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용돈 10만~30만원, “은퇴 후엔 소도시 단독주택 거주가 꿈”

[40대 리포트-라이프스타일] 40대가 변했다…술 대신 취미 생활
불혹. 40세를 달리 일컫는 말로, ‘미혹됨이 없다’는 뜻이다. 공자는 “마흔이면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해 옳고 그름을 구별할 수 있고 감정 또한 적절하게 절제할 수 있는 나이”라고 했다.

마음이 흐려지도록 좀처럼 무엇에 홀리지 않는다는 40대. 그들의 일상과 취미, 관심 분야는 무엇일까.

전체 조사 인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의 성비는 남녀 각 500명씩이다. 연령별로는 40~44세가 573명, 45~49세가 427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가 600명으로 과반이었다.

◆10명 중 3명 “1주일간 술 한 모금도…”

40세면 술의 맛을 알고 풍류를 즐길 줄도 아는 나이다. 하지만 요즘 40대는 예전과 달리 무리하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1주일간 술자리 횟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6.4%가 ‘1회’라고 답했다. ‘없다’는 응답도 31.8%나 됐다.

여성 중에는 ‘없다’는 응답이 43.2%로 가장 많았고 ‘1회’라는 답변이 34.4%로 뒤를 이었다. 반면 남성은 ‘1회(38.4%)’, ‘2회(23.4%)’, ‘없다(20.4%)’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에서 ‘없다(40.7%)’는 응답이 많았다. 이에 비해 서울과 대전·충청에서는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28.2%, 28.9%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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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는 먹는 데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신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출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37.8%가 ‘식대’를 꼽았다. ‘쇼핑(옷 구입 등)’이라는 응답은 17.5%, ‘술값’을 꼽은 응답자는 17.3%였다.

이어 ‘교통비(9.5%)’, ‘취미 활동(8.5%)’, ‘담뱃값(6.6%)’ 등의 순이었다. 남성은 ‘식대(29.6%)’ 못지않게 ‘술값(28.4%)’에 많은 돈을 들였다. 여성은 주로 ‘식대(46%)’에 이어 ‘쇼핑(28.8%)’에 많은 비용을 할애했다.

‘한 달 용돈’으로는 ‘10만~30만원’이라는 응답이 36.1%로 가장 많았다. ‘30만~50만원을 쓴다’는 사람은 26.7%였다. ‘10만원 미만(19.4%)’, ‘50만~70만원(11.2%)’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 달 용돈이 10만원 미만인 40대는 남성(13%)보다 여성(25.8%)이 많았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에 사는 40대의 33.3%가 한 달에 10만원 미만의 용돈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의 취미는 매우 다양했다. 등산, 영화 관람, 독서 등을 주로 선호했다. 낚시나 수영, 스포츠 관람, 사진, 당구, 탁구, 볼링, 테니스, 바둑 등 과거 단골 취미의 인기는 다소 시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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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활동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6.9%가 ‘등산’을 꼽았다. 이어 ‘영화 관람(14.9%)’, ‘독서(14.1%)’, ‘스피닝·헬스·요가(12.1%)’, ‘없음(10.7%)’, ‘여행(6%)’, ‘골프(5.2%)’ 등의 순이었다.

‘등산’의 선호도는 남성(18.6%)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여성은 ‘독서(17.4%)’나 ‘영화 관람(16.8%)’ 등을 더 좋아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대전·충청 지역에 사는 40대는 ‘영화 관람’을 택한 응답자가 각각 17%, 17.1%로 가장 많았다. 부산·울산·경남의 40대는 ‘등산(25%)’에 대한 선호도가 월등히 높았다.

대구·경북과 강원·제주에서는 ‘없다’는 응답이 각각 16.3%, 20.8%에 달했다. 광주·전북·전남(18.3%)의 40대는 ‘독서’를 가장 좋아했다.

◆정치·연예보단 경제·사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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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40대는 경제·사회 뉴스에 관심이 많았고 연예·정치 소식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관심 있게 보는 뉴스’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0.8%가 ‘경제’를 꼽았다. ‘사회 뉴스를 관심 있게 본다’는 응답이 24.8%로 뒤를 이었다. 이어 ‘스포츠(12.3%)’, ‘연예(11.2%)’, ‘정치(9.7%)’ 등의 순이었다.

남성은 ‘경제(42.6%)’와 ‘스포츠(19.6%)’ 뉴스에 관심이 많은 반면 여성은 ‘경제(39%)’와 ‘사회(31.8%)’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뉴스를 접하는 방법은 ‘포털 사이트’가 66.2%로 압도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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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살고 싶은 지역’으로는 ‘소도시’를 꼽은 40대가 38.7%로 가장 많았다. ‘도심에 살고 싶다’는 응답은 33.2%였고 27.9%는 ‘귀농·귀촌’을 꿈꿨다.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응답은 0.2%에 불과했다.

남성 중에는 ‘소도시(40.8%)’를 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은 반면 여성은 ‘도심(40.8%)’을 가장 선호했다.

‘향후 살고 싶은 주거 형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2.7%가 ‘단독주택’을 꼽았다. ‘아파트’를 원한 사람은 40.3%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는 ‘아파트(46.1%)’를 가장 선호했고 나머지 지역의 40대는 모두 ‘단독주택’을 좋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은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59.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여성은 ‘아파트’를 택한 비율이 46.4%로 가장 높았다.

남성은 은퇴 후 소도시 단독주택에서의 다소 여유로운 삶을 원하는 반면 여성은 백화점 등 쇼핑 환경이 좋은 도심의 아파트에서 편리하게 살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비즈니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