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딸기 체험 농장>, 지운배 씨의 귀농 이야기
귀농을 결심했다. 어디로 갈까? 수많은 농업 품목 중에 무엇을 선택할까? 어떻게 준비할까? 돈은 얼마나 들 것이고 언제부터 얼마나 벌어들일 수 있을까? 잘할 수 있을까? 후회하지는 않을까? 고민이 많아진다.

“생각만 하다 보면 귀농이 무척 막연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심이죠. 이후부터는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면 됩니다.”
지운배 씨는 “오랜 시간 준비한다고 해서 귀농이 더 쉬워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일단 시작한 뒤 부딪히며 해결해 나가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 씨는 2014년 3월 귀농을 결심한 후 같은 해 12월 농장 문을 열기까지 단 9개월 만에 귀농을 실행했다. 자동차 협력업체 직원이던 신분은 딸기체험농장 사장님으로 바뀌었다.
“여섯 살과 네 살 난 딸아이를 키우면서 아내와 맞벌이를 하고 있었어요. 야근이 잦아서 평일엔 아이들 얼굴 보기도 힘든 직장생활에 회의가 들었고, 더 늦기 전에 귀농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죠.”
지 씨의 경우 귀농지는 부모님이 살고 있는 고 향으로, 귀농 품목으로는 딸기를 선택했다. 남 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과일로서 타 작물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다만 딸기를 생산 출하하는 일반 농장이 아니라 체험 전문 관광농장으로 특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평 딸기 체험 농장>, 지운배 씨의 귀농 이야기
비용 줄이려고 시설공사도 직접
이후 지 씨는 딸기 재배방법을 공부하며 체험 농장에 적합한 부지를 찾아 나섰다. 딸기 재배 방법과 하우스 건축은 주로 인터넷을 참고하고 가평군농업기술센터에서도 정보를 얻었다. 농장 부지는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1만1500㎡ (3500평) 규모의 농지를 임차했다.
“딸기체험은 하우스 수확이 시작되는 12월부 터 노지 수확이 마무리되는 6월 말까지만 가능 합니다. 체험객을 연중 고르게 유치하기 위해 7월부터 자두따기 체험도 겸할 예정이에요. 3 년생 자두 묘목 200그루를 구입해 2700㎡ 규 모의 자두밭을 조성했어요.”
지 씨는 자두밭 조성으로 농장의 기본 토대를 갖춘 뒤 2014년 12월 26일 정식으로 가평딸기 체험농장의 문을 열었다. 귀농 결심부터 농장 문을 열기까지 소요된 기간은 9개월. 귀농비용은 총 1억4000만원(딸기하우스와 자두밭 조성 을 위한 기반 공사비, 하우스 건축비, 딸기 묘주 8000주, 자두 묘목 200그루, 연 임차료, 인건비 포함)이 소요됐다. 보통 1700㎡(5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3채를 지으려면 1억4000 만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외부 인력을 쓰지 않은 덕분에 이를 1억원으로 줄일 수 있었 다고.

체험농장의 문을 연 첫해인 2015년 가평딸기 체험농장의 총 방문객 수는 2500명 선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연수익도 2500만 원에 그쳤다.
“딸기는 습도 조절이 가장 중요합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2~3월에 습도가 높아져 잿빛곰팡이병 등이 발생한다고 해요. 그 외에 는 별다른 질병 없이 잘 자라주고 있어요.”
현재 가평딸기체험농장은 어른 2만원, 어린이 1만5000원의 체험비를 받는다. 체험시간은 일반 딸기체험농장보다 10분 더 긴 30분으로 하고 있다. 체험객들은 농장 안에서 싱싱한 딸기를 마음껏 따먹고 500g 포장용기에 딸기를 담 아올 수 있다.
추운 겨울이지만 지 씨의 딸기농장엔 싱그러운 딸기 향이 가득하다. 향기로운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농장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아름다운 체험농장은 지 씨의 꿈이다.


주재익 인턴기자 jji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