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축 통해 서울 최대 백화점으로…'체험형' 공간 구성에 초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으로 재탄생했다. 신세계는 지난 2월 26일 개점 15년 만에 증축·리뉴얼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오픈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프랑스 봉마르셰, 미국 삭스피프스에비뉴 같은 글로벌 트렌드세터가 찾는 세계적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4년 9월부터 시작한 17개월간의 증축 공사 끝에 영업 면적 기준 서울 지역 최대 백화점으로 거듭났다. 강남점의 영업 면적은 약 5만5500㎡(1만6800평)에서 약 8만6500㎡(2만6200평)로 60% 정도 넓어졌다. 브랜드 수 역시 기존 600개에서 1000여 개까지 늘어나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새롭게 선보인 공간은 증축 신관 6개층(6~11층)이다. 신세계는 오는 8월까지 본·신관 리뉴얼 공사를 모두 마무리할 방침이다. 연매출 목표는 리뉴얼 오픈 첫해인 올해 1조7000억원(2015년 1조3000억원), 3년 안에 2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강남점 증축 오픈은 올해 신세계그룹의 6대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를 시작으로 다음달 3일에는 영업 면적 기준 세계 최대 규모가 될 부산 센텀시티점 B관을 개관한다. 5월엔 서울 본점 신세계면세점을 오픈한다. 6월엔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9월엔 복합 쇼핑몰인 하남유니온스퀘어, 12월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을 잇달아 선보인다.

새롭게 오픈한 신세계 강남점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 기존 상품 판매 중심의 백화점과 차별화한 체험형 쇼핑센터 형태로 꾸몄다.

신세계는 GDP 3만 달러 이상인 국가에서는 가격보다 구매 과정과 서비스를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공간은 신발·컨템퍼러리·아동·생활 등으로 세분화한 전문관이다.
신세계 강남점 '새 단장' 매출 2조 넘본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슈즈 전문관

4층 신관에 배치한 슈즈 전문관 ‘그랜드 슈’는 영업 면적 3305㎡(1000평)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브랜드 수도 146개에 달한다. 나이키부터 루이비통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원스톱 슈즈 전문관이다.

기존 명품 매장에서 소량 취급했던 루이비통·구찌·페라가모·발렌티노 등 4개 브랜드의 슈즈 부문을 국내 최초 단독 매장으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컨템퍼러리 전문관은 패션은 물론 뷰티·리빙 등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모든 콘텐츠를 결합해 브랜드 경계를 허문 차세대 전문관이다. 4층 본관에 자리해 있다. 영업 면적 3305㎡(1000평)에 39개 브랜드를 갖췄다.

9층에 자리한 생활 전문관 ‘신세계홈’은 강남점의 정점을 찍는 곳이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을 디자인한 페트리샤 얼키올라 디자이너가 설계했다. 영업 면적 6611㎡(2000평) 규모에 144개 브랜드가 입점한 국내 최대 규모의 생활 전문관이다.

한국의 대표 주거 방식인 아파트의 특성을 접목, 차별화했다. 쿡숍(주방), 일레트로닉스(가전), 리빙룸(거실·가구), 베드룸(침구), 신세계 홈(단독 브랜드)의 5개 메인 섹션으로 나뉜 매장에서는 가정용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아동 전문관 ‘리틀신세계’에서는 서비스와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토털 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10층에 자리하고 있고 3966㎡(1200평) 규모의 공간에 63개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있다.

신생아 매장에는 165㎡(50평) 규모의 유모차·카시트 매장도 단독 조성했다. 유모차나 카시트, 유아 침대 등 부피가 큰 아동 용품을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실험적 콘텐츠를 다양하게 적용, ‘감성 서비스’의 품격을 높였다. 우선 아동 전문관에는 유아교육 전문가가 출산·육아·교육까지 자녀와 관련된 궁금한 사항을 상담해 주는 ‘출산 컨시어지 데스크’를 배치했다. 유아 휴게실 공간(리틀라운지)과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교육 공간인 ‘리틀란드’도 고객의 눈높이에서 구성한 공간이다.

각 층마다 유명 카페 배치

기존 유아 휴게실의 기능을 강화한 리틀라운지는 이유식을 데우거나 간단한 조리가 가능한 주방 공간을 제공한다. 체험형 교실인 ‘리틀란드 스튜디오’에서는 인형극, 그림 색칠 강좌 등 놀이와 교육을 접목한 ‘에듀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했다.

명품(1·2층) 층을 제외한 모든 층에 유명 카페를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고급 디저트 카페 ‘페이야드(5층)’ ‘베끼아앤누보(6층)’ ‘스타벅스(7층)’, 전통 프랑스 마카롱 브랜드인 ‘라뒤레(3층, 8월 예정)’, 청담동 브런치 카페 ‘콩부인(10층)’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9층 ‘자주(JAJU) 테이블카페’에서는 모든 식기와 테이블 웨어를 생활 전문관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구성한다. 식사와 함께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VIP 고객 서비스 시설도 강화했다. VIP라운지를 4개(트리니티·퍼스트·멤버스·로열)까지 세분화해 더 많은 VIP고객이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6·7층에 선보이는 남성 전문관에는 ‘럭셔리의 완성’이라는 콘셉트로 벨루티 등 세계 최고 럭셔리 브랜드를 8월까지 신규 입점시켜 남성 풀 라인 브랜드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곳에 들어설 루이비통과 펜디 남성 매장은 국내 최초 매장이며 라르디니는 강남점에 세계 최초의 단독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장재영 신세계 대표는 “신세계 강남점은 단순한 세일즈나 규모 확장보다 국내에서 보지 못한 전문관 등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삶의 복합 공간이 되도록 조성했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등 백화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