠정적으로 0%로 적용함에 따라 이전 일자에 발생한 자본이득세의 정산을 즉시 요구했다. 그 결과 중국 투자 펀드는 이 부분을 반영하며 순자산 가치가 크게 바뀌었다.
이용 KTB자산운용 해외투자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