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암신약연구센터, “면역세포 치료와 맞춤형 항암 치료에도 주목”
난치성 암, 신약 개발로 치료율 높인다
분당차병원 암신약연구센터 의료진이 연구 과제를 놓고 토론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매년 22만 명 이상의 암 환자가 발생한다. 이 중 30%인 7만여 명의 환자가 암 치료에 실패해 사망한다. 암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지금보다 더 나은 수준의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임상 연구로 새로운 치료 기회 얻어
분당차병원 암신약연구센터는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보완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항암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3세대 표적 치료제’ 임상 연구가 있다.

기존의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마저 손상시키기 때문에 환자들은 완치 후에도 그 부작용으로 인해 고통을 받아야 했다. 반면 표적 치료제는 암세포의 성장이나 생존과 관련된 단백질과 유전자만 공격한다. 따라서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수준이다.
신약 임상 연구에 참여함으로써 암 환자는 기존에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주항 분당차병원 암신약연구센터 교수는 “신약은 수년간 여러 단계의 연구 과정을 거쳐 안전성이 확보된 것이므로 현재의 치료법보다 나은 효과가 예상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연구에 참여하면 약제 및 검사 비용을 제약 회사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분당차병원 암신약연구센터는 개개인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맞춤 암 치료도 시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같은 진단, 같은 병기라면 모든 환자가 동일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반면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 치료를 하면 약제에 대한 치료 효과와 독성을 미리 예상해 환자 개개인에게 보다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

암 유전자 치료와 함께 현재 차병원에서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면역세포 치료’ 또한 새로운 항암 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체에 암세포가 생기면 NK세포·T세포 등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데, 이때 암세포는 면역 회피 물질을 분비해 면역세포의 활동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면역 치료제는 그러한 암세포의 활동을 방해함으로써 인체의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김 교수는 “면역세포 치료를 통해 전반적으로 항암 효과를 높이고 여기서 살아남은 암세포들을 표적으로 유전자 치료를 진행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대의 의료 현장에서는 새로운 암 치료법이 속속 등장해 환자에게 빠른 속도로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암은 발병하기 전에 예방 가능한 병으로, 발병 후에는 치료 가능한 병으로, 설령 완치가 어렵더라도 평생 조절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만성병의 하나로 병에 대한 개념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재익 인턴기자 jji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