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첫 FDA 혁신 치료제…내년 글로벌 허가 목표}
한미약품 “올리타, 국산 신약의 한계 극복”
(사진)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5월 20일 열린 간담회에서 ‘올리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내성표적 폐암 신약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정을 지난 6월 3일 국내에서 첫 시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폐암 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올리타를 ‘신속심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지난 5월 13일 국내 시판을 허가했다.

올무티닙은 기존 폐암 치료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한 혁신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베링거잉겔하임은 진행 중인 올무니팁의 글로벌 임상 2상을 근거로, 내년 글로벌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리타가 효능은 물론 마케팅 측면에서도 기존 국산 신약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암 환자에게 새 희망 될 것”

‘올리타’는 한미약품 창사 이후 처음 허가받은 신약이다.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행보를 감안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는 철저히 세계시장을 겨냥한 한미약품만의 R&D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더라도 제약 선진국에서의 임상 등 개발 과정을 다시 거쳐야만 글로벌 신약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한국을 넘나든 동시다발적 개발 전략을 추진한 것이다.

올리타는 국내용에 머물렀던 기존 국산 신약의 한계를 극복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베링거잉겔하임과 총 7억3000만 달러(약 8500억원) 규모의 올무티닙 기술 수출 계약(한국·중국·홍콩 제외)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생명과학 기업 자이랩과 중국 지역(홍콩·마카오 포함) 올무티닙 개발 및 상업화 권리에 관한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올무티닙은 이후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다. 국내 개발 항암제로는 최초 사례로, 올무티닙의 글로벌 신약 가능성을 대내외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됐다.

FDA는 중대한 질병의 치료를 기대할 수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을 혁신 치료제로 지정한다. 혁신 치료제의 효력이 기존 치료법보다 우월하다고 입증되면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시판을 허가한다.

베링거잉겔하임은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2상(한미약품 임상 시험명 : HM-EMSI-202, BI 임상 시험명 : ELUXA 1)을 근거로, 2017년 글로벌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베링거잉겔하임은 최근 “올무티닙의 임상 2상을 토대로 올해 안에 유럽의약국(EMA)과 미국 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무티닙의 중국 판권을 획득한 자이랩도 최근 중국 내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신약 개발의 핵심은 속도전”이라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좋은 파트너를 찾아 상업화 가능성을 빠르게 높여 가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올무티닙은 세계 최대 종양임상학회인 ‘2015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국내 개발 항암제 최초로 구연 발표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특히 2015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회의(ESMO Asia)에서 발표된 올무티닙 800mg 투여 임상 결과는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올무티닙 800mg을 1일 1회 투여한 결과 대상 환자의 62%가 객관적 약물 반응을 보였다. 환자의 91%는 질환 조절 효과가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전문의)은 “폐암은 여러 암 중 치료하기 어려운 암 중 하나”라며 “올리타는 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올리타, 국산 신약의 한계 극복”
◆“R&D 집중해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도약”
한미약품 “올리타, 국산 신약의 한계 극복”
국내 R&D 투자 1위 제약사인 한미약품은 글보벌 신약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사 최초로 R&D 투자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871억원을 R&D에 투자했다.

15년간 약 9000억원을 R&D에 투자한 한미약품은 지난해 총 8조원 규모의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오랜 노력의 결실을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복제약(제네릭)부터 개량신약·복합신약·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세계 유망 제약 기업 및 바이오 벤처와 활발한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신약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은 약효 지속, 투약 용량 최소화 콘셉트의 바이오 신약과 차세대 표적 항암제 중심의 항암신약, 치료 효율을 극대화한 복합신약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28건의 R&D 프로젝트를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향후 당뇨·비만·항암제·자가면역질환 등의 분야에서 특화된 R&D 노하우를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