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늘리며 중국서 첫 흑자…화장품 진출 등 다각화 승부수도

미스터피자, 중국서 돌파구 찾나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외식 문화 기업 MPK그룹이 중국 진출 15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미스터피자는 2000년 중국 베이징에 진출한 이후 꾸준히 가맹점을 늘리면서 2015년 10월 100호점을 돌파했다.

국내 피자 업계의 지속적인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MPK그룹, 중국 2·3선 도시로 사업 확대

“평일에도 점심·저녁 시간에는 어김없이 웨이팅이 걸리고 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하루 종일 방문하는 고객들이 줄을 섭니다.” 중국 상하이 난징서로에 자리 잡은 미스터피자 복주로점의 까오야 점장의 말이다. 2013년 오픈한 이 점포는 피자 전문 레스토랑으로 지역 명소가 됐다.

중국의 한 소비자 평가 사이트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를 맛본 중국 고객들의 반응은 ‘지금까지 맛본 피자 중 최고’, ‘중국인 입맛과 외식 문화에 안성맞춤’, ‘깔끔하고 신뢰 가는 매장’이라는 등 대체로 긍정적이다.

또한 중국 유력 외식 업체 선정 사이트인 ‘다중뎬핑(大衆点評)’에서 중국 내 ‘최고 인기 음식점 톱 50’에 5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미스터피자의 인기는 장소를 불문하고 뜨겁다. 오픈하는 매장마다 고객들이 몰려오자 미스터피자를 유치하기 위한 대형 유통·부동산 업체들의 러브콜도 이어지는 등 중국 내에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현재 중국 내에서 11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부터 중국 출점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외형과 매출 성장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2000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14년까지 14년 동안 66개의 매장을 여는 데 그쳤지만 2015년 한 해 동안 무려 40개의 점포를 개점했다.

성공적인 확장 뒤에는 현지 유통 기업과의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적 합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MPK그룹은 2013년 9월 중국 대형 유통·부동산 기업인 골든이글그룹과 합작을 통해 상하이법인을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골든이글그룹이 운영하는 백화점·쇼핑몰·대형 유통 상가에 출점해 매장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었다. 또한 출점에 따른 인허가 문제도 별 어려움 없이 해결했고 골든이글그룹의 대형 백화점 운영 경험이 현지 인력 확보, 매장 개설 및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됐다.

현지 파트너사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는 해외 진출 전략을 선택, 빠르고 효과적으로 매장을 늘려가면서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MPK그룹 관계자는 “올해 중국 사업은 전체 외형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며 “상하이와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2, 3선 도시에 가맹 사업을 확대하고 광저우에 새롭게 진출해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필리핀에 10호점, 태국에 5호점을 연내 오픈하고 상반기에 베트남·싱가포르, 하반기에 인도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미국에서의 가맹 사업 역시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매출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MPK그룹은 지난해 중국 2개 법인에서 64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11억2000만원의 순익을 달성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스터피자가 2000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지 15년 만에 이룬 성과다.

또한 MPK그룹의 로열티 수익과 직결되는 브랜드 매출(가맹점 매출 포함)은 88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로열티 수익은 2014년보다 11억4000만원 늘어난 26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웰빙·저가 피자…국내 시장선 고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피자 시장 규모는 약 1조4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과거 다른 외식 업종에 비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지만 최근 내수 시장 침체 및 웰빙 식품에 대한 관심 증대와 함께 저가 피자 및 대형 마트 피자 등의 등장으로 피자 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만 430개 매장을 보유하며 국내 프리미엄 피자 브랜드 중에서 매장 수 기준 1위인 MPK그룹의 지속적인 성장 하락세가 피자 업계의 우울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2014년 MPK그룹은 1439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54% 감소한 액수이며 2012년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도 실적 악화는 지속됐다.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한 분기별 매출은 평균 280억원으로, 2014년 같은 기간 평균치인 365억원에 못 미친다. 영업이익은 2015년 1분기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MPK그룹 관계자는 “고정비용을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시장마저 침체돼 매출이 줄어들다 보니 이익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2015년 연간 매출은 실적 공시 이전이어서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지만 직전 연도보다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MPK그룹은 화장품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5년 9월 코스메틱·뷰티 전문 기업인 한강인터트레이드 지분 80%를 228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소비재 시장이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00년 설립된 한강인터트레이드는 해외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수입, 판매하는 한편 엘리자베스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코팩과 마스크팩, 클렌징 폼 등을 국내에서 자체 개발해 생산, 판매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로는 ‘메이크(Make) 20’과 자회사 ‘스킨아이디’가 있고 2015년 9월 연결 기준 매출 262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MPK그룹 관계자는 “지난 25년의 경험을 통해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한 도전”이라며 “신규 사업을 적극 검토해 온 결과물로 미스터피자와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한경비즈니스=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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