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 성격을 바꾸고 싶다고요?
자신의 성격을 바꾸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우선 성격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성격은 나에게 주어지는 여러 자극들에 일정하게 반응하는 패턴을 말한다.
여기서 자극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주는 자극일 수도 있고 내 마음 안에서 흘러나오는 자극일 수도 있다.

성격의 한 특징이 되기 위해서는 그 반응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일정하게 지속되는 것이어야 한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성격은 잘 바뀌지 않는 것이란 이야기다. 예를 들어 내성적인 성향이 불편하다고 억지로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꾸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서기 좋아하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침묵을 지키는 무뚝뚝한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어도 그 성향 자체가 바뀌기는 어렵다. 그러다 보니 성격을 바꾼다고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마음도 지치고 자기 성격이 가지는 긍정적인 면마저 가리게 된다. 자존감마저 오히려 떨어져 버릴 수 있다. 변화 이전에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예뻐해주는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내 성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틀 안에서 조금씩 성격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에 드는 특징을 강화시키는 것이 효과적
상식적으로 좋은 성격을 갖기 위한 전략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자기 성격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바꾸어 버리는 전략이다.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자기 성격의 긍정적인 면을 더 강화하는 전략이다. 문제보단 장점을 파악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단점을 약화시키는 방법이라 볼 수 있다. 전자를 ‘결함 중심 접근’, 후자를 ‘강점 중심 접근’ 전략이라고 하는데, 자신이 어떤 방법을 삶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면 대체로 결함 중심 접근에 익숙함을 느끼게 된다. 문제 해결 위주로 교육을 받은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앞의 두 방법은 각기 장단점이 있지만 성격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경우엔 결함을 해결하는 것보단 강점을 강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즉 마음에 들지 않는 특징을 없애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특징을 강화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조직에서 현안을 해결함에 있어 주로 사용하는 전략이 결함 중심 접근이다. 지금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해서 찾아내고 그것을 교정하는 접근이다. 효과가 있다. 그런데 너무 문제 중심으로 접근하다 보면 뇌에 저항 심리가 생긴다. 예를 들어 한 병원에서 간호사 이직률이 높아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고자 했으나 이직률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접근을 해보았다. 조직의 강점을 찾아본 것이다. 불만이 아닌 만족감을 주는 강점을 탐구한 것이다. 그리고 그 강점을 더 강화했다. 그랬더니 의외로 이직률이 떨어졌다. 강점 중심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때론 비판보다 칭찬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다그치듯이 변화를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마음에 저항만 일으켜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매력적인 성격으로 바뀌고 싶다면 우선 변화의 노력을 하기 전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말이다. 긍정적인 부분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럴 수 없다. 반사회적 성격이 아닌 다음에야 모든 성격엔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 한 명 사귀지 못할 것 같은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이 사업에 크게 성공한 경우를 적지 않게 보게 된다. 대인관계를 잘 맺는 활달한 성격이 성공에 유리하다는 상식과는 잘 맞지 않는다. 말수가 적고 수줍을 타는 내성적인 모습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서 신뢰를 얻어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른 예로 까칠한 성격을 가진 사람 중에 의외로 진짜 친구가 많은 경우를 보게 된다. 남의 비위를 맞추기보다 자기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는 성격이다 보니 애매한 친구는 빨리 떨어져 나가 친구 수는 적어도 정말 마음까지 통하는 친구 수는 더 많을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남에게 잘 맞추는 성격을 가진 사람 중에 정말 친구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외로움을 호소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내 성격의 특징을 이해한 후 억지로 먼저 단점을 고치려 하지 말고 우선 내가 가진 장점을 강화시켜 나가다 보면 이차적으로 단점까지 좋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내성적인 사람이 억지로 활달한 모습을 연기하다 보면 쉽게 지치고 누가 나를 좋아해도 진짜 내 모습이 아니어서 마음이 공허하게 된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었는데 상대방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조금씩 사교적인 모습도 가질 수 있다. ‘생긴 대로 살자’란 말이 생각난다. 생긴 대로 잘 살아보자. 용기를 내어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었는데 상대방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조금씩 사교적인 모습도 가질 수 있다.

윤대현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