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투자자 편인 자산만 고르죠”
약력 : 1970년생.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1994년 서울증권 기획리서치팀. 1996년 서울증권 파생상품운용팀. 2001년 미래에셋증권 에쿼티 트레이딩팀 팀장. 2005년 미래에셋증권 금융상품마케팅팀 팀장. 2011년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 팀장. 2012~2015년 미래에셋생명 고객자산운용본부장(현).

미래에셋생명은 작년 4월 출시한 변액보험 MVP(Miraeasset Variable Portfolio) 펀드가 1년 7개월 만에 순자산 4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지난 11월 27일 밝혔다. MVP 펀드는 기존 변액보험 상품과 달리 보험사가 직접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활용해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그 중심에 조성식(45) 미래에셋생명 고객자산운용본부장(상무)이 있다. 조 본부장은 전문 자산 운용 인력 7명과 함께 MVP를 비롯해 50여 개의 다양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01년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해 금융상품마케팅팀장과 투자전략팀장을 거친 후 2012년 미래에셋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을 맡았다.

증권사에서 일할 때와 어떻게 다른가요.
“돌아보면 현재의 일을 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종합판과 같다는 생각이죠. 1993년 12월 금융계에 입사해 2005년까지 파생상품인 선물 옵션을 거래했어요. 파생상품은 거래의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입니다. 기초에서 시작해 펀드를 거쳐 투자 전략 그리고 변액보험을 맡게 된 셈이죠. 변액보험은 잘만 활용하면 매우 좋은 상품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단점들만 부각돼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소비자와 개인적 경험을 결합해 미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활용해 나간다면 국내에서 이만한 노후 자산 대비 상품은 없다고 자신합니다.”

변액보험의 장점이라면.
“‘변액보험은 내가 만드는 나만의 국민연금’이란 말을 좋아합니다.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과거 70%대에서 현재 46.5%까지 떨어졌습니다. 매년 0.5%씩 하락하고 있는 셈이죠. 더욱이 실제 받는 이들을 보면 실제 소득 대체율은 20~23% 정도에 머무릅니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에 해줄 수 있는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에요. 나머지는 사적연금이 대체해 줘야 합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고객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과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MVP 펀드의 인기 비결이 무엇인가요.
“생업에 바쁘고 전문 지식이 부족한 고객들을 대신해 직접 3개월마다 한 번씩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상품군을 새롭게 조합하고 투자한 게 효과를 본 것 같아요. 고객들이 변액보험 안에서 투자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각 자산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고 글로벌하게 분산투자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환경도 변하므로 매년 상품군을 늘려 가고 있죠. 한 번 가입하고 끝나는 상품이 아니라 원하는 상품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도록 진화해 가는 플랫폼 형태로 상품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 펀드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부분도 있습니다. 선취 수수료가 있는 펀드와 달리 MVP는 펀드를 변경할 때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요.”

운용하고 있는 상품에 직접 가입하셨나요.
“노후 대비를 위해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최고경영진에서부터 전 임직원들 대부분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30만 명 고객들의 노후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운용에 임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익률은 어떤가요.
“지난 8월과 9월 큰 조정이 있었어요. 당시 중국 본토 주식의 경우 5200까지 갔던 지수가 3000 밑으로 하락했죠. 미국 주식 역시 고점 대비 13%까지 빠졌습니다. MVP 펀드도 고점 대비 5% 정도 조정을 거쳤습니다. 지금은 절반 이상 회복해 현재(12월 2일 기준) 누적 수익률은 8.8%를 기록 중입니다.”

어떤 투자 철학을 갖고 운용하나요.
“단순히 수익이 나는 기업이라고 해서 사거나 팔지 않습니다.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갈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간이 투자자 편인 자산’을 주로 편입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현 추세가 국제화·모바일화돼 가는 상황이라면 스타벅스·나이키·아마존·알리바바 등과 같은 수혜 기업에 투자하는 거죠. 중국의 중산층 비중이 커져 가는 상황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현실화되는 부분이므로 이에 관련된 기업들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고요.”

지금은 어디에 관심을 갖고 있나요.
“아무래도 고령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구가 늙어가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일본·중국 가릴 것 없이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헬스 케어 관련 지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을 예로 들면 헬스 케어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주식시장의 15%입니다. 1위는 정보기술(IT)로 18%예요. 미국 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죠. 국내와 20년의 시차를 두고 앞서가는 일본 역시 헬스 케어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도 헬스 케어 관련 지출이 커져 가고 있습니다.”

운용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특정 기업들의 주가가 다소 고평가돼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많이 오른 만큼 조정이 뒤따를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우리 편’인 투자의 장점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그동안 올랐던 주가의 고평가가 해소되고 해당 기업이 수익을 내는 기간이 쌓여 가므로 또다시 성장하는 패턴이 반복되곤 하죠. 또한 분산투자를 통해 전체 기간에서 한쪽 산업에만 쏠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MVP 펀드의 해외 비중이 타사 상품에 비해 큽니다. 지역별 비중은 어떤가요.
“미국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물론 중국도 담고 있습니다. 중국의 총 부채 규모는 280%를 넘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죠. 중국 비금융회사의 부채비율은 160%가 넘고요. 게다가 중국의 많은 국영기업들은 시장 원리보다 정부 정책에 기대 운영돼 왔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숙제인 셈이죠.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역보다 운용 철학을 더 중시하고 이에 맞춰 투자합니다.”

해외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 리스크가 있을 텐데요.
“MVP 펀드에서 달러화 노출 비율은 35% 정도입니다. 작년보다 헤지를 푼 비율이 높아졌어요. 달러 강세로 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미국은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태세입니다. 2008년 금융 위기 때와 달리 방침이 변해서죠. 금융 위기 전에는 미국 내 제조업 비중이 높지 않았어요. 정부의 방침은 달러 강세에 우호적이었죠. 하지만 금융 위기 이후 정책 노선을 바꿔 산업 간 균형을 추구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소비되는 많은 제품들은 자국에서 만들어지고 있어 달러화 강세는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죠. 미국 스스로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봅니다.”

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