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주름 개선 등 기능성 앞세워}
{바이오 업체도 캐시카우로 눈독}
화장품 시장에도 ‘바이오 열풍’
실험 중인 LG생활건강 연구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바이오 의약품을 중점 육성하면서 이른바 ‘바이오 화장품’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화장품은 생명공학 기법을 활용한 제품을 뜻한다. 바이오 화장품은 화학 기술을 이용, 인공적으로 합성한 기존 화장품과 달리 생체에서 기인한 유기물을 활용해 피부에 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생명공학 화장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주로 줄기세포 배양액을 함유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고속 성장 중인 한국 화장품 산업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바이오 화장품을 통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 연 18.3% 고성장

화장품은 크게 일반 화장품과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기능성 화장품은 ‘피부의 미백에 도움을 주는 제품’, ‘피부의 주름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 ‘피부를 곱게 태워 주거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 등 3가지로 한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0년부터 5년간 국내 화장품 생산 실적은 연평균 10.5%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기능성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18.3% 고속 성장했다. 미백·주름 개선 등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관련 제품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화장품 시장에도 ‘바이오 열풍’
국내 생산 실적의 약 40%를 점유하는 아모레퍼시픽은 2010년 바이오사이언스연구소를 세우고 노화·기미 유전자 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바이오 브랜드는 ‘아이오페’다. 아이오페 ‘바이오 에센스 인센티브 컨디셔닝’은 ‘바이오 리독스’ 성분을 93.7% 함유한 미백·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이다. 아이오페 ‘슈퍼바이탈 크림 바이오 엑설런트 리치’는 10여 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고효능 안티에이징 성분 ‘바이오 셀레티노이드TM’을 담았다.

LG생활건강은 자체 화장품연구소를 통해 첨단 바이오 융합 기술 등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바이오 브랜드는 ‘오휘’다. 이 회사는 차세대 화장품 기술로 주목 받는 생명공학 화장품, 이른바 줄기세포 화장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재조합 줄기세포 배양액을 핵심 성분으로 한 오휘 ‘더 퍼스트’를 2010년 선보였다. CHA줄기세포연구센터의 재조합 줄기세포 배양액 성분을 독점 공급받아 출시한 생명공학 화장품이다. 줄기세포 배양액 성분 중 피부에 효능이 뛰어난 재료를 생명공학 기술로 재조합, 제품화했다.

2012년 10월에는 줄기세포 배양액을 주성분으로 한 생명공학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오휘 ‘더 퍼스트 제너츄어 크림’을 출시했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동결건조한 후 초밀도 제형화해 선보인 안티 에이징 제품이다. 출시 1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2013년 2월에는 세포 배지 성분을 원료화한 ‘셀소스TM’을 주성분으로 하는 오휘 ‘더 퍼스트 셀 소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20억원어치가 팔렸다.

오휘는 2013년 8월 더 퍼스트 업그레이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주력 제품인 ‘더 퍼스트 셀 레볼루션 앰풀’ 외에 스킨·에멀전·에센스·아이크림·크림·소프트크림·나이트 트리트먼트 등 8종으로 출시됐다.

◆의약품보다 제품화 수월해

자체 생명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기업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도 점차 가속화하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의 개발에는 최소 10년 이상 소요된다. 반면 화장품의 제품화는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제조 시설에 대한 별도의 투자 없이도 주문자 상표 생산 방식(OEM) 기업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들은 시장 진입이 비교적 쉬운 화장품 사업을 일종의 현금 창출원으로 삼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업체인 파미셀은 2009년 자체 화장품 브랜드 ‘바이파미셀랩’을 론칭했다. 2013년엔 OEM 제품인 ‘미세르’를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스템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파미셀 화장품은 세계 유일의 인체 골수 유래 줄기세포 배양액을 함유한 제품이다. 인삼·버섯·후코이단·풍란 추출물 등 20여 가지의 천연 성분을 함유한 미백·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전체 화장품 매출액은 약 8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자체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화장품 사업이 더욱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기업인 메디포스트도 최근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지난해 8월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셀피움’을 론칭했다.

셀피움은 탯줄 혈액인 제대혈 줄기세포에서 피부 미용에 효과가 좋은 특정 성장 인자를 유도해 원료의 안정성과 피부 침투력을 강화한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꽃캘러스(식물 줄기세포)·백련초·자작나무·왕귤나무 등에서 추출한 천연 성분과 스위트 아몬드 오일, 셰어 버터, 세라마이드, 알래스카 빙하수 등을 함유해 피부 결 개선과 보습 효과를 높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13년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브랜드 ‘셀로니아’를 출시한 바 있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중 하나인 셀트리온도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셀트리온은 2013년 화장품 기업 ‘한스킨’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이후 3년간 상품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기능성 화장품 전문 업체 ‘셀트리온스킨큐어’를 출범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 CTSC(가칭)’ 등의 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기술력을 지닌 셀트리온과 한스킨이 가지고 있는 화장품 노하우가 만나 폭발적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르면 오는 8월쯤 바이오 기술 기반의 생명공학 화장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택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현재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기능성 화장품을 비롯한 바이오 화장품”이라며 “기존 화장품 업계는 물론 추가로 뛰어드는 바이오 기업들까지 성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