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엔 주식시장의  ‘미운 오리’가 ‘백조’ 된다
한 해 동안 부진했던 종목을 연말에 매수하면
다음 해의 연초 2개월 동안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사실이 발견된다.

‘주가가 하락했다’는 말과 ‘주가가 싸졌다’는 말은 그 의미가 다르다. 주가 하락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그 사유가 일시적인지, 영속적인지 알아내야 한다. 분석을 통해 기업 가치가 변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주가 하락이 일회성 이슈라는 확신이 들어야 투자가 가능하다. 가치와 가격은 다르다.

낙폭 과대는 엄밀히 말하면 가치 대비 가격이 더 많이 떨어졌을 때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단순히 하락률이 높은 종목을 우리는 ‘낙폭 과대주’라고 칭한다. 통념적으로 사용하는 의미로서의 낙폭 과대주에 대한 투자 결과는 어떨까.

과대라는 의미가 맞아떨어져 주가가 곧바로 반등하기도 하지만 주가가 추가 하락해 손실을 볼 때도 있다. 손실을 볼 때는 투자 시점에서의 낙폭 과대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절대적인 낙폭만으로 단순히 낙폭 과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기업 가치를 꼼꼼히 분석해야 하고 이 과정이 정보의 제한으로 매우 힘들기 때문에 실제 투자에서 단순히 주가가 많이 하락한 종목에 대한 투자는 효율적이지 않다. 연말연시라면 얘기가 다르다.

미국 증시에서는 한 해 동안 부진했던 종목을 연말에 매수하면 다음 해의 연초 2개월 동안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사실이 발견된다. 미국 FBN증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내 낙폭 과대 종목들의 연말 이후 2개월간 수익률은 2006년 이후 총 9번 중 8번이나 시장 수익률을 넘어섰다. 90%에 육박하는 수익률이다. 한국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된다.
코스피200 종목 중 2001년 이후 12개월 누적 기준 낙폭 과대주(수익률 하위 10%)를 월말 종가에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12월 말에 투자했을 때가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코스피200 종목군의 평균 수익률 대비 4% 포인트 높다. 미운 오리 새끼가 드디어 백조가 되는 시기다.

새해가 밝은 지 며칠 되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를 힘들게 했던 종목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연말연시는 패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때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