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목표 ‘부장’ 31.3%…미래 위해 창업·이직 준비 중 65.1%

[40대 리포트-직장 생활] "파리 목숨 임원보다 만년 부장이 낫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빠 혹은 엄마인 대한민국 40대의 직장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전체 조사 인원 1000명 중 직장인 65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의 성비는 남성이 376명으로 여성(283명)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40~44세가 387명, 45~49세가 272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가 392명으로 과반이었다.

◆현재 직급, 과장 27.6% 차장 20%

최근 일부 직장인 사이에서 ‘임원보다 만년 부장이 차라리 낫다’는 이른바 ‘웃픈(웃기면서도 슬프다는 뜻의 신조어)’ 이야기가 떠돈다.

임원으로 승진해 언제 잘릴지 모르는 파리 목숨으로 사느니 정년까지 버티는 게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40대 직장인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장에서 목표로 하는 직급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임원’이라는 응답이 39.9%로 가장 많았지만 ‘부장’이라고 답한 사람도 31.3%나 됐다. 사장의 야망을 가진 사람은 13.4%에 그쳤다.

남성의 43.9%는 ‘임원’, 28.7%는 ‘부장’이 최종 목표였다. 여성은 ‘임원’과 ‘부장’을 목표로 하는 비율이 각각 34.6%로 같았다.

‘현 직급’을 묻는 질문에는 ‘과장급’이라는 응답이 27.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차장급’, ‘사원급’이라는 응답이 각각 20%였고 ‘부장급(15.3%)’, ‘대리급(12%)’이 뒤를 이었다. 40대 임원은 5%에 불과했다.

남성은 ‘부장(21%)’, ‘차장(27.1%)’, ‘과장(25.3%)’에 고르게 분포했다. 반면 여자는 ‘과장(30.7%)’, ‘사원(30.4%)’이 과반을 차지해 상대적으로 진급이 늦었다.

◆상사 눈치보다 경기 침체가 더 무섭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불안한 요인은 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2%가 ‘경기 침체’를 꼽았다.
불황에 따른 기업 도산 등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윗사람의 눈치(21.5%)’, ‘동료와의 관계(15.6%)’, ‘업무 성과 미달(11.7%)’ 등의 순이었다. ‘후배들의 성장이 두렵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남성은 ‘경기 침체(43.9%)’와 ‘윗사람의 눈치(22.3%)’ 등을, 여성은 ‘동료와의 관계(19.1%)’나 ‘업무 성과(12%)’ 등을 상대적으로 더 신경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리포트-직장 생활] "파리 목숨 임원보다 만년 부장이 낫다"
◆7시 이전 퇴근한다 45.7%
서울에서 열린 귀농 박람회에서 상담 중인 시민들. /연합뉴스
서울에서 열린 귀농 박람회에서 상담 중인 시민들. /연합뉴스
‘평균 퇴근 시간’에 대해서는 ‘오후 7시 이전’이라는 응답이 과반이었다. 7시 이전이라고 답한 비율이 45.7%로 가장 많았고 6시 이전이라고 답한 사람도 14.6%나 됐다. 남성보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일찍 퇴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 직업의 개념이 일반화됐다고들 한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러한 세태가 그대로 반영됐다.

대부분의 40대 직장인은 이직이나 창업 등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과반이 창업하더라도 현재 직업과 관련된 분야를 희망하는 등 무모한 도전은 기피했다.

‘준비 중인 새로운 도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2.8%가 ‘창업’을, 32.3%는 ‘이직’을 꼽았다. ‘귀농·귀촌을 꿈꾼다’는 응답이 18.2%, ‘스타트업(신생 벤처)에 도전하겠다’는 응답자는 11.1%였다.

남성은 ‘창업(33%)’을 상대적으로 선호했고 여성은 ‘이직하겠다(33.2%)’는 응답자가 많았다. ‘귀농·귀촌’에 대한 남성의 비율(21.3%)이 높은 반면 여성 직장인의 선호도는 14.1%에 그쳤다.

‘이직 고려 시 가장 중요한 조건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33.8%가 ‘급여’를, 31.1%는 ‘정규직 보장 여부 등 안정성’이라고 답했다. ‘시간적 여유’와 ‘업무의 자율성 및 성취감’을 꼽은 비율은 각각 13.4%, 12.9%에 그쳤다.

40대는 다소 여유 있는 직장 생활보다 일을 조금 더 하더라도 정규직이 보장되고 보수도 더 받는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셈이다.

◆현재 직업과 연관된 창업 선호
서울의 한 커피원두 매장에서 세미나를 듣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 /한국경제신문
서울의 한 커피원두 매장에서 세미나를 듣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 /한국경제신문
40대 직장인은 특히 창업에 대해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생각하는 분야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216명 중 52.8%가 ‘현재 직업과 관련된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수적 성향은 여성(42.4%)보다 남성(60.5%)에게서 두드러졌다.

단골 창업 메뉴인 ‘커피 전문점’을 꼽은 응답자는 13.9%에 그쳤다.

하지만 여성 직장인에게는 여전히 커피 전문점이 인기 있는 사업 아이템이었다. 여성 응답자의 21.7%가 ‘커피 전문점 창업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북·전남(29.4%)에서 특히 선호했다.

‘식당’이나 ‘기타 프랜차이즈’ 창업을 준비 중이라는 응답자의 비율은 각각 11.1%였다. ‘편의점(5.6%)’과 ‘치킨집(2.3%)’의 인기는 시들했다.

한경비즈니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