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투자 가이드
‘기업’보다 ‘지수’에 관심을

[이정흔 기자] 일반인들이 원자재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원자재 선물에 바로 투자하는 직접투자 방식과 원자재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이다.

원자재 직접 투자는 현실적으로 변동성이 너무 큰 데다 원자재의 운송과 보관 등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파생결합증권(DLS) 등을 활용한 간접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다.

그중 가장 친숙한 원자재 펀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와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원자재 가격 외에도 기업의 주가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가 너무 많다”며 “그만큼 투자자에겐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이차전지 업체와 같은 대체에너지를 생산하는 업체가 유망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업종으로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원자재와 사업의 연관성이 없거나 미미한 곳이 많은 데다 이를 개인 투자자가 일일이 뜯어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해 원자재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는 상품 가격을 추종하기 때문에 가격 흐름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원자재 투자가 낯선 초보자일수록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가 유리할 수 있다.

원유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을 직접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물거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지수를 100% 추종하기 어렵고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원자재지수와 연동된 펀드에 투자할 때 중요한 것은 투자 시점이다. 원자재 가격이 최종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이 매끄러운 상승 곡선을 그린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최종적으로 가격이 올라갔다고 하더라도 그 중간 과정에서 가격 하락과 등락을 반복하면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원자재지수가 하루는 2% 오르고 그 다음날엔 2% 떨어졌다면, 이는 투자자에게 제로가 아니라 마이너스다. 매일매일 펀드 운용 수수료가 쌓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자재지수의 하락 폭보다 상승 폭이 커야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수익이 쌓일 수 있는 구조라는 얘기다.

최근에는 ETF나 DLS를 통한 투자도 활성화되는 추세다. ETF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어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일반 주식처럼 쉽게 거래할 수 있다. 주식처럼 아무 때나 쉽게 팔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펀드다. 이 때문에 금·원유와 같은 원자재부터 채권·해외주식 등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

투자 전략도 다채롭게 구사할 수 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가 오를 때 ETF 가격은 그 2배로 오르고 기초지수가 내릴 때도 2배로 내리는 ETF다. 말 그대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다.

‘인버스 ETF’도 있다. 일명 ‘청개구리 ETF’로 불린다. 기초지수가 오르면 ETF 가격이 내려가고 반대로 기초지수가 내리면 ETF 가격이 올라간다. 예를 들어 원유에 투자했을 때 향후 WTI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인버스 ETF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DLS는 좀 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권할 만하다. DLS는 원자재·금리·환율 등의 파생 상품이다. 원자재지수가 약정 기간 동안 약속된 가격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투자자들에게 약속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쉽게 말해 가입 시점에 기준 지수를 확정하고 만기 또는 특정 시점에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예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원금 보존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것이 많다.

다만 DLS는 ‘조건부’ 원금 보장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지수가 약속된 기간 동안 약속된 범위 안에 있으면 채권 투자보다 월등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만약 약속된 범위를 벗어난다면 원금 손실의 위험 또한 커진다. 이 때문에 DLS는 보수적이면서도 현재의 저금리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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