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배달 전문 도시락집…평일엔 직장인, 주말엔 나들이객 공략}
[상권 20 - 여의도] 4000만원으로 시작해 월 매출 4800만원
[한경비즈니스=주재익 인턴기자] 서울의 대표 오피스 상권으로 꼽히는 여의도. 일반적인 오피스 상권이 평일에 바쁘고 주말에 한가하다면 여의도 상권의 주말 풍경은 조금 다르다. 평일에 여의도 ‘증권맨’들이 있다면 주말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을 중심으로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주말에도 바쁜 오피스 상권’인 셈이다. 여의도에서 도시락 업종이 특히 인기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시락은 식당에 가기 바쁜 직장인과 주말 나들이객들의 수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하루 두 가지 메뉴만 판매…재고비용 낮춰

‘밥짓는세남자’의 정모 사장은 2015년 10월 처음 도시락 가게를 열었다. 번화하기로 소문난 여의도 상권이지만 예상외로 창업비용은 4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우선 76㎡(23평) 규모의 현재 매장을 구할 때 보증금 1000만원, 월 임차료 90만원이 들었다.

권리금은 없었다. 모든 주문이 배달 서비스로 이뤄지기 때문에 굳이 권리금을 내면서까지 목 좋은 곳에 가게를 차릴 필요가 없었다. 증권가와 한강공원 사이 주거지역에 자리해 여의도 상권 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차료에 가게를 구할 수 있었다.

인테리어 비용 500만원, 배달용 오토바이(3대) 구입비용 600만원, 일회용품·인쇄물 등 창업 초기 비용으로 약 800만원이 들었다. 밥솥·식기세척기 등 주방 자재는 중고 제품을 구입해 1000만원 선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임차료를 포함해 밥짓는세남자의 창업에 들인 비용은 대략 3890만원이다.

가게 유지비용 또한 그리 높지는 않다. 매달 2110만원 정도 소요된다. 월 임차료 90만원과 공과금 250만원, 인건비 450만원이 든다. 정해진 시간 내 많은 주문량을 동시에 배달해야 하기 때문에 배달 아르바이트 인원만 총 3명이다. 재료비는 한 달에 1300만원으로 고정비용 중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여의도 상권은 전통적으로 외식 업종이 발달한 상권이다. 다른 오피스 상권이 그러하듯이 겨울에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여의도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도시락 업종은 여느 외식 업종과 다른 특징을 띤다.

밥짓는세남자의 정 사장은 “날씨가 좋지 않으면 밖에 나가기 꺼리는 손님이 많아 도시락 주문이 많아지고 반대로 날씨가 좋으면 나들이객 손님이 많아 주문량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밥짓는세남자는 다양한 고정 메뉴를 제시하기보다 매일 새로운 메뉴 2종만 선별해 판매한다. 이를 통해 메뉴 선정에 대한 고객의 부담을 더는 동시에 재고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일반 음식점은 10% 정도의 로스율(원재료를 이용한 메뉴를 만들어 판매하지 못하고 재료 자체가 남아 마이너스 상태가 되는 것)이 발생하는 데 비해 밥짓는세남자는 두 가지 메뉴만 선별해 판매함으로써 로스율을 1% 이내로 줄였다.

밥짓는세남자는 기본 메뉴인 ‘세남자정식’ 2종(8000원)과 여기에 반찬 5종이 추가된 ‘세남자특선’ 메뉴(12000원)를 판매한다. 하루 평균 240개의 주문이 들어오고 이 중 ‘세남자정식’의 비율이 70%에 달한다.

평균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 9200원을 영업일 22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밥짓는세남자의 최대 매출은 4857만원 정도다.

jjikis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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