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올 한 해 이른바 ‘KB 사태’의 위기를 딛고 위상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11월 구원투수로 선임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상처 입었던 조직을 추스르고 리딩 금융 그룹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적임자라는 사명을 받았다. 최초의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내부 사정에 정통해 사분오열된 조직을 발 빠르게 안정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윤 회장은 가장 비중이 큰 KB국민은행을 리딩 뱅크로 돌려놓는 데 앞장섰다.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면서 은행의 체질 개선을 주문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재도약을 위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 금융, 자산 관리 서비스 등 핵심 비즈니스의 기반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를 통해 대손 비용을 줄이는 한편 인력 운영 체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손해보험을 한 식구로 맞이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윤 회장은 조용하지만 치밀한 소통으로 승인부터 편입까지 인수·합병(M&A)을 지휘했고 2006년 이후 계속된 KB의 ‘M&A 잔혹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KB손보 인수로 은행·카드·증권·손해보험·생명보험·서민금융에 이르기까지 전 금융 영역을 아우르는 상품 라인업을 구축한 KB금융그룹은 종합 금융 그룹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분야의 빠른 변화도 강조하고 있다.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핀테크(Fintech) 분야에서 스마트폰뱅킹, 포터블 브랜치(Portable Branch) 등 최신 정보기술을 접목한 금융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한국카카오뱅크’ 인터넷 전문 은행 컨소시엄에 지분 투자를 통해 함께 참여한 것도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의 진화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다.
저금리·고령화 시대 노후 생활과 자산 증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산 관리가 프라이빗 뱅크(PB) 고객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이 되고 있다. KB금융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직원들의 자산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복합 점포를 확대하는 한편 자산 관리 서비스 영역 또한 고소득층에서 일반 고객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리딩 뱅크 향한 장거리 레이스의 시작
약력 : 1955년생.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석사.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1973년 외환은행. 1980년 삼일회계법인. 2002년 KB국민은행 부행장. 2010년 KB금융지주 부사장. 2013년 김앤장 상임고문. 2014년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