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김현기 기자] 20대 국회가 지난 5월 30일 출범했다. 대장정의 막이 오른 첫날 여야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사무처 의안과에 총 52건의 법안을 제출했다. 이 중 1호 법안은 보좌진이 개원 전날부터 밤을 새우며 의안과의 앞자리를 지킨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지했다.
초선인 박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파주특구법)’은 개성공단에 상응하는 파주공단을 조성해 미래 지향적인 남북 경제협력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사진) 20대 국회가 개원한 지난 5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안과에서 박정(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이 20대 국회 1호 법안과 2호 법안을 각각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파주공단 미래 지향 남북 경제협력 모델
해당 법안은 경기도 파주에 파주특구·파주공단·파주남북경협지구를 의미하는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을 설치하고 국내 기업들의 물류 공급 편의성 확대 등 안정적인 기업 활동을 도모하는 한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역외가공지역(OPZ)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파주특구법은 파주를 ‘통일경제특별시’로 지정, 국무총리 소속으로 ‘통일경제 파주특별자치시 지원위원회’를 설립하도록 했다. 통일부 장관은 해당 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 및 개발 사업 시행자를 직접 지정할 수 있고 파주특별구역 기본 계획에 따른 개발 사업을 실시하도록 정했다.
파주특별구역에 입주하거나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세제 혜택은 물론 자금 지원과 기반 시설에 대한 우선 지원, 다른 법률의 적용 배제 등의 특례도 마련했다.
박 의원은 파주특구법 제안 이유에 대해 “개성공단 사례를 교훈 삼아 공단 운영의 정치 수단화, 남북 경색에 따른 감정적 폐쇄, 우리 측 기업 시설의 회수 불가능성과 사업 불안정성 등의 문제점들을 본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면서 “개성공업지구와 파주평화경제특구가 상호 보완성을 살리면서 남북 간의 정치적 대립이나 관계 경색 등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중립적 경제협력지대’로 병행 발전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파주공단이 들어설 자리로는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거곡리에 자리한 장단반도가 유력시되고 있다. 장단반도는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에 자리해 있으며 현재 1652만5000㎡(500만 평)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를 지니고 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장단반도·적성면·법원읍·문산 등 다양한 지역을 검토 중이고 최종 입지는 입지 적합성 조사를 해보고 나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잠정적으로는 장단반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것도 없는 민통선 지역이어서 신속하게 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재발의된 빅데이터진흥법
2호 법안으로는 재선에 성공한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9대 국회 때 발의했지만 민생 법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빅데이터의 이용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빅데이터진흥법)’이 차지했다.
배 의원이 5월 30일 대표 발의한 빅데이터진흥법은 신성장 산업으로 불리는 빅 데이터 산업의 진흥 및 활성화를 위해 개인 정보의 침해를 방지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빅 데이터 산업은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등과 함께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성장을 이끌 한 축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된 규제로 많은 기업들이 빅 데이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법안은 소유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특수 가공·처리한 비식별화 개인 정보에 한해 공공 기관과 민간 기업이 이용자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게끔 규정했다. 이를 다루는 과정에서 생성된 개인 정보를 지체 없이 파기하거나 다시 비식별화하지 않으면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빅 데이터는 ICT 산업의 대표 분야로, 정부에서도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며 “빅 데이터 정보를 분석할 때 전문적인 가공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부서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상임위 첫 1호 법안”이라며 “창조경제를 화두로 삼고 있는 현 정부의 기본 인프라로 빅 데이터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힘을 실어주려고 재발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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