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의 힘’…상반기에 기회를 찾아라
중국에서는 2016년 상반기 ‘선강퉁(선전·홍콩 간 교차 거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 금융 개혁의 핵심이 직접금융 육성과 자본시장 개방에 포커스가 맞춰진 만큼 신경제 관련 업종(IT·헬스케어·신소비)과 민영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선전거래소의 대외 개방과 거래 활성화는 필수다.
향후 선강퉁 개설은 외국인 개방을 통한 주가 리레이팅,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통한 중소기업의 융자난 해소, 선진 투자 문화 정착 등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실제로 후강퉁(상하이·홍콩 간 교차 거래) 개설은 기대보다 미흡한 자금 유입 속도(3월 기준 전체 한도의 40%)에도 불구하고 본토 투자자의 대형 우량주에 대한 관심 증가와 외국인 투자 기법의 모방 및 선도 매매를 통해 주가 상승을 유도한 바 있다.
특히 선전거래소는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성장 축의 변화(수출 및 투자에서 소비 및 서비스로)와 신흥 산업의 부흥 ▷민간 창업 시장의 활성화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고성장 기업의 높은 비중 ▷업종 구성이 상하이 대비 분산돼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은 선강퉁에 대한 관심과 함께 냉철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선전거래소는 고성장 신흥 산업의 비중이 높아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에 따른 고평가 논란과 높은 회전율 및 변동성을 보이는 시장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중국에 대한 최적의 투자 방식은 역시 장기 투자다. 더욱이 성장 모델 전환과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장기 투자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과거 10년간 주요 경제지표와 자산 상품별 상승률 비교를 통해 앞으로의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봤다.

급락 요인 해소…투자 심리 살아날 것
첫째, 지난 10년간 중국 주식시장에 장기 투자했을 때 최소 중국 경제의 성장에 버금가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벤치마크 지수별 편차가 있지만 주식시장은 지난 10년간 경제성장률(264%)과 통화량 및 유동성 증가율(350~ 400%), 1선 도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상하이 225%)에 육박했다. 중국 시장의 높은 회전율과 ‘짧은 급등과 긴 조정 패턴’을 이기는 답은 최대한 장기 투자하는 것이다.
둘째, 성장성 높은 업종과 대표주에 장기 투자할 때 지수보다 월등한 성과를 보였다. 지난 10년간 대형 블루칩의 벤치마크 지수인 CSI300(301%)은 경제 규모와 통화량 및 유동성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지 못했다. 하지만 CSI300의 개별 업종 지수 중 헬스 케어(749%), 필수 소비(704%), IT(478%)는 큰 폭으로 올랐다. 향후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규모가 확대될 것이 확실시된다는 점에서 대형주와 중소형주 관계없이 업종과 종목 선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2016년 중국 주식시장의 투자 환경은 2015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15년 3분기부터 유지하고 있는 ‘기술적 반등 시 축소 의견’을 ‘비중 확대’ 의견으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3분기 급락 요인의 해소와 투자 심리의 점진적 회복,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압도하는 주식시장의 유동성 효과, 저금리 환경 하에 주식의 투자 매력도 상승, 정부의 주식시장 육성 의지 불변과 장기 가치 투자자의 유입 이벤트(선강퉁, MSCI, 위안화 SDR), 경제 양극화 구도와 업종 간 이익 차별화가 우량 기업의 투자 기회를 더욱 확대한다는 점 때문이다.
하반기 중국 증시의 급락을 유도했던 3대 원인(신용거래 청산, 환율 불안, 경기 우려)은 지수의 조정과 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로 상당 부분 해소됐다. 특히 신용 잔액은 2015년 6월 고점(2조3000억 위안)의 절반 수준인 1조 위안대에서 하향 안정화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물론 경기 둔화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시장의 특성상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신용과 같은 급등락의 원인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2016년 지수의 상승 탄력은 개인 투자 자금의 복귀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락한 가계의 주식 편입 비중 상승 여부와 보수적인 성향의 은행 자금의 주식시장 복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선강퉁의 힘’…상반기에 기회를 찾아라
3분기에 지수 고점 예상
눈여겨볼 점은 2016년 기업 실적과 주식 공급 재개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먼저 2016년 A주 상장사의 이익 증가율은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이익의 40%를 웃도는 금융 업종의 이익 성장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제조업과 일반 서비스업은 기저효과와 비용 부담 완화로 이익이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성장률이 둔화되는 하반기부터 시장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또 4분기부터 재개된 IPO 역시 지수에는 결국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청약제도의 도입으로 2015년 상반기와 같은 자금 동결 현상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권 당국이 속도 조절에 실패하면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자본시장 개방 가속화를 통한 외국인 자금 유입과 양로 기금 등 국내외 장기 투자자의 주식 매입과 완충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2016년 상하이종합지수의 예상 밴드로 3080~4150을 제시한다. 하단은 과거 금리 하락 시기의 최저 주가순자산배율(PBR) 1.75배를 적용한 3080 수준이고, 상단은 신용거래 급증 이전 수준인 주가수익률(PER) 18.9배를 적용한 4150 수준이다. 지수의 고점은 3분기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변동성은 2015년 대비 축소되겠지만 유동성과 정책 효과에 따른 중소형주의 과열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요한 포인트는 2016년 시장 교란 요인 축소에 따른 지수 하단에 대한 확신이 더욱 강하며 분기별로 하단의 레벨을 계속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점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